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의원 (정의당 외교안보위원장, 국회 국방위) tbs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와의 인터뷰
주한미군 사드배치 결정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동북아의 신냉전시대가 도래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저께 북한이 쏘아올린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즉 SLBM을 사드가 요격할 수 있는지도 새로운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정의당 외교 안보본부장을 맡고 있는 분이죠. 김종대 의원과 함께 사드배치 문제를 둘러싼 쟁점들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김만흠 : 안녕하십니까?
김종대 : 네. 안녕하세요.
김만흠 : 네. 지난 6월 초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에서 한민구 장관이 사드 배치를 좀 기정사실화하는 그런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이렇게 급격하게 사드 배치 결정이 된 겁니다. 그 결정된 배경 뭐라고 보십니까?
김종대 : 저는 이게 국방부 차원에서 과연 결정했을까, 의문시되는 것이 7월 5일 날 대정부 질문에서까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정말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실무검토 중인데 그 검토결과를 나도 아직 보고를 못 받았다, 이랬거든요. 그런데 불과 이틀 후인 7월 7일 날 사실상 결정이 되고 7월 8일 날 발표했어요. 그럼 그 중간에 무슨 변수가 있었는가, 추적해보니까 7월 7일 날 청와대 서별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위가 열렸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NSC에서 결정됐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결국은 국방부가 아닌 청와대가 개입을 해서 이 사드 배치 결정을 전격적으로 밀어붙이는 양상으로 전개되지 않았는가, 생각이 됩니다.
김만흠 : 5일까지만 해도 국회에서 한민구 장관이 실무 작업 진행 중이고 거기에 대한 보고를 아직 받지 못한 상태라고 했는데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결정이 됐군요? 그러면?
김종대 : 물론 그 전부터 계속 결정이 되고 내부적으로 검토를 마친 상태였는데 장관이 국회에 와서 논란을 피하려고 잘못된, 말하자면 위증에 가까운 발언을 했을 수도 있어요. 검토를 해놓고도 사실 검토가 덜 끝났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만 어쨌든 어느 쪽이든 문제가 되는 것이죠.
김만흠 : 네. 일본 신문,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한국이 사드배치 발표를 10월쯤 한미연례안보협의 때, 그 때로 미루자고 제안했지만 미국이 발표 시기를 앞당겨 달라고 한국에 압박을 했다, 이런 보도도 있던데 그렇게 됐을 개연성도 있습니까?
김종대 : 그러니까 최근에 미국의 고위 관리들의 잦은 방한이 왠지 좀 석연치가 않습니다. 사드 결정을 할 당시에도 미국의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와있었고, 또 최근에 주한미군의 미 백악관의 비확산 전문가가 부임한 거라든지 굉장히 숨이 가쁜 외교 행보가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 이것은 국방부를 건너뛰고 아예 청와대를 미국에서 직접 만나는 이런 양상으로 보여 졌거든요. 또 주한미군사령관도 청와대 김관진 안보실장을 직접 접촉한다든가 이런 양상으로 해서 최고위 정책결정자부터 압박해 들어오니까 국방부는 오히려 뒤따라가고 그 속도를 맞추느라 급급했던 거 아닌가, 싶습니다.
김만흠 : 네. 이번 사드 배치 결정 시점의 문제입니까, 아예 배치 자체의 문제입니까?
김종대 : 우선 배치 자체는 암묵적으로 결정이 되어 있다고 봤습니다만 사실상 중국, 러시아의 반발이라든가 국내의 부지 선정의 어려움 때문에 이렇게 쉽게 결정하리라고 저는 예상을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배치 시기의 문제가 저는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 중국, 러시아가 가장 반발할 수 있는 시점이라는 거예요. 잔뜩 자극해놓고 중국, 러시아가 뭔가 결정만 하면 가만히 안 있겠다, 이렇게 벼르던 시기에 마치 밥상 차려주듯이 딱 결정된 것을 내놓았다는 거, 그 다음에 부지 문제도 그렇습니다. 충북 음성, 경북 칠곡, 경기도 평택, 강원도 원주 해가지고 잔뜩 지역의 주민들을 자극해놓은 상태에서 이제는 부지가 단수로 선정되어서 발표만 앞두고 있다, 이렇게 해버리니까 이건 뭐 아주 벌집 쑤신 듯 되어버렸어요. 결국은 모든 국내외에서 역풍이란 역풍, 반발이란 반발을 가장 극대화하는 양상으로 사실상 관리가 됐다는 거죠. 이건 뭔가 좀 정책 관리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김만흠 : 방금 지적하신 시점에 지금 특히 중국, 러시아의 반발이 크기도 하지만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 무수단 미사일 발사까지 일부 성공한 상황인데 우리 정부에서는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마땅히 취해야 할 정당한 방어조치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게 설득력 있는 해명이라고 보십니까?
