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퇴근길 이철희입니다> 2부, 시작하겠습니다. 퇴근길 인터뷰 시간인데요.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철희 : 최고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이혜훈 : 네, 안녕하세요!
이철희 : 저 기억하시죠?
이혜훈 : 아, 네, 잘 알고 있습니다.
이철희 : 제가 TV토론 때 여러 분을 만났었는데요, 지난 대선 때도 그렇고, 제가 가장 힘들었던 분이 이혜훈 최고위원이었습니다.
이혜훈 : 아휴, 무슨 말씀을...죄송합니다.
이철희 : 요즘은 조금 덜 바쁘신가요? 어떻습니까?
이혜훈 : 아, 네, 뭐 괜찮습니다.
이철희 : 아 그래요? 제가 질문 드릴게요. 아무래도 요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동양그룹사태일 것 같은데요. 금융당국의 보도를 보면 동양의 위험성.. 얼마나 부실한지를 알고 있었다고 하는데 제대로 감독을 하지 않아서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혜훈 : 만약에 위험성을 인지 못했다면 더 큰 문제죠. 무능하다는 이야기니까요. 위험성을 인지했을 거라고 봅니다. 지금 보면 6개월 전에, 그러니까 지난 4월 달이죠. 시행령을 만들어놓고도 동양그룹이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에 연기해줬다, 라는 여러 가지 주장들이 나오고 문건도 나오고 그러지 않습니까? 분명히 위험을 인지했을 것 같고요. 굉장히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금감원도 문제라고 저는 보는데요. 금감원은 재벌의 계열사들이 발행한 회사채와 CP기업어음을 그 같은 계열 안에 있는 증권사가 3개월 이내에 팔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 규정이 이미 현행법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어기고 동양그룹이 자기 증권사를 통해서 이걸 팔고 있었거든요. 이걸 알지 못했다면 이것은 정말 더 큰 문제예요. 무능인 것이니까. 그런데 이것을 무능해서 몰랐느냐, 아니면 알고도 묵인했느냐, 저는 이거는 밝혀져야 된다고 봅니다. 굉장히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이철희 : 네, 제가 증권회사에 있는 지인에게 물어봤더니요. 연초부터 사실은 동
양증권하고 거래를 다른 증권회사들이 중단했다고 하더라고요?
이혜훈 : 네, 그 이야기는 다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겠죠.
이철희 : 그렇죠. 그럴 정도면 금융당국이 당연히 아는 게 정상이었을 것 같은데... 지난 8월에 청와대 서별관에서 경제 수장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처음에 이걸 아니라고, 만난 적 없다고 그랬다가 뒤늦게 시인했잖아요.
이혜훈 : 참 걱정입니다.
이철희 : 이걸 왜 번복했을까요? 처음부터 숨기지 않아도 될 일 아닌가요?
이혜훈 : 그러니까 이런 일을 하셨기 때문에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무슨 생각을 하시냐면, 저만 하더라도 왜 부인을 했을까, 뭔가 숨길만한 일이 있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상식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이런 오해를 받지 않으시려면 왜 번복했는지 말씀을 해주셔야 하고,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하셨으며, 결론이 무엇이었으며, 왜 모이셨는지에 대해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를 이야기하셔야 됩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오해를 하거나 의혹을 갖거나 하지 않으시겠죠.
이철희 : 네, 맞는 말씀이십니다. 거기 참여하신 분들이 또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랑 또 이런 저런 학연으로 엮인 부분들이 있어서 이른바 음모론이 생겨나기 딱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이혜훈 : 네, 이런 음모론을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싶으실수록 빨리 왜 회의를 하셨으며 무슨 이야기를 하셨으며, 어떤 결론을 내리셨는지를 납득할 수 있게 말씀하시는 게 좋다고 봅니다.
이철희 : 네, 이런 사태를 보면 사실은 이 최고위원님 같은 분들이 일찌감치 금산분리를 강화해야 된다는 주장을 하셨잖아요? 그건 뭐 선견지명이 있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우선 평소에 주장해오시던 이 금산분리에 대한 내용을 짧게 설명해주시죠.
이혜훈 : 금산분리를 쉽게 말씀드리면 재벌 총수들이 서민들이 맡긴 돈을 부당하게 날려버리지 못하도록 안전판을 만들어 주자, 금과 산 사이에 안전장치, 소위 방화벽을 만들어서 돈이 섞이지 않게 해주자, 라는 거거든요. 이제 동양사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동양증권이라는 우량한 금융회사에 고객들이 돈을 맡겼는데, 알고 보니 이 회사는 우량했지만 부실한 다른 금융회사가 아닌 다른 비금융회사가 망하면서 돈을 당겨다 쓰는 바람에 고객들은 그런것을 알지도 못하고 그 부실한 계좌로 돈이 흘러가서 총수가 부당하게 당겨다 쓰는 바람에 돈이 다 날아간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 사이에는 칸막이를 쳐 줘야 합니다.
이철희 : 그렇죠.
