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러시안룰렛> 게임을 보는듯하다.
단 한방의 총알을 넣고 여럿이서 한명 한명 돌려가며 자신의 머리를 쏘는 잔혹한 게임.
그러나 이미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카드는 던져졌다.
그리고 어차피 야당인 한나라당의 대권주자들로서는 대선전에 여권에 의해서라도 한번은 반드시 겪어내야 할 통과의례다.
의외로 좀 더 일찍 같은 편이라도 자신들끼리의 야당 내 주자로서 경쟁적으로 검증을 한다면 나쁠 것도 없다.
박근혜와 이명박은 그러나 이미 오래전부터 인터넷상에서는 그들을 각각 추종하는 지지자들끼리 아주 유치하고도 처절하리만큼 서로 공박하고 그 인신공격적 사실들이 진실이든 허구든 들추어내어 격렬하게 싸워오는 검증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여권의 대권주자들이 1년이 넘도록 죽자고 바닥을 기는 3-4% 미만에서 헉헉거리자 이미 그들은 안중에도 없고 주로 대결의 상대가 같은 당의 아직은 겉으로라도 서로 도와야 할 같은 편끼리인 이명박과 박근혜 위주의 피나는 결투였다.
고건이 지지율 1위를 할 때도 이상하게도 고건 또한 네티즌의 세계에서는 안중에도 없었던 것 같다.
독주하는 한나라당의 대안으로 가장 신선하고도 새로운 인물이 필요했던 여권의 철저한 무관심과 냉대로 결국 고건은 외로웠다는 말을 남기고 여권 중의 뛰어난 지지율에도 스스로 대권포기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신년이 되자 칼날을 먼저 뽑은 쪽이 박근혜 측이다.
박근혜의 핵심참모인 유승민이’ 언론 등에서 하지 않으면 박근혜 캠프에서 이명박을 검증할 것이다. 그동안 많이 준비해왔다.’라는 폭탄선언을 어느 인터뷰에서 작심한 듯 터뜨렸다.
이미 그때에 박근혜 캠프에서는 이 마지막 게임을 위한 권총에 한 개만의 운명의 총알을 장전한 듯하다. 그 사실은 며칠 후 박근혜의 입으로 몇 번이나 확인되었다.
인간적 치사함 따위는 벗어던진 비감함조차 서려 보였다.
박근혜나 유승민도 바보가 아니고 생각이 있을 테니 이미 그런 비난 정도는 각오했다는 얼굴이었다.
도덕적으로 같은 주자끼리의 캠프에서, 그것도 지지율 격차에서 거의 3분의 일 정도밖에 안 되는 밀리는 쪽에서 저 멀리 앞서가는 상대에게 그런 전의(戰意)를 너무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건 그 의도가 아무리 선의(善意)라도 네가티브적 악성폭로로 보인다는 글들이 수도 없이 올라왔다.
내가 보기에는 박근혜를 미는 사람들이 그녀에 대한 애정으로 더 그런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나는 일부러 침묵했다.
박근혜와 유승민, 그들이 그러는 데는 그들 나름의 어떤 이유가 반드시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번 2007년 대선에서의 승리를 위한 한나라당에 주는 제언에서 이명박의 이유 없는 독주(獨走)(?)에 대한 부분에서 북핵문제가 터지고 국가안보나 경제문제 등 사회가 불안해지니까 상대적으로 박근혜가 약해 보인다는 심리도 그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니 좀 더 강인한 박근혜로 국민에게 보이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한 적이 있다.
내가 그때 말한 강인함은 정의로운 애국심에 바탕을 둔 순수하고도 신념화된 강인함을 말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좀 다른 방향에서 강인함을 보이는 게 아닌가? 나는 약간 의아해했었다. 그러나 그것도 괜찮다.
물론 대권주자의 검증은 당연하다.
그 검증을 하겠다는 말을 같이 검증을 받아야 할 박근혜가 했다는 게 문제였다. 나름대로 정의로운 선의(善意)가 반드시 악의적 질투나 폭로를 준비했다는 것으로 단번에 왜곡될 수밖에 없는 사람이 말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박근혜의 그 수많은 주변의 노련한 정치계 출신들은 물론 각 방면의 원로들을 포함한, 특히 언론출신들의 머리가 팔팔 뛰는 빛나는 별 같은 참모진들의 무책임함과 무능함을 우선 지적하고 싶다.