김종대 : 그러니까 오로지 북한 미사일 하나만 보고서 결정을 한다면 나머지 변수를 다 제거해버린다면 그거 말도 일리 있게 들리죠. 그러나 안보라는 게 어디 그렇습니까? 우리가 한반도에서 안보라고 하면 행위자가 단순히 남북한만 있는 게 아니라 주변 4강이 존재하고 여러 가지 변수 속에서 움직이는 게 한반도의 전략적 상황인데 이걸 도외시하고 오로지 북한 미사일 하나만 보고 우리는 어떤 방어적 수단도 취할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면 뭐 하러 사드만 이야기 합니까? 핵무기도 갖다놓고 다 하죠. 그러니까 그런 점에서 좀 무모함이 있다고 봅니다.
김만흠 : 네. 여러 가지 방어조치의 효과는 있을 수 있겠지만 다른 변수도 고려해야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중에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에 반발을 극대화하고 있는 시점이라는 것인데 이번 결정, 한중 관계라든가 또 러시아의 관계, 대북 제재 공조 체제에 어떤 영향을 직접 줄 수 있다고 보십니까?
김종대 : 저는 그것이 가장 뼈아픈 실책이라고 봅니다. 지금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한목소리로 이야기를 하고 있고, 유엔 결의 2260호가 지금 집행 중에 있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어떤 북중러 대 한미일로 이렇게 나뉘는 신냉전구도를 촉발하는 선택을 했다, 이것이 사드배치라고 한다면 이것은 이제 국제 제재하던 것은 온데 간 데 없어지고 미중 간에 그레이트 게임, 즉 강대국 정치의 양상으로 변화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최대 수혜자가 누구냐? 이것으로 이익을 보는 것은 저는 당연히 북한이라고 봐요. 북한은 그렇지 않아도 국제적 고립을 탈피할 경로를 못 찾고 있었는데 이렇게 국제정치의 다른 변수가 생기고 냉전적 양상으로 된다면 중국,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전략적 가치를 재발견할 거 아닙니까. 그리고 거기에 편승해서 어떤 미국의, 또 국제사회로부터의 압박의 고리를 돌파해버릴 수 있는 실마리를 북한이 찾게 되었다, 이게 결국은 북한의 핵문제를 푸는데 있어서 얼마나 더 큰 어려움으로 다가올 것이냐, 단순한 북한 핵문제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이런 어떤 지정학적 상황에서 냉전적 상황이 된다면 우리 국가의 자율성이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우리 원칙이 상실되는 건데 이거야말로 참 악수 중에 악수라고 보는 것이고 김정은 위원장한테는 신의 한수와 같은 것이죠.
김만흠 : 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대화의 필요성을 이야기했을 때 지금은 국제적인 북한에 대한 압박이 필요하고 우리도 거기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그래야 효과가 최대로 나올 수 있다, 라고 했는데 오히려 지금 사드 배치는 그 효과를 무너뜨리는 게 되네요?
김종대 : 사드가 이제 들어오고 나면 세계 2위의 핵보유국인 러시아하고 세계 3위의 핵보유국인 중국이 한국을 압박하게 될 겁니다. 북한이 압박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가 압박당하는 거예요. 북한을 제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제재 당할 수도 있습니다. 이게 자칫 경제적인 측면의 문제로 불똥이 튄다면 그 고통은 북한이 받는 경제적 압박보다 한국이 받는 경제적 압박이 훨씬 고통스러울 겁니다. 우리는 가진 게 너무 많기 때문이거든요. 그렇다면 이게 북한 미사일 하나만을 바라보고 어떤 선택이든 다할 수 있다, 이러한 무모함이 결국 치르게 될 뼈아픈 대가라는 게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서도 이러는 것이냐, 그런 점에서 저는 개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김만흠 : 특히 북한 문제에 있어서 중국 관계 중요하다는 거 알고 있기 때문에 한중 관계 이야기는 자주 나왔습니다만... 러시아 걱정이다, 특히 김 의원께서는 러시아가 사실은 더 중대할 수 있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나온 러시아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김종대 : 제가 중국보다 러시아가 단기적으로 더 걱정이다, 라고 이야기했던 것은 중국 같은 경우는 이거 뭐 이렇게 되면 우리도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무슨 조치인지 이야기를 안 하고 굉장히 두루뭉술하게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러시아는 그런 식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곧바로 미사일 부대를 한국의 사드배치를 향해서 공격적인 배치를 하겠다, 아예 다짜고짜 이렇게 나오거든요. 굉장히 노골적인 군사적 조치를 전면에 내세우는데 이게 러시아 스타일이에요. 그런 것들이 한반도에 결국은 핵전쟁의 위기를 고조시키는 긴장고조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러시아는 훨씬 단기적이고 구체적인 조치를 선호합니다. 이런 게 저로써는 더 중국보다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위기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 이걸 우려했던 건데 마침 러시아가 그렇게 나왔습니다. 동북아로 미사일부대를 이동시키겠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어떤 러시아의 군사적 압박, 거기에 중국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레버리지가 강하지 않습니까. 각종 어떤 사회, 경제적인 한국에 대한 차별적 조치, 또는 앞으로 대륙붕에서 한중간에 경계선 설정에도 어려움을 줄 것이고, 또 서해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 해결하는 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고, 또는 이어도 영유권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고... 이런 다방면에서의 불이익들이 언제라고 할 것도 없이 서서히 나타난다는 점에서 또 중국에 문제가 있는 것이죠.
