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인터뷰입니다. 민주당의 새 원내 사령탑으로 전병헌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전 신임 원내대표는 경선 과정에서부터 선명하고 강한 야당을 강조할 만큼 당내 강경파 의원으로 잘 알려져 있죠. 더욱이 새누리당 원내대표 역시 강한 여당을 기치로 내건 최경환 의원이 선출된 만큼 강 대 강 구도의 여야 관계, 또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민주당 우원식 최고위원 연결해서 원내대표 체제 교체의 의미와 당 현안에 대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송정애 : 안녕하십니까?
우원식 : 네, 안녕하세요? 우원식입니다.
송정애 : 네, 새 원내대표로 전병헌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이번 결과 어떻게 보십니까?
우원식 : 박근혜 출범 이후에 국정혼란이 계속 되었는데요. 특히 한미정상회담 도중에 성폭력 사건을 일으킨 윤창중 전 대변인을 야당이 줄기차게 반대했던 것처럼 인선에 실패했고 경제 민주화, 보편적 복지 공약은 슬그머니 사라졌습니다. 남북관계도 매우 최악의 상태로 치닿고 있고요. 이럴 때일수록 야당이 야당답게 국정의 혼란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더 강하게 견제 해야 한다.. 이런 여론이 당 내에서 많은 공감대를 입었고 그래서 대선패배 이후에 위기에 빠진 민주당이 국민의 마음속에 신뢰를 얻는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는 당내 인식이 선명성을 강조하는 전병헌 의원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송정애 : 그러니까 전에 나왔던 지역 안배론 이런 것보다는 강한 야당에 방점을 찍었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우원식 : 네, 그렇죠.
송정애 : 결과적으로 호남 출신의원들이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민주당이 호남색에서 탈피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우원식 : 좀 오해가 있는데요. 호남이 호남 출신 의원을 선출하는 것만을 기대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이 호남색에 너무 깊이 들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지도부 선출에 호남색을 탈피한 거다.. 이렇게 보는 것은 조금 오해가 있고요. 그동안 2002년 노무현, 그리고 지난 번 문재인.. 이런 후보들에 대해서 호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호남이 선택을 했거든요. 그래서 대권후보가 되었거나 대통령이 되었는데 그런 걸 보면 호남의 선택이 어디 있는가 이렇게 볼 수 있고요. 민주당 역시 마찬가지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송정애 : 그렇지만 대선 이후에 호남민심이 안철수 의원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런 이야기 많이 나오지 않습니까? 이렇게 되면 안철수 의원의 호남발 정계개편에 힘을 더 실어주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올 법 한데요.
우원식 : 저희가 호남출신이 없다고 해서 그런 문제는 아니고요. 안철수 의원은 본인이 호남출신이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남의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은 거꾸로 보면 민주당에서 호남출신 정치인이 당 지도부에 없어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호남에 바라는 정치, 호남이 기대하는 정치. 그것은 민주당의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의제를 품고 그에 걸맞은 유능한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오는 실망이고요. 그런 패배를 극복할 만한 자기 쇄신을 못했기 때문에 새로운 흐름에 주목한 것이 안철수 의원인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호남정치력을 복원하는 것은 묘수가 있는 게 아니고요. 국민과 괴리된 지금까지의 민주당 모습 즉 고통 받는 국민과 함께하려는 노력, 그리고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그런 민주당으로 다시 태어날 때 호남이 민주당에게 또다시 지지를 보여준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송정애 : 그러면 이제 지명직 최고위원.. 여기에는 지역안배가 고려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원식 : 특별히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호남에 유능한 분이 지도부에 들어가야 된다고 판단이 되면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할 수 있겠으나 지금 이제 민주당을 보면 소외되어 있는 지역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 분들이 들어와서 그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특별히 호남이기 때문에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한다.. 이럴 필요는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송정애 : 원대대표 선출까지 이제 일단 새 지도부 구성이 일단락 되었는데요. 새 지도부가 풀어야할 주요 현안.. 뭐가 있을까요?