그런 말을 박근혜의 입으로 직접 하게 해서는 되지 않는 것이었다.
박근혜가 그런 말을 하고 싶어해도 그러기 전에 그 수많은 당내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박근혜 계열들이 머리를 짜내어서 최소한 언론이나, 하다못해 시민단체를 설득하던지, 그것도 안되면 한나라당 지도부를 설득해서라도 그들 쪽에서 검증을 하겠다고 제대로 선언하고 하게 해야 했었다. 대권주자를 도운다는 위치가 그런 것 아닐까?
물론 여러 가지 정황상 그렇게 단순한 지적을 받기가 그들 수많은 참모로서도 조금은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박근혜 자신이나 캠프에서도 깊이 생각했을 박근혜의 이번의 이 검증 회오리의 위험한 모험적 발언은 국민의 눈에는 너무도 당돌하고도 낯선 모습이어서, 어떤 의미에서는 그 행동의 뒤쪽에 숨어있을 수도 있을 몇 가지의 의혹마저 일어날 정도다.
첫째, 박근혜의 가장 가까운 캠프의 인물들에 정치인 2세들이 눈에 띈다. 박근혜 본인을 비롯해서 유승민, 김무성 등등
이 유복한 오렌지 세대인 주니어들의 무경륜적인 가벼움과, 기존의 인간적 도덕성 파괴,
그리고 누가 뭐라고 하든 떼를 써서라도 자기주장을 부끄럼 없이 내던지는 버릇없음으로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그간의 무섭도록 속도를 낸 산업화와 경제발전에만 치중해서 그에 미처 따라오지 못한 정신적 미발전에서 오는 사회의 부정적 타성일 수 있다.
과정이 얼마나 추하던 상관없이 눈부신 결과만이 중요하다는 성공담이 어느새 최선이 되어 버린듯한 사회분위기.
이젠 끝이겠지 해도 그 나락에서 더 깊은 나락으로 얼마든지 더 추하게 내려갈 수 있는, 인간의 도리를 저버리고도 몇 마디 말로 간단하게 치장하고 합리화시켜버리는 모습으로 어떤 말 뒤바꿈이나 패악적 행동을 전혀 죄책감 없이 행하는 이즈음의 사고방식들의 일면으로도 보였다. 견딜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그에 기인한 단순한 실수?
그러나 그냥 보이는 현상대로의 인간적인 눈으로 봤을 때이고, 실제로 박근혜나 유승민이 그런 말을 직접 하기까지에는 우리가 모르는 그들 나름대로 상당한 고민과 분석과 결단의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나는 믿고 싶다.
둘째.
어쩌면 이번의 이 소용돌이를 일으킨 박근혜의 몇 차례 계속되는 검증 발언은 그 기저(基底)에 고도의 정치성적 계산과 내밀한 협의에 의한 변화의 전초적 의도성일 수도 있다는 의혹을 가질 수 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한나라당에서 이명박을 쫓아내던지(불가능할 테지만 ), 그게 아니면 박근혜 자신의 입지가 계속 불리해지면 필요할 때에 경선을 하지 않고 한나라당을 떠나기 위한 명분쌓기용 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실은 이두 번째 항은 전체, 이들 의문의 부분에서는 박근혜의 명확한 대답을 요구하고 싶다.
박근혜가 점점 더 벌어지는 이명박과의 지지율 격차에서 단순히 초조함 하나만으로 전투를 하겠다고 신년벽두부터 그렇게 나서지는 않지 않겠는가?
물론 이 정도의 추측이 가면 그다음으로 오는 추측은 누군가와 이미 내밀히 의논을 마쳤거나 아니면 그쪽으로 가겠다는 강력한 신호탄일 수도 있지 않을까?
