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7일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 행사는 2009년에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벨 사령관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중앙일보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주최한 ´21세기 동북아 미래포럼´ 초청 강연에서 "억지력과 전투정비태세가 보장된 가운데 지금부터 3년간 활발하고 조직적인 군사연습을 한다면 전시 작통권 환수는 가능할 것"이라며 "그 결과 한국군은 2009년에 전시 작통권을 (단독)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7월13일, 벨 사령관은 국회 안보포럼 강연에서 ▲미국의 군사력 지원 규모 ▲지상작전에 대한 미군의 기여 수준 ▲작통권 단독행사시 한국 정부의 전시 목표 ▲지휘관계 변화와 유엔사의 역할 및 정전협정 상관관계 등을 작통권 환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는 바, 이날 이 조건들을 재차 거론하며 이에 대한 답변과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2009년 전시작통권 이양 요구´에 이어 현지 軍 사령관이 이를 재차 확인함에 따라, 전시 작통권을 한국측이 요구하는 2012년이 아닌, 2009년에 이양하고자 하는 미국의 결정과 결단은 이미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보아, 벨사령관의 이날 발언이 함축하는 바는 대략 다음과 같이 압축될 수 있을 것이다.
1.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9월 한미 정상회담과 10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의 결정과 결단은 이미 내부적으로 내려진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미국은 더 이상 작통권 문제로 한국 내에서 ´反美´ 선전선동의 ´제물´이 되는 상황을 수용하지 않을 작정이다.
2. 벨사령관의 언급에서 읽을수 있는 것은 ´한국이 한미 동맹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미국도 이에 상응하여 동맹관계를 유지할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反美운동이 만연하고, 한국의 정권이 지금까지 처럼 2중 플레이로 겉으로는 동맹 운운하면서 속으로는 反美를 방치.방조한다면) 미국은 언제라도 떠날 용의가 있음을 밝힌 것이다.
미국이 한국에서 환영받는 한, 미국은 헌신적이고 진실한 우방으로 남을 것"이라는 점과 "한국 안보에 대한 미국의 헌신은 결코 타협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한 것이다.
3. 벨사령관이 "한국측이 2009년에 충분히 작통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할 능력이 있다"고 한 것은 그가 말한 대로, "한국군이 조직을 정비하고 고도의 군사훈련"을 실시한다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는 어디까지나 ´2009년 이양´을 전제로 한 ´립서비스´ 발언이라고 보아야 한다. ´조직 정비와 고도의 군사훈련´을 위해서는 확고한 정신무장과 천문학적 국방비 증대를 필요로 한다. 친북 정권이 이러한 자세가 되어있다고는 벨사령관도 내심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4. 노 정권이 한미 연합방위체제를 해체시키고 그 대안으로 제시한 ´평.전시 협조본부 체제´에 대하여 벨사령관은 매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앞서 언급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한 발언이 바로 그것인데, 전반적으로 이 새로운 구상은 현재 도상(圖上)계획에 불과한 것이지 실제로 만들어진 것은 별로 없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벨 사령관은 한국측의 대안이 "(작통권 이양으로 인한) 지휘관계가 변화되기 전에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이 대안을 통해서만 군사력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이 문제들에 대한 답변이 제시되지 않으면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5. 또한 전시 작통권 이양에 있어 그가 강조한 미국의 ´보완전력´(bridging capability) 제공의 의미는 미 지상군 보다는 해.공군의 역할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6. 그는 한국이 원한다면, 작통권 이양에 이르는 과정에서 핵심 분야 곧 "주요 정보.정찰.감시체계에 대해 지원하고 협조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은 한국으로 하여금 주요 정보.정찰.감시체계에 대한 투자를 하도록 할 것"이라며 "한국군은 이를 통해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함으로써, 한국이 이 분야의 전력 공백을 막기 위해 국방비를 크게 지출해야 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7. 벨사령관의 오늘 발언으로 볼 때, 미국은 (한국이 획기적으로 한미 동맹을 복원할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떠날 각오가 되어 있고, 실제로 그 준비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사위는 던져진 것이다. 이제 공은 한국측으로 넘어왔다.
8. 벨사령관의 발언은 한마디로 美 안보.군사.국방 수뇌들의 오랜 분석과 고뇌 끝에 나온 압축 발언이다. "한국의 안보는 이제 한국이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다만 한국이 동맹 정신을 유지하면 도와줄 용의는 있다는 것이다.
9. 며칠 전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발언, 곧 "북한의 재래식 전력이 한국에 위협이 되지않고 있으며, WMD위협이 가장 중요하다"는 발언의 재확인이다. 곧 동맹이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안보 보다 북한의 WMD가 미국의 주요 관심사라는 것이다.
10. 벨 사령관의 오늘 발언은 한반도 위기와 격랑이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벨司令官 2009 작통권 이양 발언 의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