삶의 향상은 진상규명에서 출발한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답하면 된다.
세월호는 4월 15일 오후 7시에 출발 예정이었으나, 2시간이 지나서 인천항을 출발하였다. 안갯속에 무리하게 출항했지만, 수학 여행에 들뜬 단원고 아이들은 불꽃놀이를 즐기며 배를 탔다.
“‘쿵’ 소리와 함께 배가 기울면서 넘어지는 바람에 이리 구르고 저리 굴렀어요.” 라고 구조된 학생들이 증언했다. 속절없이 배가 침몰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52분 최덕하(17)군은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 가장 먼저 119에 침몰 상황을 알렸다. 첫 신고였다. 해양수산부와 해경의 해상교통관제센터는 세월호에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모를 때였다. 소방본부는 목포해경에 상황을 알렸다.
8시 58분목포 해양경찰청 상황실, 사고 정식 접수, 9시 10분 해양경찰청, 구조본부 가동, 9시 40분 해양수산부, 중앙사고수습본부 구성 및 가동, 9시 4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본부장 안전행정부 장관), 10시 9분 안행부 장관, 소방방재청장 현장 출동, 11시 10분 해수부 장관 현장 출동했다고 전해 졌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오전 내내 기록과 보도가 만발했지만 결과는 거의 없었다.
목숨을 건 구조 작업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세월호는 구조 되지 못한 학생들과 함께 바닷물 속으로 잠겨 버렸다.
사고 현장을 방문한 공무원과 기자는 “500여 명 구조인력이 투입되어 활발하게 구조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사고 현장에서 “아이들에게서 카톡이 왔다”고 “살아 있다”고 절규하던 유가족들은 끝내 구조 모습을 보지 못했다. 커다란 국가의 배가, 침몰하는 세월호 주변에 있었지만, 유가족의 호통과 절규에 답을 하지 않았다.
사고 원인은 오늘까지도 투명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세월호는 오전 7시8분께 전남 신안군 도초도와 흑산도 사이의 진도 관제센터 관할구역에 들어섰다고 했다. 세월호 승무원 전아무개씨는 “당직 교대를 위해 기관일지를 쓰던 오전 7시45분께 ‘쿵’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진도군청 상황실이 전라남도 상황실에 보낸 ‘세월호 여객선 침몰 상황보고’에는 사고 발생 시간이 오전 8시25분으로 적혀 있다.
그러나, 8시55분 세월호 사고가 알려지기 훨씬 전부터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는 정황이 있다. 새벽 1시경, 배가 기울었다는 증언이 있었다. 아침 7시께 세월호가 정지해 있는 것을 목격하였다는 증언이 있었다. 사고 해역 인근인 관매도에 살고 구조에도 나선 한 어민은 “바다로 미역을 따러 나가는 시간이 아침 6시30분이니 내가 바다에서 그 배를 본 것이 아마 7시에서 7시30분쯤이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침 8시 25분 세월호 침몰이 시작되었다는 증언도 있다.
최순실 ‘부정축재’ ‘국기문란’ 사건으로 대통령의 7시간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당일 오전 10시30분부터 낮 12시50분까지2시간20분 동안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비서실로부터 ‘보고’는 받았지만 ‘지시’는 한 차례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다. 세월호가 침몰하던 때다. 전화 지시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통령의 당시 행적에 대한 의문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사건 당일 오후 5시 10분,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들을 발견하거나 구조하기가 힘이 듭니까?” 오후 6시30분쯤 파도가 잠잠해지면 본격적으로 구조작업을 한다”고 보고하자 “지금은 물살이 세서 그렇군요.” 참사 발생 8시간이 훌쩍 넘은 시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박 대통령이 한 말이다.
대통령의 근무와 퇴근보다, 사고 발생 당일, 새벽 7시 배가 가라 앉기 전 사전 대처와 오후 7시 이후 사태 수습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우리 모두는 대통령 7시간 논쟁에 빠져 버렸다. 이해할 수 없다. 참담하다.
대통령의 7시간은 목숨을 걸며 논쟁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저, 대통령이 소상히 밝히고 국민이 답을 하면 된다. 사고 당일 이른 아침, 우리는 침몰하는 배에서 어린 꽃다운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으면 족하다. 하지만, 대통령도 국가도 우리도 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낮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의 세월호 침몰 현장을 방문,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군과 해경 등의 구조 활동을 독려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준우 정무•이정현 홍보수석이 동행했다. 구조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국가가 아닌 사기업이 등장했을 뿐이다.