박근혜에게는 이미 <미래연합>의 전례가 있고 몇 달 전에는 잘 나가는 한나라당을 깨고 나가야 한다는 몸짓도 잠깐 있었기 때문에, 이성적인 사고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욕먹을 일인 줄 알면서도 그의 별 인간의 이 자체 캠프가 검증을 하겠다는 식의 이해 못 할 선언과 행동은 국민에게 반드시 여러 가지 추측과 상상의 의혹을 줄 수밖에 없다. 언젠가는 밝혀주면 좋겠다.
세 번째.
위의 두 가지가 다 아니라면 박근혜는 어쩌면 당내 경선을 위한 당 지지자들의 마음을 결집하고자 이명박을 검증할 생각을 경선전에 하루라도 빨리 실시하겠다는 생각일 수도 있을 것이다.
박근혜는 그동안 지지율의 격차에도 참 태연스럽게 잘 대처해 온 편이다.
국민지지율이 어떻든 간에 이명박을 한나라당 이외의 다른 곳으로 경선전에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 경선승복을 맹세시켜놓고 결과적으로 당내 경선에서만 승리하면 성공이다. 라는 생각으로 비교적 초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내의 지지기반과 그 충성도가 이명박보다는 자신이 더 견고하다는 믿음에서였다. 실제로 그렇게 보이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날이 갈수록 달라져 갔다.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데 이명박 쪽이 거의 독주를 하기 시작하고 지지율의 격차는 호남은 물론이고 텃밭이었던 대구 경북지역에서도 박근혜 자신이 밀려나고 있었다.
결정적인 것은 이제는 당내 경선조차 그리 승리를 장담할 수도, 느긋하게 믿을 수도 없을 정도로 지지율은 더 격차를 벌리고 있다.
그러니 한나라당 내의 지지기반이라도 박근혜는 확실한 자신의 아성으로 굳혀 놓아야 한다.
두 번째의 다른 곳과의 내밀한 밀약이나 경선전 탈당의 순서가 아니라 단순히 당내 경선의 승리를 위한 그 마지막 카드를 비난을 각오하고라도 스스로 입으로 던지는 초강수를 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박근혜의 심정을 인간적으로는 충분히 이해한다.
왜냐하면, 우리 눈에 비쳐서 비난을 받는 대목인 자신은 깨끗하고 이명박만 더럽다는 그런 유치하고도 낯뜨거운 단순논리만은 아닐 것이다.
박근혜는 욕먹을 각오를 하고도 이 게임을 직접 시작한 것이다.
상대만 죽이겠다는 게 아니라 자기도 죽을 각오를 이미 마친 비장함이 이즈음의 그의 얼굴에 감돌고 있다. 안타까워서든 기가 막혀서든 비난은 얼마든지 할 수 있겠지만 누구도 이제 말릴 수는 없다.
나쁘지 않다.
대권주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이명박뿐 아니라 박근혜도 검증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에게는 2002년의 김대업의 학습효과가 너무도 깊이 머릿속에 박혀 있다는 사실이다.
잊을 만도 했는데 여권이 계속 깽판 치고 스스로 무덤 파는 지겨운 삽질로 지난 4년을 국민의 마음을 사정없이 헤집어 놓았기 때문에 그들이 한 번씩 실패할 때마다 반사적으로 김대업 학습효과는 국민에게 너무도 강렬한 후회와 회한으로 우리 국민을 복습시키고 또 반복 복습시키면서 이제 체질화되어 버리도록 무섭게 일깨워 주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제는 어떤 식의 부정적 전략이라도 국민에게는 전혀 먹혀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이즈음의 현실이다.
좋다. 네가티브전략이 아니라고 하자.
이제 국민은 나라를 팔아먹는다거나 하는 일이 거시적으로 발 앞에 눈앞에 확 다가서지 않는 한 개인의 웬만한 부정적 요소를 사실화로 들이대도 믿지 않는다는 것을 인터넷상에서 박근혜 측도 이미 경험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어느 인사가 죽자고 빨갱이라고 노골적으로 공격하고 쓰고 있어도 그런 글은 이명박의 지지율을 높이는데 조금도 방해가 되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말한다면 어설픈 자료를 들이대고 나쁘다고 공격하고 하는 사람이 훨씬 더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먼저 공격개시를 선포한 쪽이니까 박근혜 캠프에서는 앞으로 내미는 이명박에 대한 어떤 작은 문제점 하나도 이제부터는 그 자료를 뒷받침할 확실한 증거자료까지 완벽하게 국민 앞에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감일 것이다.
