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법 개정은 수공에 대한 특혜이며 수변지역 난개발로 이어질 것

강기갑,법적근거 없이 날치기 처리한 4대강 친수법 되풀이 하는 꼴

민주노동당 강기갑의원은 14일 경인운하 준공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운하의 관리운영을 위한「하천법」개정이 불가피해 실질적으로 수자원공사(수공’)가 경인운하를 어떻게 관리운영 할 계획인지 의아한 실정이다.

수공이 2조원이 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전에 법률 검토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하천에 대한 관리운영 권한이 없는 상태로 사업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경인운하(경인아라뱃길) 사업은 수공이 총 사업비 2조 2,458억원을 투입, ‘09년 사업을 시작하여 올 10월 준공예정인 총 연장 18km의 서해-운하-한강을 연결하는 시설사업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식 내륙운하 건설사업이다.

강기갑 의원은 국회 입법조사처에 ‘경인 아라뱃길 운영 관련 법 제도 정비 필요성에 관한 조사’를 의뢰하여,「하천법」개정 없이는 수공이 직접 경인운하를 관리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효율적인 뱃길 운영과 관리를 위해 통합법 제정과 다수의 법 개정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강기갑 의원은 “법적 근거도 없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 뒤늦게 날치기 처리한 4대강「친수법」과 같이 결국「하천법」을 개정함으로써 수공에 하천관리청 지위를 부여하고 투자비 회수를 위한 하천 난개발과 특혜를 주려는 술수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하천법」개정은 절대 불가함을 확고히 했다. 수공은 준공을 6개월 앞둔 현 시점까지 경인운하 관리운영에 대한 어떤 계획도 발표하지 않은 채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결과에 따르면, 경인운하에 설치되는 시설은 현행「하천법」에서 정하고 있는 하천시설이며, 이「하천법」상 국토해양부장관과 시․도지사만이 하천관리청이 될 수 있어 현재의 경인운하와 관련된 관리․운영 권한이 수공 측에 귀속되지 않는다.

특히, 현행 「하천법」은 관리 운영 관행상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외의 자에 대하여 하천관리청의 지위를 부여하는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하천에 관해서는 사권설정이나 사적 소유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수공이 경인운하의 직접적인 관리 및 운영을 위해서는 하천관리청으로서의 지위를 가져야 하는데, 이는「하천법」개정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경인운하와 관련된 법령만 30여개에 이르고, 운하의 관리 운영 중에서도 항만 물류 도로 환경관리 등에 관한 사항은「항만법」에서, 그 밖에 물류에 관한 사항은 물류 관련 법령, 도로에 관한 사항은 도로 관련 법령, 환경에 관한 사항은 환경관련 법령에서 정하는 별도의 인 허가 절차와 관련계획을 반영해야 하는 등 개별법에 의한 운하관리가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경인운하의 직접적인 관리 운영과 유지보수, 수량 수질 관리 및 환경관리 등을 위해서는 경인운하를 하나의 통합된 시설로서 단일한 개념을 부여하고 단일한 관리주체(수공)가 종합적인 계획 하에 수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나, 기존의 법령으로는 이를 수행할 법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 없이 각각의 개별법을 적용하여 경인운하를 운영․관리할 경우 1) 관리·운영의 주체가 불분명할 수 있고, 2) 시설 운영·관리에 있어서 법령 적용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3) 다수의 중첩되는 법률로 인해 인·허가 절차가 길어지고, 중복되는 업무로 인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표]참고), 4) 사용료 책정 및 수공의 사업 투자비용 회수의 어려움 등 특별법의 제정이나 기존 법률을 개정하여 경인운하 관련 특례규정을 두어 법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사처는 지적했다.

강기갑 의원은 “사전에 법적인 근거도 마련하지 않고 밀어붙이듯 사업을 추진하다 뒤늦게 특별법을 제정한 4대강 사업이나, 준공을 6개월 앞두고서도 법적인 하자를 무시하고 추진되고 있는 경인운하 사업 모두 졸속으로 추진되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만약 정부가 수공의 투자비 회수를 위해 하천법을 개정하려 한다면 이는 수공에 대한 특혜로 절대 인정할 수 없다. 처음부터 수공이 해서는 안 되는 사업이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