김만흠 : 네.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정부 내부에서 충분히 알고 있고 또 고려하지 않았을까요?
김종대 : 저는 미국이 우리 정부를 압박할 때 중국, 러시아의 반발을 너무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있지 않느냐, 또 미국이 직접 중국, 러시아를 부지런히 접촉하고 있다, 이런 긍정적 신호를 우리 정부에 미국이 주고 그러면서 사드 배치에도 별 문제가 없다, 오히려 지금이 한미동맹 차원에서 배치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달라, 이런 류의 어떤 압박 내지 설득이 있었다고 봅니다.
김만흠 : 네. 알겠습니다. 북한이 이제 그저께 SLBM, 즉 잠수함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사드가 과연 이것까지도 막을 수 있는지 쟁점이 되고 있는데... 한민구 장관은 동해안 동북 쪽에서 날아온 SLBM은 요격할 수 있다고 발언했는데 어느 특정한 것만 요격할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입니까?
김종대 : 그러니까 그 과정 자체가 매우 비합리적인데 SLBM 즉 잠수함이라는 게 뭐냐, 잠수함을 개발한 이유는 일종에 자객이에요. 자객. 상대방이 모르게 은밀하게 후방 쪽으로 침투해서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수함이라는 것의 탁월함이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어제 한민구 장관이 나와서 한 발언은 뭐냐 하면 잠수함이 우리나라 동북 방향, 즉 북한이 미사일을 지상에서 발사하는 것과 유사하게 우리나라 전방위에서 한국을 향해 발사할 경우, 이럴 경우에 요격에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과정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거예요. 잠수함은 은밀하게 후방에서 발사하려고 만든 무기인데 왜 노출되기 쉽게 사드 요격체계에 부합되게 발사할 이유가 없고 그걸 그런 과정을 통해서 사드가 도움이 된다고 하면 이거는 뭐 노골적인 사드 띄우기를 위해 만드는 그냥 들이대는 하나의 명분에 불과하다고 보는 거지, 아니 무슨 사드가 잠수함 미사일을 잡습니까? 이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게 되면 참 얼마나 황당한 이야기인가, 하는 것은 조금만 군사적 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알 수 있죠.
김만흠 : 네. 지금 정의당하고 국민의당에서는 사드 배치 관련해서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한민구 장관은 주한미군의 무기체계 배치는 그동안에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서 이뤄져 왔다, 그래서 이번에도 동의 받을 사안 아니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김종대 : 글쎄 뭐 우리 군사정책이라는 게 얼마나 법치주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는가, 하는 이게 특수한 영역으로 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 또 실감이 나는 건데... 과거에 미국이 핵무기를 배치할 때도 아무런 동의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보십시오. 이게 헌법 60조에 국가안전보장의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주권에 영향을 미치는 조약에 대해서는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되어 있거든요. 그러면 지금까지 그렇게 중요한 군사정책을 조약이나 협정에 의하지 않고 정부의 재량권으로 해왔기 때문에 동의를 안 받은 건데 헌법은 이런 중대한 조치는 조약이나 협정을 맺어서 국회 동의를 받아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그런 점에서 마땅히 이 정도가 됐다고 하면 조약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조약에 준하는 이런 정도의 국민동의 절차는 있어야 되겠다, 이게 저희 야당의 입장입니다.
김만흠 : 네. 보니까 제 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상당히 신중한 입장, 또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사드 문제, 국민투표에 붙이자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느 쪽 방향이 조금 더 타당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보십니까?
김종대 : 우선 더민주당의 반응은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이게 민주당 쪽 이야기는 뭐냐 하면 실익이 되는 사드 배치라면 반대하지 않겠다, 다소 복잡하고 미묘한 어법을 구사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게 지금 실익을 따지기에 앞서서 우리한테 손해를 가져다줄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치명적이기 때문에 사드의 효용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결정하면 안 된다, 이거는 절대 안 된다, 라는 게 우리 정의당 생각이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불 보듯 뻔한 어떤 전략적인 손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하면서 찬성도 아니고 반대도 아닌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한다는 것은 수권을 바라보는 제 1야당 답지 못한 무책임한 태도라고 봅니다.
김만흠 : 국민투표는 어떻습니까?
김종대 : 국민투표는 국회 동의 절차가 없기 때문에 국민투표를 하자는 거고 이건 안철수 대표 주장이거든요. 그런데 일단 국회라는 대의기관에서 충분히 협의하고 동의하는 절차를 만든다고 하면 국민투표는 필요가 없죠. 다짜고짜 국민투표로 간다는 건 중간 과정 하나를 건너뛰는 것이기 때문에 다소 무리한 발상이라고 봅니다만 만약 국회 동의가 어렵다면 그거라도 해야죠. 국민투표라도 당연히 해야 되는 것이죠.
김만흠 : 네. 좀 더 다뤄볼 쟁점이 많이 남아있긴 하지만 시간상 여기서 마쳐야 할 거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종대 : 네. 고맙습니다.
김만흠 : 네. 지금까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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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전면 재검토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