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나는 보수가 아니다”라고 했다 하여 불쾌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지만,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김동길(金東吉) 연세대 명예교수
만일, “한국 현실에는 진보도 없고 보수도 없다”는 전제가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보수가 아니라는 신상발언이 “나는 촛불시위를 지지하고 노조의 불법파업을 두둔하는 사람이”이라는 입장이 아닌 것을 내가 알기 때문에 보수가 아니라는 그 발언을 나는 지지한다는 말입니다.
새벽이슬” 이라는 노래가 광화문 쪽에서 들려오는 건을 청와대에서 듣고 감개무량하였다면 그건 대단한 시대착오입니다.
민주화를 부르짖던 그때와 촛불시위로 국가적 위기에 직면한 오늘과는 전혀 투쟁의 목표가 다릅니다. 지금은 민주정치와 독재정치의 대결일 뿐, 결코 보수와 진보의 대결일 수가 없습니다.
반미. 친북”을 진보로 위장하고 한반도의 적화통일을 꾀하는 자들을 진보세력으로 치부한다면 소가 웃고 말이 웃을 노릇입니다. 반민주적 독재체제가 가장 진보적이라면 김정일은 역사에 유례가 없는 진보적 지도자가 되겠네요.
거지를 붙잡고 “선생님, 선생님” 하면 그 거지가 화를 낸다던데, 김정일을 붙잡고 “5천년 역사에 처음 등장한 가장 진보적이고 가장 민주적 민주적인 지도자이시어” 하면 김정일 자신이 화를 낼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치 현실에는 보수도 진보도 없고 다만 민주와 반민주가 있을 뿐입니다. 대통령은 어느 쪽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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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에게(82) -누가 보수반동이고 누가 진보 혁신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