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오후(한국시간)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통일 독일의 상징이 되고 있는 브란덴부르크문을 방문했다.
브란덴부르크문은 베를린 장벽 붕괴 전까지는 ‘분단과 대립의 상징’이었으나 베를린 장벽 붕괴 당시 통일선언의 장소로 활용된 것을 계기로 독일 통일을 대표하는 명소이자 국가적 기념물로 자리 잡아 주요 국가행사나 집회가 이곳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서편광장에 도착한 노 대통령 내외는 보베라이트 베를린 시장으로부터 브란덴부르크문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며, 이후 도보로 문을 통과해 동편 광장으로 이동했다. 노 대통령 내외는 광장에서 마침 이곳을 찾은 30여명의 우리나라 관광객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브란덴부르크 방문과 관련해 티어제 독일연방 하원의장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조금 모순된 것 같은데, 두 가지 생각이 났다”며 일련의 소회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먼저 “하나는 독일의 본격적인 통일을 한 달 전에도 아마도 예측을 못했다는 사실”이며, “또 하나는 독일의 통일을 20년 전부터 예측했던 것”이라며 “이 두 가지 모순된 사실이 머리에 떠오르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역사의 진보는 구체적인 과정은 예측하지 못하지만 멀리 내다보면 갈 곳으로 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한편, 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전쟁희생자 추모비(Neue Wache)를 찾아 헌화했다.
독일의 전쟁희생자 추모비는 나폴레옹전쟁의 희생자를 기념하기 위해 1818년 최초 건립됐다가 2차 세계대전 중에 파손됐으나 1960년 구동독 정부가 파시즘과 군국주의 희생자를 위한 기념비로 복원했다. 1993년 콜 정부에 의해 ‘전쟁희생자 추모비’로 공식 명명돼 전쟁과 폭력에 희생된 영령을 기리는 장소가 되고 있다.
역사 멀리보면 갈 곳으로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