우원식 : 우리 당 내로 보자면 쉽게 말해서 침체되었던 민주당에 활력성을 불어넣는 겁니다. 결국 잃어버린 국민적 지지를 회복하는 것. 이게 당의 활력을 불어넣는 건데요. 그 답으로 저는 민주당이 잃어버린 현장 속, 즉 국민이 고통 받는 곳으로 우리가 가야된다, 그런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달려가서 국민의 아픔을 함께하고 끝까지 책임지고 해결하려는 진정성을 갖춘 당으로 우리 체제를 바꾸는 것이 제일 급선무다, 이렇게 생각 하는데요. 예를 들면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왜곡된 경제질서인 갑을 관계로 대표가 되어지는 이런 잘못된 경제질서의 회복.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 이런 것들이 민주당이 맨 앞에 서야 될 그런 일이고요. 외부적으로는 지금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 아주 강한 견제를 날려서 더 이상 국정 파탄이 반복되지 않도록 민주당이 정신 바짝 차리고 박근혜 정부를 견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송정애 : 예,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 결과도 나왔죠. 최경환 의원이 선출됐는데요. 어떨까요? 청와대에 쓴소리 하는 여당의 모습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우원식 : 글쎄, 그래야 되죠. 새누리당이 지금 처한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가 대통령은 보이는데 집권 여당은 국민들한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거든요. 대통령의 결정에 절대적으로 추종하는 모습.. 그게 정권실패의 큰 원인 중 하나다.. 저희는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대통령 의중만 살피는 태도를 취함으로써 존재감 없는 여당을 스스로 이제는 극복해야 될 때고 그래서 최경환 신임원내대표도 이런 점들을 의식해서 존재감 없는 여당을 표방했지만 그런 일들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서로 대화와 타협을 하는 여야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이 분 역시 대통령 최측근이고 원조 친박이라는 정치적 평가가 있거든요. 그런 점을 볼 때 쉽지 않은 것 아닌가... 저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송정애 : 네, 물론 국민 입장에서도 술술 협조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10월 재보선도 있고 내년 6월 지방선거도 있고.. 여기에 지금 새 원내대표 두 분 모두 당에서 강성으로 분류되는 분들이라 대립될 일이 많은 상황에서 대화관계가 잘 풀릴까 걱정되는 면도 있거든요.
우원식 : 그러니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를 서로 잘 들으면 됩니다. 민주당의 이야기가 그저 야당, 반대를 위한 반대... 이런 건 아니거든요. 지난 번에 윤창중 사건만 봐도 야당의 목소리에 조금만 귀를 기울였다면 지금과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거든요. 그래서 야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거죠. 지난 번 이한구 대표 시절, 제가 원내 수석으로 있었을 때 제가 협상 책임자를 맡아서 일을 했었는데 야당을 야당으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강대강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은 국민들에 의해서 굉장히 어려운 시기고 남북 관계도 매우 어려운 시기고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성공을 해야 국민들도 성공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본다면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그런 여당이 되고 그리고 야당이 하는 소리가 국민을 위해서 어떤 소리를 하는지 면밀히 살펴보는 여당 지도부가 되어야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송정애 : 아무래도 여야 새 원내대표 첫 대결작은 6월 임시국회.. 그것도 이제 경제민주화 법안 처리가 될 것 같은데요. 최경환 원내대표가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경제민주화 법안은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나 적용 범위나 내용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원식 : 그러니까 새누리당이 이야기하는 것은 앞에서는 굉장히 좋은 이야기를 하는데 뒤에 ‘그러나’가 꼭 붙어요. 그 ‘그러나’가 문제입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박근혜 후보도 공약한 바가 있고 우리 당 후보도 공약한 바가 있는 그런 법안 들이 많거든요. 지난 번 6인 협의체 통해서 여야 간의 83개 법안을 정리해 놓은 게 있습니다. 그 중에 지난 4월 국회에서 16개인가를 처리하고 나머지가 다 남아있는데요. 요즘 소위 갑을관계로 대표되는 남양유업 사태니 어제 대리점 주가 자살하고.. 이런 문제들이 다 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서 생겨난 문제들이거든요. ‘그러나’ 소리는 붙이지 말고 우리가 합의했던 경제민주화 법안.. 그것은 빨리 처리해야 됩니다. 이번 6월 국회에서 한시라도 급하고요. 6월 국회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이미 합의한 법안에 대해서는 우선 처리하자.. 저희는 그렇게, 야당에선 이야기합니다.
