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청렴위원회로부터 4천만원의 불법정치자금과 7천여만에 이르는 향응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이 심경을 밝혔다.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권 의원은 지난 21일 당 홈페이지에 올린 (사필귀정) 음모와 사술은 결코 진실을 이길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청렴위원회는 정신 나간 허위주장만을 그대로 믿고, 당사자인 낭게 한마디 사실 확인도 없이 검찰에 고발하고 보도자료까지 냈다"며 "어찌 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러한 청렴위원회에게 국민의 혈세를 낭비해 가면서 과연 국가의 부패방지와 청렴업무를 맡겨도 되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이라며 청렴위원회 측에 대답을 촉구했다. 아울러 청와대를 겨냥 "(청렴위원회는)대통령 직속기관이기 때문에 고발 이전에 노무현 대통령 및 청와대 참모진에게 보고하고 처리방향을 지시받았다고 판단된다"며 "사전인지했다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이같은 요구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 및 청렴위원회으 명확한 해명과 사과가 없을 경우, 응분의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 경고했다.
아래는 권철현 의원의 관련 글 전문
事必歸正! 陰謀와 邪術은 결코 眞實을 이길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당원동지 여러분 !
저는 지난 10월, 국가청렴위원회로부터 4천만원의 불법정치자금과 7천여만에 이르는 향응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바 있었습니다. 결국 오늘 검찰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事必歸正입니다. 그러나 事必歸正으로 받아들이고 말기에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었고, 명예를 먹고 산다는 정치인인 저에게는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10년 전 저는 주위의 권유로 낡은 정치를 혁파하고 나라와 사회발전을 위한 더 나은 길을 찾고자 학자의 길과 시민운동활동을 접고 정치에 입문하였습니다. 그러하기에 10년여 동안 정치를 해 오면서 시민운동 정신과 학자적 양심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정치를 바로잡겠다는 初心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단 한 번도 어둡고 부끄럽게 살아오지 않았고, 그것을 자부심으로 생각하며 온갖 유혹과 어려움을 이겨내 왔기에 청렴위원회의 고발은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검은 돈과 부적절한 향응을 받았다는 것은 단지 정치인 권철현으로서 만이 아닌 자연인 권철현의 모든 양심과 명예, 삶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을 의미하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즉시 기자회견을 열어 청렴위원회의 고발내용이 사실이 아니며 惡意가 있는 거짓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특히 청렴위원회의 조사 절차上 중대한 하자가 있으며, 여기에는 모종의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청렴위원회는 제보가 있은 후 4개월이나 지난 시점에서, 그것도 국정감사 기간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추천한 청렴위원이 잠시 공석이었음을 惡用하여 전격적으로 고발 처리하였습니다. 당사자인 저에게는 단 한차례의 의견청취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흔한 전화 한 통화조차 없었습니다.
제1야당 중진 정치인의 정치생명이 달려있고 야당탄압 등 정치쟁점화가 예상되는, 파장이 매우 큰 사안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안을 사기죄로 장기간 수형생활을 하면서 정신상태 마저 의심스러운 제보자의 허위주장만 일방적으로 믿고 처리하였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 이런 대통령 직속기관이 있을 수 있습니까? 그러나, 事必歸正이라 … 4천만원의 불법정치자금도, 7천여만원의 향응 제공도, 현역 4성 장군이 제 앞에 무릎을 꿇었다는 내용도 결국 모두가 허위임이 밝혀졌습니다.
청렴위원회는 이런 정신 나간 허위주장만을 그대로 믿고, 당사자인 저에게는 단 한마디, 한 차례의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검찰에 고발하고 보도자료까지 내서 언론에 공표함으로써 저의 명예를 훼손하고 정치적 치명상을 입히려 하였습니다. 어찌 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단지 청렴위원회의 무능력과 양심의 부재로만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청렴위원회에게 국민의 혈세를 낭비해 가면서 과연 국가의 부패방지와 청렴업무를 맡겨도 되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청렴위원회 정성진 위원장과 김성호 사무처장에게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 명확한 답변을 촉구합니다.
첫째, 정치생명은 물론 개인적 명예와 도덕성을 송두리째 짓밟는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당사자인 본인에게는 단 한마디의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한쪽의 일방적 주장만 들은 채 언론에 보도자료를 내고 검찰에 고발한 底意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대답해야 합니다.
둘째, 대통령 직속기관이기 때문에 검찰 고발 이전에 노무현 대통령 및 청와대 참모진에게 보고하고 처리방향을 지시받았다고 판단됩니다. 이에 대한 사실 여부도 밝혀져야 합니다. 대통령이 사전 인지했다면, 대통령의 사과를 정중하게 요구합니다.
셋째, 청렴위원회의 행위가 무모하고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이에 대한 정치 도의적 책임을 지고 본 의원에게 공개 사과함과 동시에 두 분은 그 職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합니다. 또한 이런 청렴위원회의 존재는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바, 대통령에게 위원회의 해체를 건의 하십시오.
만일 이와 같은 본 의원의 요구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 및 청렴위원회의 명확한 해명과 사과가 없을 경우에는 그에 따른 응분의 조치가 취해질 것임을 엄중 경고합니다.
국가의 청렴의무를 관장하는 것은 한 나라의 紀綱과 正義를 바로 세운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따라서 직무의 중요성에 비례하여 일의 처리도 공정하고 신중해야 하며 정확해야 합니다. 직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만용을 부리고, ‘우리 편’이 아니다 싶으면 무조건 상처를 내기 위해 검찰에 고발하고, 나중에 ‘아니면 말고’라는 식은 결코 있을 수 없으며 절대 있어서도 안 됩니다.
더욱이 편향된 정파성과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정권의 입장에 서서 일을 처리하려는 것은 용서받을 없습니다. 청렴위원회의 업무처리 자세와 인식이 그러하다면, 청렴위원회는 국가·사회의 正義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즉시 문을 닫아야 합니다. 청렴위원회 위원장과 사무처장의 성의 있고 양식 있는 답변과 처신을 기대합니다. 지금 당장은 감추고 속일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陰謀와 邪術은 결코 진실을 이길 수 없으며, 역사와 시간의 양심이 반드시 진실을 밝혀낼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 동안 저에게 많은 격려와 위로의 말씀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 특히 제 고향 부산시민 여러분 그리고 지인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몸과 마음을 더욱 가다듬어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깨끗하고 정의로운 정치인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어떤 시련에도 흔들리거나 굴하지 않고 올바른 저의 길을 가겠습니다.
무죄판결 권철현 의원 사필귀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