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는 지난 2년 간 정부혁신, 지방분권, 균형발전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다. 정책의 비전은 21세기 혁신국가 건설’이었다.
국정과제위원회 12개가 가동되고,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년 동안 58차례나 국정과제 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위원회 활동을 독려한 까닭도 전부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었다.
2년 전 참여정부가 출범할 당시 여건은 좋지 않았다. 수도권 과밀과 지방의 침체라는 양극화로 국가경쟁력은 떨어지고 있었다. 국가자원의 중앙 집중과 집권(集權)은 효율적인 국가운영을 가로막았으며, 왜곡된 지역주의를 낳고 미약한 지역의 자생력마저 갉아먹었다. 과거 정부의 권위주의 행정은 부처의 자율적 책임성과 창조력을 저해했고, 대국민 행정서비스를 향상하며 효율행정, 봉사행정, 투명행정을 시행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정부혁신, 지방분권, 균형발전으로 제2의 국가도약과 선진사회로 발돋움하려는 정책의지의 발목을 잡기에 충분했다. 그렇지만 지난 2년 간 ‘21세기 혁신국가 건설’의 비전을 제시하고 로드맵을 작성하며 실천과제 해결에 모든 역량을 투입한 결과, 상황은 반전됐다. 분권형 국가, 자립형 지방화, 다극(多極) 분산사회,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발전, 행정개혁, 인사개혁, 전자정부 구현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기틀과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지방분권특별법, 주민투표법을 제정했고,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를 신설했다. 아울러 자치경찰제 도입방안을 확정지었고, 227개 중앙행정기관 사무의 지방이양을 결정했다. 또 모든 지역의 잠재력을 극대화해 지속적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 혁신체계를 꾸려나갔다. 지방으로 권한을 이양하고 자원을 분산하는 국가적 과제를 관련법에 따라 일관되게 추진한 것은 참여정부의 균형발전·지방분권 정책을 역대정부의 그것과 확실히 구분 짓는 대목이다.
정부부처 예산편성 때 총액의 범위 안에서 스스로 편성하는 예산총액배분 자율편성제도를 도입했다. 국가과학기술혁신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과학기술부의 국가 연구개발(R&D)사업 조정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했다. 업무혁신에 대한 공직사회의 참여와 공감대를 넓혔고, 많은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축적했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의 제정은 자립형 지방화를 실현하고 지역혁신체계를 구축하는 제도적 여건을 갖추는 밑바탕이 됐다. 특별회계는 이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했다. 그래서 △지역혁신협의회 가동 △지방대학 역량강화(NURI) △대덕 R&D특구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 △70개 기초지자체에 대한 신(新)활력지역 개발방안 수립 △기존 국가공단의 혁신클러스터 전환 △혁신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을 추진할 물꼬를 터줬다. 또 신행정수도 건설과 신(新)수도권 발전전략을 통합정책으로 추진할 수 있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가능케 했다.
참여정부의 균형발전·지방분권 정책은 역대 정부 중에서 가장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으며 정책 내용도 광범위하다. 그만큼 참여정부의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분권, 상생·균형발전, 지역혁신역량, 거버넌스(協治)라는 말이 국민들의 귀에 익숙해질 만큼 됐다.
행정·인사개혁 분야에서도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 각 부처 장관의 인사권한을 확대해, 5급 이상 공무원에 대한 대통령의 인사권 가운데 4급 이하의 임용권을 소속장관에게 위임했다. 실·국장과 소속기관장에게는 4급 이하 소속직원에 대한 실질적인 전보권을 부여했다. 또 장관이 행사하던 주무부처, 소속청, 또 소속청 상호 간 국장급 이상 전보인사를 각 청장이 행사하도록 했다. 아울러 개방형 직위를 비롯한 공직개방 폭이 확대됐으며, 2006년 고위공무원단제도 도입을 목표로 부처 간 인사교류를 활성화하는 중이다.
지방분권의 강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주민소송제, 주민소환제 도입을 추진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조직권을 강화하며 △교육자치제도에 대한 제도개선 방안도 연구 중이다. 모두 2006, 2007년 시행을 목표로 제도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남은 과제도 많다. 우선 균형발전-지방분권-정부혁신 정책이 제도적으로 상호 보완성을 갖도록 통합적이며 체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또 ‘정부혁신관리 매뉴얼’을 발간할 정도로 확산되고 있는 중앙정부의 혁신 성과를 지방자치단체까지 확대시켜야 하고, 지방이양일괄법 제정이 지연된 데 따른 후속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지방의 재정분권을 뒷받침할 실질적인 재정확충 방안이 시급하다.
이밖에 헌법재판소의 위헌판정에 따라 수정이 불가피해진 신행정수도 건설사업에 대한 국회와 국민적 합의를 다시 얻어야 하고,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원칙을 지키는 선에서 수도권 규제합리화와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을 잘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수도권 지역의 자치단체장, 의회, 일부 언론, 이전 대상 공공기관 노조의 반대를 설득하는 조정능력이 요구된다.
광역행정구역 단위로 구성된 지역혁신협의회를 더욱 활성화해 지역혁신 주체로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선 경제권·문화권 단위로 재편하거나 초광역협의회로 재구축하는 방안을 연구·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여정부의 정부혁신, 지방분권, 균형발전 정책은 지난 2003년 마련한 로드맵에 따라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이다.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속도를 더할 것이다. 1년 전에 쌓아올린 성과가 이듬해엔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참여정부 2년 정부혁신·지방분권·균형발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