청와대에서 안보 분야 컨트롤타워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가 열리고 있었지만, 사고 소식이 알려지지 않아 관련 대책을 논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회의에는 NSC 사무처장, 외교•국방•통일 등 관계부처 차관과 국정원 1차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조사 특위 야당 간사인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정원은 오전 9시20분 간부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세월호 사고를 전달했으나 회의에 참석 중이던 1차장이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국방부, 청와대, 국정원 중요 책임자가 같이 회의를 하고 있었음에도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아 사고 상황이 공유되지 않고 아무런 논의나 대책 마련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여당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도 “세월호와는 관계가 없는 통상적인 회의였다”고 설명했다. 회의가 열리던 오전 8시58분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던 때였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들에게 강도 높은 질책을 했다. 공무원 사회를 겨냥해 “폐쇄적인 채용구조 속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부처 이기주의가 만연하며, 전문성이 부족한 일반 관료만 양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관들을 향해서는 “최선을 다한 뒤에 그 직에서 물러날 경우에도 후회 없는 국무위원들이 되길 바란다”며 개각을 기정사실화했다. “내각 전체가 모든 것을 원점에서 ‘국가 개조’를 한다는 자세로 근본적이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 주시길 바란다. 현재 만들고 있는 국민안전 마스터플랜도 국가 개조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강경한 어조로 세월호 선장의 ‘탈출’ 행위에 대해 ‘살인과도 같은 행위’라고 비난했다. 대통령은 관련 책임자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대통령은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도 불러일으켰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온 국민이 발을 동동 구르던 4월16일 아침 세월호 참사 직후 이른바 ‘골든 타임’ 동안 청와대가 멈춰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님, ‘대통령께 세월호 참사가 있던 날 서면 보고로 10시에 했다’라는 답변이 있었지요? 이때 대통령께서는 어디에 계셨습니까?”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그것은 제가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국가안보실에서 1보를 보고를 드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다시, 박 원내대표가 “그럼 대통령께서 집무실에 계셨습니까?” 라고 묻자, 김 실장이 “그 위치에 대해서는 제가 알지 못합니다. 비서실장이 일일이 일거수일투족을 다 아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세월호 침몰로 업계의 부조리와 안일, 공직자의 형식주의와 관료주의, 정치인의 위선도 낱낱이 드러났다. 그러나, 속 시원한 조치는 오늘까지도 없었다.
진실 규명은 아주 쉽다. 국가도 언론도 그 누구라도 사실을 답하고 인간의 생명과 삶을 구하면 된다. 국가도 언론도 그 누구라도 진실을 알고 있다면 만 천하에 밝히고 용서를 구하며 해결을 위해 헌신 하면 된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사고 초기 현장에 급파된 헬기와 경비정은 기울어진 선체를 잡고 버티던 승객과 구명복을 입고 바다에 떠 있는 승객 등 100여명을 구조했다. 구조 작전은 대부분은 이날 9시40분부터 10시30분까지 선박 주변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해경은 승객 250여명이 남아 있던 선체에는 진입을 하지 않았다. ‘선체로 진입해 승객을 안정시키고 바깥으로 유도하라”는 지시가 있었으나 안전 문제로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대통령도 국가도 우리 모두가 눈앞에서 물속으로 사라지는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다. 차디찬 바닷물 속으로 기울어가는 세월호에 아이들이 250여명이나 남아 있었는데도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봤다. 온 국민이 텔레비전 화면을 보며 발을 동동 구르는 동안 꽃다운 생명들을 구할 수 있었던 93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말았다.
해경의 상황 일지를 보면, 세월호는 지난 16일 오전 8시58분 조난신호를 보낸 뒤 선체가 전복되기까지 93분 동안 바다 위에 떠 있었다. 세월호는 9시50분 선체가 좌현 쪽으로 60도 기울어졌고, 이어 10시31분 완전히 뒤집히고 말았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해경과 해군이 대대적인 선체수색 작전을 벌였지만 생존자를 추가로 확인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실종자 가족들은 선체 수색에 진전이 없자 사고 초기 해경의 안이한 판단과 무력한 대응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은 “해경의 초기 구조가 너무 소극적이고 수동적이었다”며 “선체 내부를 여태껏 수색 한번 못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이 우릴 배신했어요.”라고 외쳤다. ”세월호가 침몰하던 날 ‘국가’도 침몰했다.”라고 했다.
