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10일 민주당과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야 5당과, 환자 단체와 보건의료단체, 보건의료노동조합으로 구성된 보호자없는 병원 실현을 위한 연석회의가 보호자없는 병원 실현을 위한 공동공약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날 야당과 시민사회가 이런 절실한 문제에 대해 한 뜻을 갖게 됐다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야 5당 후보자는 모두 보호자없는 병원 공약을 제시했다.
반MB 야권연대의 결과로 수립될 공동지방정부는 당선 직후부터 보호자없는 병원 실현을 위한 예산을 편성할 것이다. 야 5당이 당선된 곳에서 내년부터 보호자없는 병원이 등장할 것이다.
공약의 핵심 내용은 첫째 시군구마다 1개의 거점 병원을 보호자없는 병원으로 지정한다. 둘째 이들 거점병원의 6인실 4개 병실을 보호자없는 병실로 운영하며, 셋째 이를 위한 관리간호사 1명과 간병인 16명(각 병실당 간병인 4명)을 배치하고 이들의 인건비와 관리비 일부를 지원한다. 넷째, 저소득층을 위해 의료급여수급권자는 간병로 본인부담금 전액을 지원하고 그 외 의료비 감면 대상자는 간병료 본인부담금의 50%를 지원한다. 소요되는 예산을 자체적으로 추계한 결과 1개의 거점병원당 연간 2억8,234만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환자의 간병료 부담이 감소한다. 보건복지부의 2006년 조사에 의하면 병원 입원환자의 월평균 간병료가 81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환자보호자의 87%가 간병비가 가계에 부담이 된다고 응답했고, 이 때문에 가족 간병 환자 보호자 중 64%가 간병을 위해 휴가나 휴직을 내거나 심지어 퇴직하기까지 한다고 한다.
보호자없는 병실을 운영하면 24시간 전일 이용을 기준으로 한 유료 간병료 6만원 중 4만원 정도가 감소해 1/3수준인 2만원만 내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원일수를 10일로 보면 40만원 가량의 부담이 덜 들게 된다. 의료급여수급자는 간병료 본인부담금을 지원하게 했으니, 이 분들의 간병료 부담은 완전히 없어지고 그 외 감면 대상자도 간병료 부담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1만원만 내면 된다.
보호자없는 병실의 수혜 인원은, 기준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으나 유료간병은 1일당 12명, 재원일수 10일 기준 438명이고 무료간병은 1일당 6명 재원일수 20일 기준 110명 ▽50% 감면인 경우는 1일당 6명 재원일수 20일 기준 110명이다. 건강보험관리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의료급여환자와 차상위계층은 만성적 질환 때문에 입원 기간이 건강보험환자에 비해 입원 기간이 두 배 정도 긴 것으로 나타나 이 점을 반영했다. 보호자없는 병원을 지정한 지자체 1곳에는 모두 658명의 환자 및 환자가족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밖에 시군구별 거점병원당 간호사 1명을 충원, 시군구별 거점병원당 간병인 16명 등 고용창출효과도 있다. 이번 공약에서는 간병인들의 처우도 개선하는 것도 포함했다. 사회적 일자리가 나쁜 일자리가 돼서는 안된다.
민주노총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간병인의 월평균 임금은 53.1시간 근로, 86만 3천원이다. 기준 근로시간을 감안하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식사할 곳조차 마땅치 않다. 지난 4월26일 서울대 병원에 근무하는 간병사 어머님들과 함께 점심을 했다. 고된 일을 하면서도 따로 식사할 곳이 없어 환자들 식사 배식하기 위해 밥차 올려다 놓는 배선실 창가에서 비닐봉지에 얼려놓은 밥을 데우고 집에서 들고 온 반창을 창턱에 늘어놓고 밖에서 보이지 않게 배선실에 서서 숨어서 먹었다.
지난해 병원하고 단체교섭해 이 정도라도 얻어냈다고 한다. 이번 공약에는 간병인 1인당, 최저생계비에 해당하는 85만 8,990원과 4대보험료 7만3,020원을 지원하도록 해 간병인들의 급여를 115만원으로 올리는 내용도 포함했다. 전문인력(간호사) 인건비도 지방의료원 수준인 250만원으로 책정했다.
병원의 추가 부담도 없다. 추계 결과 현재 조건을 그대로 유지한다 해도 해당 병원은 연간 2500만원의 추가적인 사업이익이 발생한다. 보호자없는 병원을 시행할 경우 병원의 수입은 지자체 지원금 2억8,234만원과 간병사업 수입 8,322만원(현재 간병인 이용 수준을 그대로 적용 예전에는 환자가 간병인에게 직접 지불하던 것이 병원 수입으로 잡히므로) 모두 3억6556만원이다. 지출은 간병인 인건비 월 115만원과 전문인력 인건비 월 250만원, 사업비 등 모두 3억4024만원이다.
보호자없는 병원은 병원 입장에서도 전혀 손해 볼 일 없다. 환자와 보호자 모두가 이익을 보는 정책이다.
집안에 환자가 생기면 모든 짐을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짊어져야 한다. 건강할 때만은 못하더라도, 지금보다 조금은 더 쉬워야 하지 않겠나? 지금보다 조금은 덜 힘들어야 하지 않겠나? 간병비 부담 때문에 들어가기 힘든 직장 휴직하거나 퇴직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보호자없는 병원 1곳을 만드는데 1년에 3억이 채 들지 않는다. 아파트 한 채값에 불과한 예산이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658명의 환자 및 환자가족들이 큰 시름을 덜게 되고, 17명의 사회적 일자리가창출된다. 여기서 제시한 것은 하나의 표준안이다. 지자체가 조금더 의지를 갖는다면 더 많은 변화가 가능하다.
오늘 야5당과의 공동공약협약이 더 큰 변화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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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없는 병원 실현 공동공약협약식 발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