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노인대표 초청 신년오찬에 참석해 “경제의 최종 목표는 국민 복지로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우리 어르신들의 복지”라며 따라서 “경제를 잘 해야 하는 이유는 국민 복지를 위해서며 경제를 잘 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우리사회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도 노인들의 복지는 국가가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하고 “국가와 사회가 노후에 대해서 확실한 보장을 가지고 있을 때라야 미래를 믿고 남을 생각할 줄 아는 여유를 가지게 되며, 나와 남을 함께 생각하는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국민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어 “우리 한국만큼 이렇게 빠른 속도로 민주주의를 성취한 나라도 없다. 경제도 물론 그렇다”고 말하고 “세계 제일의 업적을 이룬 어르신들인 만큼 최선을 다해 대접받도록 하고 우리사회가 그렇게 해나가도록 제도와 인식들을 함께 다듬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대체로 노인을 65세로 생각하고 있는데, 저도 이제 한 5년 지나면 말석에 가서 앉게 된다”며 “바로 제 문제라고 생각하고 대통령 하고 있는 동안에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챙겨놓고 저도 나중에 그 배를 타려 한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노 대통령은 이날 노인복지와 관련된 제도나 예산지원 등 건의사항에 답하면서 “노인문제보다 실제로 여러분들은 한국경제에 대한 걱정이 더 많을 것”이라며 “경제가 어렵지만 너무 걱정 마시고 믿고 맡겨 달라. 경제는 반드시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우리 몸처럼 경제도 자연치유능력이 있어서 건강한 경제시스템을 훼손하는 처방은 하지 않겠다”고 전제하고 “이번에 경제가 회복되면 왕성하게 그리고 내실 있게 회복되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참석자들과의 대화 마무리 말을 통해서도 “임기 중에 일을 잘못해서 다음 정부에 짐을 떠넘기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5년 동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후 수십년이 좌우되는 만큼 절대 무리하지 않고 실수하지 않고 잘 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대한노인회 중앙회, 시도연합회, 시군구 지회장, 노인복지단체 대표 등 180여명의 참석자가 자리를 함께 했으며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은 노인들의 일자리와 건강, 고령화사회 대비를 골자로 한 ‘노인복지정책 성과와 2005년 계획’을 보고했다.
■ 노 대통령 인사말
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오늘 안필준 회장님께서 원체 정중히 인사하시고 말씀을 그렇게 해주셔서 제가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그래서 저도 어르신 여러분께 우리 안필준 회장님께 받은 인사를 정중히 한번 다시 돌려드리겠다. (노 대통령 서서 90도로 인사. 참석자 일동 박수).
잘 모시겠다. 지난 2년 동안 우리 노인 여러분들을 잘 모시려고 제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했다. 과거 어느 때보다 대통령이 노인정책에 관해 자주 관심을 갖고 직접 토론에 참여하고 회의도 주재하고 이렇게 해왔다고 생각한다. 또 이런저런 정책도 많이 내놓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시 한번 또 짚어보니 내가 노인이라고 생각하면 많이 부족하다, 그렇게 생각될 수밖에 없을 만큼 아직 미흡하다. 여러 가지 조건과 환경이 다 잘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어서 많은 제약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떻든 최선을 다해 왔고 또 지금까지 한 것이 좀 부족하면 남은 기간 동안에 최선을 다하겠다.(박수)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잘 모시겠다.
경제가 잘 돼야 된다. 경제를 잘 하기 위해서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러나 왜 경제를 잘 해야 하나? 경제를 잘 해야 하는 이유는 국민복지를 위해서다. 경제의 최종적 목표는 국민복지다. 국민복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우리 어르신들의 복지다. 많은 노력을 하고 이제 노후가 되면서 점차 불안해져 있는데, 그것을 사회가 함께 책임져 나가지 않는다면 결국 모든 사람들이 노후를 준비하느라고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행동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그 사회는 부지할 수 없다. 국가와 사회가 노후에 대해서 확실한 보장을 가지고 있을 때라야 미래를 믿고 남을 생각할 줄 아는 여유를 가지게 되며 나와 남을 함께 생각하는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국민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사회가 제대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도 노인들의 복지는 확실하게 국가가 보장해줘야 한다.
특히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은 지난 날 우리 한국의 세계적인 경제 기적을 이룩해냈다. 어디 경제뿐이겠나. 정치의 측면에서도 우리 한국만큼 이렇게 빠른 속도로 민주주의를 성취한 나라는 없다. 경제도 물론 그렇다. 세계 제일의 업적을 이루신 어른들이다. 대접받을 자격이 있다. 최선 다해 대접을 하도록 저도 하고, 우리사회가 앞으로 그렇게 해나가도록 제도와 인식들을 함께 다듬어 나가겠다.