세월호 사건은 사실 오래 전부터 예견되었던 일이었다. 총체적 복합적 원인이 작용하여 2014년 4월 16일 바로 그날 새벽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
세월호 사고 당시 조타실을 지휘한 3등항해사 박모(26•여•구속)씨가 “선장과 기관장이 사고 전부터 ‘배의 복원력에 문제가 있으니 타를 쓸 때 조금씩 쓰라’고 말해왔다”고 보도됐다. 국토해양부는 일본에서 세월호를 들여올 때는 객실이 3•4층이었는데 개조 이후 3•4•5층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합동수사본부는 승객과 화물을 더 싣기 위해 무리하게 증축을 하면서 일부 층의 출입통로를 없애고 우현의 50t짜리 램프를 제거하는 등의 개조가 있었다고 밝혔다. 해양경찰청과 인천항만청 등이 세월호 침몰 50일 전 실시한 특별 안전점검에서 선내 침수방지 장치 작동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발견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은 “안전점검 결과 점검단이 수밀문 작동 불량(저압경보 발생), 객실내 방화문 상태 불량(3개소), 비상조명등(선교) 작동 불량, 화재경보기 작동법 숙지 상태 불량, 비상발전기 연료유 탱크 레벨게이지 상태 불량 등 5가지 불량 항목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진짜 살인자는 선장이 아니라 신자유주의다.”라고 한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은 선박 사용 연한을 늘리도록 한 이명박 정부다.”라고 한다. 2009년까지는 여객선이 건조된 뒤 25년까지만 운항이 가능했으나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웠던 이명박 대통령이 30년까지로 연장했다. 2010년 국토해양부는 ‘대형 해양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체계 운영개선연구’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는데, 모든 문제를 잘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이 보고서의 내용은 전혀 실행되지 않았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비리로 제도가 작동하지 않아서 사고가 일어난다.”라고 한다. “우리가 겪고 있는 사고들은 비리의 만연이라는 비정상적 상태의 산물이다. 비리 세력이 권력을 전횡하는 곳에서 비리의 척결은 불가능할 뿐이다. 비리는 사회를 내부에서 갉아먹고 무너뜨린다. 비리가 만연한 곳에서는 누구도 안전하게 살 수 없다.”라고 한다.
대한민국 해군 최초로 우리 기술로 건조되는 수상함 구조함(ATS)으로, 고장으로 기동이 불가능하거나 좌초된 함정 구조, 침몰 함정•항공기 탐색 및 인양, 예인, 해상 화재 진압, 기름유출 등 해상오염 방제 등 다양한 구조임무를 수행하는 함정이 통영함이다. 통영함은 애초 2013년 후반에 해군에 인도돼 취역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해군에 인도되지 않았다. 해군이 인도를 거부했다.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음파탐지기(소나)와 수중무인탐사기다.
언론도 문제다. 세월호 침몰 초기에 YTN은 승객을 모두 구조했다는 엄청난 오보를 방송했다. 잘못된 언론은 사람을 죽이고 나라를 망칠 수 있다. 불량 언론은 인간의 삶을 훼손하는 무서운 흉기다.
세월호는 안갯속에서 무리하게 출항했다. 까닭이 뭘까. 업계 추론은 비용이다. 여객운임은 3000만원 미만이었다. 단원고는 단체여서 1인당 5만2800원씩 총 1780만원을 지불했다. 그 밖의 승객 100여명의 운임은 합쳐도 1000만원이 안 된다. 세월호의 3등석 요금은 7만1000원이다. 알짜는 화물이다. 뱃삯은 승용차가 14만~24만원, 화물차 1t 30만원, 4.5t 60만원 등이다. 세월호에는 승용차 124대, 1t 22대, 2.5t 이상 35대, 트레일러 3대, 그리고 컨테이너 등 화물 1157t이 실렸다. 어림잡아 7000만원을 웃돈다. 결국 1억원이 참사를 부른 셈이었다.
애초부터 안전은 고려 사안이 아니었다. 화물 결박 작업은 가장 싼 업체에 맡겼다. 안전교육비는 한 해 54만원이 전부였다. 선장, 기관사 등 선박직 대부분은 계약직으로 충당했다. 세월호 선장 역시 월급 270만원의 계약직이다. 이런 선장에게 위기 때 역할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다. 뒤에 관료들의 보살핌이 존재한다. 출항 전 안전점검을 하는 해운조합은 선사들의 이익집단이다. 주요직은 해수부 관료 출신들이 꿰찼다. 이들은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 공생해왔다. 며칠 전 올해 말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탐욕과 천박한 자본주의만 가득한 선진사회가 대한민국이다.
이제 우리는 지난 300년 역사를 청산해야 한다. 미국이 누렸던 100년 패권이 붕괴되고 있다. 삶은 진실 위에 있어야 한다. 삶은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 더 이상 덮어서는 사람이 살 수 없다. 대통령 7시간도 규명되어야 하지만, 민족 정기를 바로 세워야 한다. 문화 민족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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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7시간보다 7시가 더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