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R <홍지명입니다> 26일 오전 7시30분 인터뷰 전문 -대북규탄결의안 관련
홍지명
이번에는 어제 대북 규탄 결의안 표결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진보신당의 조승수 대표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조승수
안녕하십니까.
홍지명
어제 압도적인 다수로 결의안이 통과됐는데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지셨어요. 이유가 뭡니까?
조승수
정말로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일어났고 이 문제에 대해서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규탄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 정권의 책임도 물어야 되고요. 그러나 저는 자칫 이 상황이 군사적인 대응으로 갈 경우 무력은 더 큰 무력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전쟁을 겪은 우리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전쟁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어할 수 있는 냉정한 판단도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 국회 결의안이 결론적으로 군사적 대응만을 강조한 측면이 있어서 확전 방지를 위해서 의견을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겠다, 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정리를 하자면 군사적인 도발 행위에 대한 규탄에는 전적으로는 참석하지만 그렇다고 군사적인 대응 중심의 결의문에는 찬성할 수 없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까?
조승수
네. 그렇습니다.
홍지명
결의안 전문을 제가 살펴봤는데 꼭 군사적 대응 중심의 결의문이다, 이렇게만 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제 6항에는 보니까 외교적인 노력도 병행하도록 돼 있던데..
조승수
그런 의견이 들어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결의안이 채택되기까지 민주당이나 저희 진보신당도 각 당의 초안을 제출했었습니다. 애초의 안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강경한 입장들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게 들었고, 따라서 이 결의안 자체가 상당 부분 저는 개인적으로 동의를 할 수 있습니다만 군사적 대응을 분명히 해야 되고 신속해야 된다, 이렇게 갈 경우 지금 현대전의 성격이 국지전이라는 것이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고 국지전이 곧 전면전이 될 수밖에 없는 남북 간 대치 상황이나 지형적인 문제나 여러 가지 군사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도 조금이라도 그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부분들은 저는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홍지명
규탄 결의안이라는 기본적인 명제를 놓고 보면 두 개 사안을 하나에 담기에는 다소 대립되는 개념. 그러니까 규탄을 하면서 한 쪽에는 군사적인 대응 방안을 담지 않는다, 이것도 좀 모순 아니겠습니까? 규탄이라는 기본 목표를 희석하는 내용을 굳이 결의안 안에 담을 필요가 있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만?
조승수
아닙니다. 오히려 규탄을 하면 규탄에 따라서 현재 우리 국민들이 당장 서해 5도 주민들이 일상생활이 고통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대책, 또 우리 의지, 이런 부분을 국회 차원에서 저는 담아내는 것이 필요했다고 보는데 어떤 측면에서는 오히려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 자체가 규탄 결의안의 취지에 오히려 벗어나는 것이다, 저는 그렇게 판단을 했습니다.
홍지명
그런 대응을 촉구하지 않으려면 규탄이라는 결의안 자체를 채택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조승수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상황에 대해서는 북한의 책임을 분명히 묻고 북한의 군사적인 도발이 발생하지 않도록 분명히 경고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일각에서 얘기되고 있는 몇 개의 보복을 하자, 응징을 하자, 이런 목소리들이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이라는 속에 같이 포함이 돼 있기 때문에 국민적 여론이 분노하고 규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또 한편에서는 이번 사태가 국지전이나 확전 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들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목소리도 담겨야 한다고 저는 판단을 했던 것입니다.
홍지명
진보신당은 조 대표께서는 반대, 다른 의원들은 모두 기권했는데 기권한 의원들도 같은 이유입니까?
조승수
민주노동당이나 9분이 기권을 하셨는데요. 그 분들 의견을 개인적으로 다 들어보진 않았지만, 여러 가지 고민들이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홍지명
기권한 한 분 가운데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이 있습니다. 거꾸로 송 의원은 5000만 국민의 공분을 결의문에 제대로 담아내지 못 했다, 이렇게 오히려 반대 이유로 기권을 하고 말았는데 민간인 마을까지 공격한 반인륜적인 만행에 대해서는 반드시 보복하고 응징하겠다, 이런 내용이 필요하다, 라는 주장입니다. 이건 완전히 반대되는 내용 아닙니까?
조승수
네. 그런 울분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초의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격이 있었고 이로 인해서 군인뿐만 아니라 민간인 희생자가 생긴 이번 도발은 도저히 용서 받을 수 없는 만행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다만 이 도발이 전쟁으로 확대되지를 않기 바라는 그런 국민들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그런 측면에서 다양한 목소리 중의 하나로 저는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홍지명
모든 목소리를 다 규탄 결의안에 담기는 무리가 있을 테고요. 규탄 결의안 자체가 확전이라든지 전쟁을 부추기는 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궁극적으로 북한 도발을 막자는 취지 아닙니까?