조금만 멀리 내다보면 바로 저의 일이다. 대체로 노인을 65세로 생각하고 있는데, 저도 이제 한 5년 지나면 말석에 가서 앉게 된다. 제가 제 개인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정책을 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러나 두 가지 정책은 저도 개인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하고 있다. 제 문제라 생각하고 하고 있는 것이 있다. 지난번에 여기(청와대) 들어오면서 집을 팔아버렸다. 집값, 제가 그만두고 새집 살 때까지 그리고 우리 아이들 집 다 사줄 때까지 집값 절대 못 올라가게 딱 붙들어놓을 생각이다.(박수)
그 다음에는 저도 노인이 됐을 때 걱정하지 않고, 몸이 아프거나 용돈이 떨어지거나 외로울 때 걱정 안 하고 심심하지 않게 보람을 찾아 일할 수 있는 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 제가 대통령 하고 있는 동안에 제 문제는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좀 챙겨놓고 저도 나중에 그 배를 타려고 한다.(박수)
우리 김근태 장관도 그만 저랑 처지가 비슷할 텐데, (웃음) 한 1, 2년 차이가 있는데 한번 합시다. 어떻든 대통령이나 장관 마음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다함께 모아야 하는 것이다. 잘 할 수 있게 노인정책에 관해서는 물론 여러분들이 마음을 모아서 새로운 제안도 하고, 잘못된 것은 채찍질도 해주시고 그렇게 해서 우리 정부가 좋은 정책을 만들 수 있게 계속해서 독려해 달라. 그리고 이런 것도 있다. 정부가 힘 빠져 보이면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아무 것도 못한다. 노인정책 잘 하는 데도 대통령이 뭐 힘이 좀 있고 국민들이 신용을 해줘야 대통령이 한 마디 하면 ‘그것 안 됩니다’ 하다가도 ‘하시오’ 하면 가는데, 대통령이 힘이 없으면 ‘하시오’ 하면 ‘돈이 없다’, ‘이런저런 애로가 있다’, ‘좀 빠르다’, 그렇게 자꾸 말들이 많다. 그래서 노인정책 말고도 제가 잘 모실 테니 그냥 도와 달라. 잘 부탁한다. 감사하다.
◎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 보고(노인복지정책 성과와 2005년 계획)
2005년 새해 정부는 다음 두 가지에 역점을 두고 어르신들에 대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첫째는, 일자리와 건강을 지켜드리는 것이다. 둘째는 곧 닥쳐올 고령사회를 대비하는 것이다.
첫째 과제인 일자리와 건강을 지켜드리는 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 일자리 창출은 어르신들에 대한 최고의 복지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2007년까지 30만개의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작년에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를 통해 3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었고, 13개 시도별로 박람회를 열기도 했다. 올해에는 일자리 수도 늘리고 또 일자리 질도 높여 나갈 생각이다. 교통지킴이 같은 단순 일자리 대신 자립을 지원하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겠다. 또 경로연금을 확충하도록 하겠다. 건강을 지켜드리기 위해 올해부터 요양시설을 매년 100개 정도씩 늘려나가겠다. 또 독거노인과 자원봉사자들이 결연을 맺을 수 있도록 캠페인을 벌이겠다. 전국에 경로당이 많다. 경로당 기능을 개선하겠다. 경로당에서 컴퓨터 교육도 하고 건강프로그램도 운용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 추진하겠다. 또 의료와 주거, 제반시설이 결합된 노인복지단지를 올해 안에 4개소를 시범 운영하겠다.
한국은 급격하게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아직 중진국을 넘지 못한 상황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재계, 그리고 우리 주변에 걱정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 올해부터 적극적인 고령사회대책을 추진해나가겠다. 고령화 및 인구대책기본법을 만들어 우리 사회가 어르신들의 지식과 경험을 잘 살릴 수 있도록, 그런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하고 뒷받침해 나가겠다. 농어촌 등 어려운 환경 있는 어르신들을 특별히 배려해야 한다는 점도 법에 못 박을 생각이다. 고령사회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을 만들어 범정부적인 대책을 추진하겠다. 고령친화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 이를 위해 중장기계획을 세우고 특별법도 제정해 지원하도록 하겠다. 치매, 중풍 등 장기요양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위한 요양보장제도에 대해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법제화시켜나갈 수 있도록 계획을 짜고 있다.
정부는 어르신들께서 자부심을 갖고 건강하게 사실 수 있도록 최선의 뒷받침을 하고 정성을 다하겠다. 2005년 내내 어르신 모두 건강하시기 바란다. 고맙습니다.
◎ 안필준 대한노인회장 인사말
존경하는 대통령 내외분, 모두를 대표해 세배를 올리겠다. (일어선 채 허리굽혀 인사) 두 분께서 금년도에 더욱 건강하시고 국사가 만사형통되기를 빈다. 바쁜 가운데 많은 노인대표를 초청 오찬을 베풀어줘 감사하다. 대통령이 노인들에게 갖는 정성과 애정이 없으면 안 된다. 정말 감사하다.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서민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노인복지에 다각적인 추진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 또한 국민들은 노 대통령이야말로 개혁을 하고 경제를 발전시키고, 노인복지를 세우는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요즘 경제가 좀 나쁘고 또 경로효친사상이 타락하고 보니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이 많이 있다. 대통령께서 오늘 노인복지에 관한 말씀을 많이 해 달라. 우리 노인대표들은 이 말씀을 전국 440만 노인들에게 골고루 알려 희망과 자신을 갖는 노인사회로 이끌어 나가겠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
◎ 김형옥 대한노인회 제주도연합회 부회장(건배제의)
국사에 여일이 없는데도 이렇게 오찬 자리를 마련해줘 대통령께 감사드린다. 60년 주기설이기는 하나 간지로 따지면 금년이 을유년이다. 60년 전의 을유년은 광복입국의 을유년이었다면 금년은 혁신입국, 경제진흥의 해가 됐으면 하는 염원이다. 그리고 내년은 복지의 해, 노인복지의 해로 설정해줬으면 하는 희망을 간절히 갖는다. 아까 대통령이 말한 경제철학, 복지철학, 경제목표는, 즉 경제의 목적은 복지에 있다는 말씀은 우리나라에 새로운 경제 의미를 담고 있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갖는다. 이런 뜻을 담아 신년 경축건배를 제의한다.
“노인문제 5년 지나면 바로 내 문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