그것도 정책이나 이런 쪽이라면 덜하겠지만, 유승민이 말한 박근혜 캠프에서 그동안 준비한 이명박에 대한 문제점이 물론 그럴 리는 없으리라 믿지만, 만에 하나 치사한 스캔들류나 개인적 사생활에 대한 4류 옐로우 기사류라면, 공격을 받는 이명박보다는 그런걸 들이대는 박근혜 쪽이 오히려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2007년 정권교체를 기대하고 한나라당과 한나라당의 대권주자들을 무조건 보호하고 신뢰했던 국민은 그러는 사이에 큰 상처를 입고 절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가 말했듯 여권의 네거티브 공격이 선거 막바지에 분명 올 것이고, 그럴 때에 김대업 같은 사람이 열명이 있다 해도 살아남을 후보를 뽑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나 역시 동감한다.
그 모양새가 어떻든 상관하지 말자.
어차피 이미 결전의 막은 올랐고 그나마 시간의 여유를 두고 미리 검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자.
박근혜 측은 이제 검증하자 하자 언론이나 당이나 누구보고 해달라 기다리겠다고 할 시기는 이미 지났다.
온갖 비난을 각오하고 용기 있게 꺼낸 말이니 이제는 한다. 변죽만 울리지 말고 말없이 행동으로 보일 때다.
그동안 이명박에 대해서 준비해 온 것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시작하겠다는 사람이 행동으로 시작해야 상대방이 비열하게 피하는 것인지 꽁무니를 빼는 것인지 판단이 될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실로 막중한 자리다. 지금과 같은 혼란과 격동의 대한민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같은 당이지만 경쟁하는 대권주자로서 상대방에 대한 공개검증을 준비해 왔고, 그 준비과정에서 이명박에 대한 상당한 문제점이 있다고 한 것 같으니 그 문제점을 반드시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이미 박근혜나 그 캠프만이 알고 넘길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그러니 오늘부터라도 대권주자검증을 철저히 시작하도록 하자. 나라의 장래를 염려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박근혜 진영이 그렇게 해 주리라 믿는다.
박근혜의 검증 발언에 이명박의 첫 반응은 “소이부답(笑而不答) ”
이었다.
이백의 시(詩)인 “ 산중문답(山中問答)”의 한 구(句)였다.
“문여하의 서벽산(聞余何意 棲碧山)
이깊은 산중에 어이 사느냐고 묻는다면
소이부답 심자한(笑而不答 心自閑)
내마음이 한가로우니 대답하지 않고 웃기만 하리라. “
이명박은 이백의 시를 빌려 웃었지만 그가 있는 곳은 결코 푸르고 깊은 산중(山中)이 아니다.
이명박은 결코 마음이 한가로워서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한 것도 물론 아닐 것이다.
이명박도 이명박 캠프도 지금의 국민 지지율이 50%가 넘고 있다는 사실이 기분 나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즐겁지만도 않을 것이다. 그들 자신도 자기들이 박근혜보다 월등히 잘났고 무얼 제대로 내 놓은 게 있어서 지지율이 오른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잘은 몰라도 이명박 쪽 역시 불안한 부분이 많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검증공격을 함께 검증을 받아야 할 처지의 같은 당 주자에게서 받고 나니 더구나 상대가 박근혜이고 여자(남녀 차별이 아니라 현상 그대로)여서 더욱 대꾸하기가 곤혹스러운 면이 있었을 것이다.
연령적으로도 훨씬 위다. 일단은 마음이 전혀 편치 않아도 ‘소이부답’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명박이나 이명박캠프 역시 이번의 이 검증 문제에 좀 더 겸허하고 진지하게 대할 것을 제언하고 싶다.
지지율은 물론 허수가 아니다.