조승수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경고를 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만 지금 교전수칙 변경 또 즉각적이고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 이런 의미들이 같이 연결되어져 있기 때문에 사실 이걸 바라보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불안한 한 측면이 결의안의 의미가 분명히 그렇게 비춰질 수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홍지명
네. 그렇더라도 제가 앞서서 말씀드린 대로 규탄 결의안이라는 대 명제에 찬성을 한다면, 그러니까 북한의 반인륜적인 도발을 규탄한다면 일단 결의안은 찬성한 뒤에 별도 당 차원의 성명을 통해서 평화 실현이라든지 무력 대응에 대한 우려 이런 것도 주장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조승수
그 형식은 이미 저희가 어제부터 당 차원의 북한 규탄을 하는 그런 논평을 내 보냈고요. 다만 이건 국회 차원에서 모든 정당들이 의견을 모아서 이렇게 내는 것이기 때문에 또 국회는 국민을 대표하는 대의 기관으로써 국회가 한 번 입장을 낸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결의문이 제대로 된 국민의 목소리를 저는 전달해야 되고 국민이 불안해하는 부분들을 잠재울 수 있는 그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배려를 하고 대처를 했어야 한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홍지명
진보신당이 어제 낸 브리핑을 보면 항구적으로 평화 체제를 어떻게 건설할지 분명한 입장을 담아야 한다, 이런 입장도 좀 있는 것 같은데 지금 포격으로 인한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지금 이런 순간에 국민 정서상으로 이런 내용을 담기에는 쉽지 않을 것 아니겠습니까?
조승수
사실 당장 어떤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담자는 의미는 아니었고요. 이번 상황이 벌어진 것은 전적으로 북한의 잘못이고, 거기에 대한 책임은 분명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 3년 동안 대북 강경 기조가 남북 관계를 굉장히 어렵게 만들어 온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단기적으로 지금은 규탄을 하고 북한에 대한 분명한 경고를 보냄과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결국 대화를 통해서 이 문제를 풀어가야 된다고 하는 그런 큰 방향에 대한 의지의 표명도 저는 함께 반드시 필요하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조금 전 대북 강경 기조가 남북 관계를 어렵게 만들어 왔다고 말씀을 하셨지만 과연 이런 남북 관계가 어렵게 된 것이 남측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 때문만은 아니지 않습니까, 북한 측에도 일말의 책임은 있는 것 아닙니까?
조승수
물론입니다. 제가 북한 측의 책임은 분명히 말씀을 드렸고, 그러나 그에 상응해서 이명박 정부가 대북 강경 기조를 계속 이어온 것에 대해서는 많은 북한 전문가들이나 심지어 보수적 인사들 조차도 남북 관계의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야 된다, 이런 목소리가 계속 존재해 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홍지명
네. 알겠습니다. 반대표를 던진 이후에 어제 국민들의 어떤 반응 같은 건 당으로 접해 보셨습니까? 많이 들어옵니까?
조승수
찬반 의견이 다양한 의견이 함께 들려오고 있습니다.
홍지명
이 대통령의 확전 방지 발언과 관련한 논란도 있습니다만 이 발언과 관련해서 조 대표께서는 이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 한다면 명백한 잘못이다, 이런 걱정을 표한 바 있는데, 이건 어떤 의미로 하신 말씀이십니까?
조승수
도발 직후에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대통령께서 확전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라, 이렇게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여기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있어서 그래서인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이렇게 청와대가 얘기를 바꾸고 있고 그 이후에 대통령께서 몇 배의 응징, 강력한 응징, 이런 표현들을 계속 함으로 인해서 초기의 상황 판단과 달라진 그런 것이 느껴져서 이것이 자칫 지금의 정국을 주도해 나가려 하는 활용하려고 하는 그런 의지의 표현인지 우려를 그렇게 표현 했습니다.
홍지명
우리 군의 대응이 미흡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조승수
총체적인 실태는 조금 더 확인해 봐야겠습니다만 현재까지 나온 얘기로 봤을 때는 초기 대응이 미숙한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탐지 레이더 작동이라든지 K-9 자주포 정상 작동 문제가 그렇게 보이는데요. 다만 전시 대비태세가 문제 있는 것은 군 지휘체계나 장비 운용 등의 기술적인 문제이지 국회 일각에서 얘기되고 있는 혹은 정부 측에서 얘기되고 있는 수천억에 대한 군비 증강이라든지 이런 부분은 저는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할 문제이다.
홍지명
사실 전쟁을 바라는 국민들은 없을 겁니다. 아무리 평화를 얘기해도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데,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 햇빛 정책 하에서도 북한 무력 도발이 그치지 않았고 천안함 사건이 8개월 전 또 연평도 사건이 일어났는데 앞으로 강경대북정책을 조율할 필요성도 있다, 이런 주장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조승수
네. 그렇습니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우리가 북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맞지만 결국 어떤 국민도 전쟁을 원하는 국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장기적으로 남북 관계를 어떻게 푸는 것이 이런 제2, 제3의 비극을 막을 수 있는 길인지에 대해서 저는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고 지금 남북 관계가 막혀 있는 여러 가지 통로들을 다시 어떻게 당장은 어렵겠습니다만 좀 시간이 지난다면 다시 어떻게 대화를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정부가 구체적인 의지를 좀 표명을 하고 민간 차원에서 끊겨진 여러 가지 교류들도 지속하는 것이 결국 전쟁을 막고 장기적으로 한반도에서 평화를 확보하는 그런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오늘 아침 말씀 감사합니다.
조승수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진보신당의 조승수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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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라디오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