송정애 : 그리고 민주당에서 ‘을 지키기 경제민주화추진위원회’ 구성하셨잖아요. 여기에서도 새로운 법안이나 정책 같은 게 나오는 겁니까?
우원식 : 물론 저희들도 쭉 준비를 해가고 있습니다. 위원회가 구성이 되었는데 이건 지금 국민적 관심사, 국민 대다수가 공감대를 이루는 문제이기 때문에 저희들도 이 위원회를 통해서 이벤트식으로 한다거나 그런 생각은 전혀 없고. 정말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 그래서 입법도 잘 해야 되겠고요. 갑의 횡포, 을의 눈물로 상징되어지는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어려움이 있는 국민들과 아픔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구가 되도록 하면서 지금 83개 법안으로 준비되어지고 있는 저희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있는데 그 이외에 추가적으로 필요한 이런 것들이 계속 사회현상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을의 아픔을 해소해 나갈 수 있는 법안들은 지속적으로 현장에서 그리고 저희 당에서 만들어 나가겠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송정애 : 네, 안철수 의원이 10월 재보선에서 독자세력화를 밝혔는데요. 지금으로선 정당보다는 무소속 네트워크에 힘을 더 쏟는 분위기입니다. 이 형태로 승산이 있다고 보십니까?
우원식 : 지금은 이제 정당을 만드는 데 있어서 안철수 의원 쪽에서 보면 정당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인적, 물적 자원을 만들어내기에는 시간상으로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발상을 뒤집어서 기존 정당 방식이 아니라 이런 네트워크로 해보겠다고 하는 건데 지금은 정당이 있고 없고 보다는 10월 재보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데 있어서는 좀 다른 측면.. 얼마나 참신한 사람이 나오느냐, 그리고 출마할 사람들의 면면이 어떤가, 그리고 그 사람들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어떤 방향을 지향하느냐.. 이런 것들이 중요할 겁니다. 저희 민주당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런 점에서 보면 무소속 네트워크가 성공을 거둘지 어떨지는 그렇게 후보를 내는 사람들의 면면을 통해서 국민들이 판단해 갈 텐데 민주당 역시 그렇게 보고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써는 별로 정해진 게 없는 상황에서 아직 판단하기엔 부적절하다는 이야기죠.
송정애 : 결국엔 어떤 사람이 모이느냐, 이 문제에 달려있다는 말씀이시죠?
우원식 : 그런 거죠.
송정애 : 박원순 서울시장을 견제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이 담긴 문건이 국정원 내부문서다.. 이런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 않습니까? 민주당에서는 어떻게 대응하실 계획이십니까?
우원식 : 그 이명박 정부 때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사건부터 지난 대선 때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까지 살펴보면 불법적인 감시, 공작, 회유, 협박.. 이런 우리 사회가 이제는 자유로워질 줄 알았던 과거 독재 시대 공포정치의 잔재가 거의 완벽하게 그대로 되살아나고 있다고 보여지거든요. 결국 정보기관을 동원한 상시적인 비판 세력에 대한 감시, 사찰을 하지 않으면 정권을 유지할 수 없었던 과거 독재정권의 DNA가 지난 이명박 정부를 비롯해서 새누리당에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습니다.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과 같이 이명박 정권에서부터 현재 박근혜 정부까지 정보기관의 정치개입 공작 의혹들은 철저하게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밝혀져야 될 겁니다. 민주당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우리 민주당에서는 민주화 이후 정권이 정보기관을 동원하는 최악의 부정선거라고 규정하고 있고요. 검찰 수사 등 결과를 지켜보면서 할 수 있는 권한을 동원해서 이 사건을 철저하게 파헤칠 겁니다. 그리고 검찰 수사가 끝나면 곧바로 국정조사를 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지난 번 여야 간의 합의를 그렇게 해놨죠. 그래서 이 사건은 절대로 한 치도 저희들이 놓치지 않고 명명백백하게 파헤칠 겁니다.
송정애 :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우원식 : 네, 감사합니다.
송정애 : 지금까지 민주당 우원식 최고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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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tbs<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와의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