이혜훈 : 그게 바로 금산분리거든요? 그렇게 하자고 저희가 이제 옛날부터, 사실 많은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데는 이런 사태가 생기기 때문에 하지 말자 했던 거예요. 그런데 우리나라 재벌회사의 구조가 동양그룹만 이런 것이 아니고, 지주회사로 간 SK와 그 다음에 LG, 두 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똑같습니다. 그래서 동양사태와 같은 그런 사건이 다른 재벌회사도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2, 제 3의 동양사태를 막으려면 지금이라도 빨리 금산분리를 해야 됩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이라고 볼 수 있는 모 그룹도 똑같은 구조예요. 예를 들면 전자가 지금 잘 나가서 돈을 다 벌어오고 있지만 그 전자의 주식을 생명이 8,90%를 가지고 있어요. 근데 이제 다른 나라에 노키아라는 굉장히 잘나가는 전자회사가 있었지만 그게 IT라는 게 굉장히 부침이 심하거든요. 잘나가는 IT회사가 갑자기 망하는데 1년도 안 걸렸어요. 노키아도. 이런 식으로 잘나가는 전자회사도 안 좋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전자가 예를 들면, 만약에 안 좋아지면, 그 전자의 주식을 8,90% 가지고 있는 생명이 같이 안 좋아지는 것이거든요? 그럼 그 그룹사 전체를 떠받치고 있는 전자와 생명이 안 좋아지면 그 회사가 언제 이런 일을 당할지 알지 못합니다. 그럼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가 순환출자...사실 우리나라 재벌들의 구조라는 것은 반도체 회로보다 더 복잡해요. 순환출자의 고리에 의해서 복잡하게 엉겨있는 이 회사들이 거의 같이 망하는 거거든요? 동양그룹처럼.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 경제자체가 흔들흔들 하는 일이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소위 경제민주화.. 라는 것이 재벌을 힘들게 하자, 재벌을 옥죄자, 재벌을 못살게 굴자.. 가 아니고 재벌을 건강하게 만들어서 재벌을 살리자는 겁니다. 이 금산분리를 하루 빨리 하지 않으면 제 2, 제 3의 동양사태가 다른 재벌그룹에서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철희 : 경제민주화가 재벌살리기라고 말씀하셨는데...
이혜훈 : 네, 건강하게 만들자는 거죠.
이철희 : 네, 이 다른 인터뷰에서 밝히신 걸 보면 경제민주화 입법과 관련해서 재벌들의 로비가 좀 심하다, 이런 말씀하셨는데 지금도 그렇습니까?
이혜훈 : 아유, 무지하게 심하죠.
이철희: 그래요?
이혜훈 : 불과 얼마 전에 상법개정안 할 때를 보셨으면 아실 거예요. 상법개정안은 자산 2조원이상의 상장기업에만 적용이 되는 개정안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기본법 3조 1항을 보면 중소기업은 자산이 5천억 이상이 되면 중소기업에서 제외한다고 되어 있어요. 그 이야기는 뭐냐면,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기업만 대상으로 하는 이번 상법개정안은 중소기업에 적용이 될 수가 없는 법이잖아요? 그런데 그 상법개정안에 대해서 전경련이 중소기업들을 다 앞세워서 이 법이 통과되면 우리나라 알짜 중소기업들이 중국기업에 적대적 M&A당하고 다 넘어간다고 성명서를 내고 데모를 하고 모든 방송, 신문, 모든 언론들이 다 떠들었어요. 근데 기가 막힌 건 언론들도 다 그 보도를 그대로 해주고 그 다음에 더 기가 막힌 건 그 상법개정안을 낸 정부도 단 한 번도 그 주장이 틀렸다는 반박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재계.. 그런 말들을 그대로 다 따라주고 아무도 반박하지 않는 건 왜 그런 걸까요?
이철희 : 정부가 냈으면 나름 반박할 법도 한데 안했다는 말씀이네요?
이혜훈 : 제가 너무 기가 막혀서 어느 날 최고 위원회에서 재계가 이렇게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악의적으로 왜곡하는데 말이 되냐, 왜 정부가 가만히 있느냐, 라고 이야기를 했는데도 그 이야기를 계속 해도 정부는 보도자료 한 번 안내시더라고요.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이야기하는 것을 잘못 반박하거나 왜곡을 하면 소송하십니다. 그런데 소송은 고사하고 반박자료도 안 내셨어요.
이철희 : 네, 말씀 들어보니까 갑갑하네요.
이혜훈 : 짐작하시리라 봅니다.
이철희 : 그런데요, 제가 조금 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릴게요. 경제민주화가 좀 뒤로 밀리고 경제활성화론이 부상하는 것 같다, 이런 평가들을 많이 하는데 동의하십니까?
이혜훈 :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죠.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그 재벌을 사실상을 살리는 거지만 왜 재벌이 반대하느냐, 지금 가지고 있는 이 달콤한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전횡할 수 있는 권한, 횡포를 즐기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당장은 그 권한을 내려놓고 싶지 않으니까 장기적으로는 자기들한테 살 길이지만 당장은 이 권한이 달콤하기 때문에 그럴 것일 겁니다. 그런데 재벌들이 들고 나오는 논리는 이걸 하면 싫으니까.. 당장은 경제가 어려우니까 살리는 게 더 중요하고, 이것을 하면 경제살리기에 방해가 된다고 주장을 해요. 틀린 논리지만... 그게 국민들한테 일정부분 먹히는 논리예요. 국민들은 자꾸 속아 넘어가는데 경제활성화가 중요하다는건 이번에 동양사태가 그게 거짓말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죠. 경제민주화를 희생시키고 포기해서 우리가 이번에 경제활성화를 달성했나요? 오히려 동양사태 같은 게 나서 경제가 타격을 입고 수많은 사람들이 손해를 봤죠. 4만 9천명의 개미투자자들이 2조원의 손해를 보는 게 이게 경제활성화인가요? 아니죠. 오히려 경제민주화를 해야 제대로 된 경제활성화가 되는 거고 그 다음에 경제활성화가 되도 그 과실을 가져가야 될, 정당하게 가져가야하실 분들이 가져가는 제대로 된 경제활성화가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철희 : 네, 오늘 참 말씀 시원시원하게 해주셔서 고맙고요. 저는 정리가 많이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이혜훈 : 감사합니다.
이철희 : 지금까지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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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TBS<퇴근길 이철희입니다>와의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