지지율을 몇 달을 계속해서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들이 조작해 낼 이유도 그럴 재주도 없다.
그런데도 그런 말과 글이 나오는 이유를 이명박 쪽은 좀 더 깊은 눈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엄연히 수개월간 지속하는 고공(高空)의 지지율이 틀림없는 사실임에도, 허수(虛數)라는 얘기가 당당히 나오는 것은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원망할 게 아니라 이명박의 지지율의 높은 숫자가 국민이 이명박에 대해서 있는 신뢰기대치와 분명 차이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열우당과 노정권의 실패로 별로 잘한 것도 없는 한나라당에 반대급부로 갈 곳 없는 국민의 지지율이 모여들 듯이 아마 같은 이치일 것이다. 그래서 이미 정권을 다 잡았다는 오만의 빛이 벌써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것도 큰 문제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이명박은 그 지지율의 높은 숫자와 국민이 그에 대해 갖는 못 미치는 신뢰 기대치의 간격을 좁히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의 박근혜의 검증 발언은 의미가 있다.
박근혜든 이명박이든, 누구든 한 국가의 지도자가 되려면 혹독한 정련(精鍊)의 과정과 담금질은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명박은 이번의 검증에 대하는 모든 상황에 대해 겸허히 성의를 다해 준비하고 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이고 도리일 것이다.
‘소이부답’의 태도는 한번으로 족하다. 물론 그쪽의 캠프에서도 준비는 하고 있으리라 생각은 하지만.
그러나 지지율은 지지율이다.
상대방의 실수와 실패에 대한 반대급부든, 여권의 후보가 너무 낮은 지지율의 지속이어서 아예 없다는(실은 정동영 김근태 고건 등등 항상 있었다.) 전제에서 모이는 허상의 숫자라는 것은 비약이 너무 심한 감이 없지 않다.
물론 이명박이든 누구든 이 고공의 지지율이 또 어떤 예기치 못한 급변의 사태를 맞아서 흔들릴 가능성은 항상 있다.
그러나 그런 상황과 국가의 위기, 추락하는 경제, 국민의 유행적 분위기, 수많은 우연과 상대 측의 실책 등 그 모든 상황과, 심지어는 그런 쉬운 상황을 앉아서 맞아 엉뚱한 이익을 누리는 그 주자의 개인적 운(運)까지 다 포함해서 오르는 지지율이든, 내리는 지지율이든, 격차가 이해 못 하게 벌어지는 지지율이든, 지지율은 지지율이고 그 지지율은 국민의 그 당시의 숨김없는 선택이고 생각이다.
물론 순간적으로 조작될 수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은 곧 탄로가 나고 절대로 지속성이 없다.
여권이 지지율을 조작한다면 우선 여권의, 대통령의 지지율부터 어느 정도는 올려놓아야 체면이 서고 하지 않겠는가?
지지율을 무조건 무시한다는 것은 국민의 생각을 무시한다는 것일 수 있다.
왜 이런 얘기를 하는가 하면, 이명박도 박근혜도 또 다른 대권주자들도 지지율 조작을 의심하기 전에 우선 자신부터 돌아봐 달라는 제언을 하고 싶어서이다.
지지율을 높이는 단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진실하고도 가장 솔직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정도(正道)로 다가가 자신의 신념을 설득해 내는 힘과 지도력이 바로 그 길이다.
무심한척해도 국민은 가장 정확하게 그 모든 것을 보고 있고 판단하고 있다.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다.
물론 그 이전에 자유민주주의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가장 바른 정의로움에 근거한 뜨거운 애국심을 바탕으로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사심 없이 목숨을 바쳐 봉사하겠다는 순수함이 체질화 정신화 신념화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어느 대권주자든 지나치게 조급해함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더 많이 잃어 버리는 어리석음을 부디 저지르지 말기 바란다.
2007년, 우리가 정말 목숨 걸고 싸워야 할 전투의 대상은 따로 있다.
누가 뭐래도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등 모든 대권주자들은 이 나라의 희망이다.
혼돈의 한반도이다. 무엇보다 테러 등의 문제에 소홀히 하지 말도록 그들의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검증 결전의 막(幕)은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