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정상회담에 이어 7년 만에 두 남북정상이 손을 맞잡았다. 2007년 10
월 2일 12시 01분, 4•25문화회관 앞에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던 김정일 국방
위원장은 개성-평양간 고속도로를 달려 평양에 도착한 노무현 대통령을 직
접 영접하고 손을 잡았다. 김 위원장은 권양숙 여사와도 손을 잡았다.

남북 두 정상은 붉은색 카펫을 밟으며 나란히 북한 육해공군으로 구성된 명
예위병대’를 사열하였다. 어제 건군 59주년을 맞아 ‘전략적 사고’를 강
조하며 사열을 받았던 노 대통령은 오늘 북한의 ‘명예위병대’로부터 사열
을 받았다. 붉은 피로 한반도 산하를 적시며 싸웠던 남과 북의 정상이 벌써
두 번째 손을 마주 잡았다. 실로 역사적인 사건이다. 한 핏줄 한 겨레인 남
과 북이 이제 평화를 노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평화를 구축하
기 위해서 두 정상이 7년 만에 다시 손을 마주 잡았다고 확신한다.
우리 민족의 멍에이자 장벽이었던 눈에 보이지 않는 군사분계선을 노 대통
령이 권양숙 여사와 함께 걸어서 넘었다. 그 옛날 김구 선생이 38선을 넘던
기억이 아련하여 잊혀질 만 오늘 세계 시민이 보는 앞에서 노 대통령이 자
유롭게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세계 시민에게 우리 민족이 평화를 갈망하고
있음을 몸으로 보여 주었다.

청와대를 떠나 개성 평양간 고속도로를 달려 4시간여 만에 평양에 도착한
노 대통령은 평양 시민과 북녘 동포들에게 첫 인사를 서면으로 전했다. 노
대통령은 담담히 본인에게 오늘 맡겨진 책임이 있을 것이고 열과 성을 다하
겠다고 다짐하였다. 오늘 남과 북 두 정상이 손을 마주 잡은 일은 이야기
거리가 아니라 중대한 역사적 사건이자 우리 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귀
중한 행보여야 한다. 「2007 남북정상회담」을 너그럽게 바라봐야 한다. 남
북 두 정상의 마음이 하나되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어서, 남과 북이 협
력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더 이상 안 된다. 이제 더 미
룰 수 없다. 남과 북 두 정상이 모든 가능성에 합의하여 오늘 분단을 털고,
종전을 확약하며 평화체제 구축을 선언해야 한다.
평화를 선택한 우리 민족의 발전과 번영이 세계 시민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

평양 도착 성명 전문
북녘 동포와 평양 시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환영에 마음
속 깊이 뜨거운 감동을 느낍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북녘 동포 여러
분께 남녘 동포들이 보내는 따뜻한 인사를 전합니다.
남북은 지금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길을 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보면서 더 큰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이 간절할수록,
우리의 의지가 확고할수록 그 길은 더욱 넓고 탄탄해질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입니다. 지난날의 쓰라린 역사는 우리에게 평화의 소중함
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이제 남과 북이 힘을 합쳐 이 땅에 평화의 새 역사를 정착시켜 나가야 합니
다. 평화를 위한 일이라면 미루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나갑시다. 진심과 성의로써 정상회담에 임하겠습니다. 7천만 겨레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북녘 동포 여러분께서도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함께 뜻을 모아 민족
의 희망찬 미래를 열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