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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동북아 평화번영에 기여
뉴질랜드를 공식방문 중인 임채정 국회의장은 21일 오후 4시(현지시각) 아시아·태평양의회포럼(APPF) 정치안보분과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동북아 평화안정’을 주제로 연설했다.
연설을 통해 임 의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가 구축된다면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 지지와 협조를 호소했다.
특히 임 의장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긴장이 고조되던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가 지난 1년간 북·미간 직접 대화와 6자회담 등을 거치며 새로운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상기하면서 이는 “봉쇄와 압박이 아닌 접촉과 대화라는 평화적 접근 방식이 거둔 성공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임 채 정 국회의장 연설 전문>
존경하는 마가렛 윌슨 뉴질랜드 국회의장님과 아시아 태평양 각국에서 오신 의회 지도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한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 제16차 아시아태평양의회포럼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동북아 평화안정’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게 된 것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합니다.
지난해 러시아 APPF 총회 당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정세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긴장이 고조되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북핵 문제는 관련국들의 다자 및 양자 회담을 거치며 6자회담이라는 지역협력체를 통한 해결 국면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해 2월 13일의 6자회담 합의에 따라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폐쇄(shutting down)하였고, IAEA의 감시와 검증을 허용하는 등 초기단계 조치를 약속대로 이행했습니다. 현재는 10.3 6자회담 합의에 따른 비핵화 2단계 조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작년 연말 핵시설의 ‘불능화’ 조치도 상당부분 완료되었고, 기술적 문제로 인한 잔여조치는 금년 3월말 경에 완료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 역시, 북한의 불능화 조치 진전에 따라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과정을 진전시켜 나가기로 약속하는 등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이 지난해 연말까지 핵 신고를 마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북․미 양국간 대화가 지속되고 6자회담 참가국의 약속과 의무도 차질없이 지켜진다면 북핵 문제의 남은 쟁점도 반드시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동안 한국은 북핵문제의 당사국 입장에서 '대화와 평화적 해결'이라는 대원칙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습니다. 그 결과 북핵문제는 긴장의 고비를 넘기고 평화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봉쇄와 압박이 아니라, 접촉과 대화를 통한 변화라는 평화적 접근방식이 거둔 성공의 결과를 목도(目睹)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 자리를 통해 그동안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지지해주신 국제사회, 특히 아시아․태평양 각국의 노력에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존경하는 참석자 여러분!
지난해에는 남북관계에도 상당한 진전과 변화가 있었습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7년 만에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모두 7개 항의 ‘2007 남북정상선언’이 채택되었습니다. ‘2007 남북정상선언’은 남북간 상호존중과 신뢰관계 증진, 군사적 적대관계와 긴장의 해소, 6자회담 합의 이행을 위한 협력 강화, 포괄적 남북경협의 확대 등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지난 10년간 2번에 걸쳐 군사적 충돌이 벌어졌던 서해안 일대에 ‘서해평화협력지대’를 건설하기로 한 것은, 군사적 긴장 완화를 통해 평화와 경제의 선순환을 추구한 합의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해군전력이 밀집한 서해 연안 지역을 경제특구로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한 것은 금강산, 개성에 이어 세 번째로 북한의 군사적 양보를 얻어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성과는 남북의 두 정상이 정전상태의 종식과 평화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한 점입니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전쟁의 종결을 공식 선언하는 데서 시작해, 선린 우호 관계로의 새 출발을 기약하는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데서 완성되는 것입니다. 이는 휴전선에서의 우발적 충돌이 언제든 전면전으로 확산될 수 있는 불안한 평화, 즉 준(準)전시상태를 ‘사실상으로나 법적으로(de facto and de jure)’ 완전한 평화 상태로 전환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는 세계사적으로도 20세기 냉전 체제의 완전한 종식이라는 의미를 갖게 될 것입니다. 물론 관련 당사국들 사이에는 한반도 평화체제로의 이행방법과 순서, 시기 등에 대해 이견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반도 평화체제' 자체를 어느 나라도 반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며, 이를 향한 우리의 의지 또한 굳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새로운 평화질서를 열기 위해 인내와 끈기를 갖고 관련국을 설득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의 새로운 정권도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동번영의 큰 길을 향한 대화와 협력 노력을 지속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 국회 역시 '2007 남북정상선언‘에서 합의된 남북 국회회담의 성사를 통해 남북관계 진전에 따른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참석자 여러분!
지난 세기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은 세계에서 몇 안되는 분쟁과 대립의 상징지역이었 습니다. 제국주의 국가들의 각축기에는 러일전쟁, 중일전쟁 등 크고 작은 전쟁의 격전장이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에도 한반도는 자본주의 블록과 공산주의 블록이 충돌하는 접점지역으로 열전의 장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냉전이 해체된 현재에도 한반도 주변에는 군사적 분쟁의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이와 같은 지정학적 불안요소는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경제번영의 가장 큰 걸림돌인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가 이루어지고, 평화체제가 구축된다면 동북아 각국은 평화가 가져다주는 다양한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향유하게 될 것입니다. 먼저 한반도와 동북아에 긴장이 해소되고 새로운 지역 협력과 공존의 질서가 태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EU, 북미권과 더불어 세계 3대 경제권으로 성장한 동아시아 지역의 경제발전 역시 더욱 가속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이 체제안정을 보장받고 정상국가화한다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북한의 경제 재건은 북한의 붕괴 또는 흡수통일이라는 한반도의 또 다른 불안 요인을 감소시켜 줄 것입니다. 동북아의 마지막 섬으로 남아있는 북한이 개혁과 개방을 통해 동북아시아의 연륙교가 된다면, TCR과 TSR 등 대륙철도가 한반도를 통해 일본과도 연결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이처럼 육로를 통한 물적․인적교류가 활발해지면, 동북아의 에너지․자원개발이 활성화되어 유라시아 각국이 그 혜택을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안보불안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6자회담의 틀은 북핵문제를 풀어낸 역량을 바탕으로 동북아시아의 안보 현안 문제를 다루는 다자간 협상기구로 발전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참석자 여러분!
지난해에 이어 2008년은 아시아 태평양 전 지역에서 리더십 교체가 이루어지는 전환의 세기입니다. 저는 지구적 변화를 향한 물결이 새로운 리더십의 공동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물결에 한국과 한반도 역시 뒤처지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한반도에는 그 어느 때 보다 평화애호 의지가 뜨겁게 분출되고 있습니다. 이는 닥쳐올 어떤 난관도 극복하고 반드시 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는 확신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 계신 아시아․태평양 각국의 의회지도자 여러분께서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우리의 의지와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아울러 기회가 있다면 분단국 교류의 현장이자, 평화와 경제의 선순환 현장인 개성공단을 꼭 한번 방문해 보시길 이 자리를 통해 권유 드립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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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정 국회의장, 총회서 국제사회 지지와 협조 호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