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위원은 30일 4 25 재보선 뒤 사퇴요구를 받아온 강 대표는 당 쇄신안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강 대표는 쇄신안은 원외 당원협의회장도 현역의원에 준하는 수준으로 재산과 병역사항 등을 공개하고 당 소속 선출직은 비리로 얼룩진 재 보선 때 후보로 내지 않겟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향후 경선 방식에 대해 논의는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직접 협의하여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강재섭 대표최고위원 기자 회견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 동지 여러분!
지난 4ㆍ25 재보궐선거는 국민들께서 한나라당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 지를 새삼 일깨워주었습니다.
민심은 참으로 무서웠습니다.
국민의 회초리는 너무나 매서웠습니다.
당대표인 저를 포함해 우리 한나라당, 너무 안이했습니다.
자만에 빠져 있었습니다.
대선주자들도 화합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아직도 부패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했습니다.
상대편 잘못에만 기댄 채, 꿈을 키우고 미래를 준비하는데 소홀했습니다.
당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무엇보다도 저의 지역구에서 일어난 구청장 과태료 대납사건에 대해 감독을 제대로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당의 오만과 부패, 대선주자들의 과열경쟁에 대한 준엄한 심판,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대오각성하겠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저는 번민을 거듭했습니다.
대표직을 사퇴해 당이 안정을 되찾고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만 지금은 제가 물러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물러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솥밥 먹는 동지들끼리 편을 갈라 사사건건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선거결과를 놓고 네 탓 공방도 한창 아닙니까.
제가 물러나면, 당장 새 지도부 구성을 놓고 당내 갈등과 혼란이 증폭될 것입니다.
자칫 당이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반기고 즐길 세력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경선을 앞두고 제가 홀가분하게 물러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무책임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새롭게 출발하겠습니다.
다시 민심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첫째, 당의 자정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부패의 뿌리를 반드시 뽑겠습니다.
부패와의 전쟁’은 사실은 당 대표로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온 사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미스런 일들이 재발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부패 고리를 끊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투명해야 합니다.
현재 국회의원 등에게만 적용되는 재산공개를 모든 당협위원장들까지 확대하겠습니다.
재산뿐만 아니라 병역과 납세 내역까지 빠른 시일 안에 낱낱이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해마다 변동된 사항도 밝히겠습니다.
국회의원처럼 지방의원들도 상임위 직무와 관련되는 영리활동과 겸직을 금지하겠습니다.
뇌물과 불법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관련자는 기소 즉시 당원권을 정지하고, 형이 확정되면 출당시키겠습니다.
지금 당장 해당되는 선출직 공직자가 있는지 윤리위에서 전면조사하여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공천제도를 바꿔서 부패기회 자체를 차단하겠습니다.
공천심사위원에 참여하는 외부인사를 늘려 당협위원장 등의 부당한 관여를 막아야 합니다.
비리 연루자는 아예 공천신청을 받지 않겠습니다.
특히 당 소속 선출직이 비리를 저질러 재보궐 선거가 실시된다면, 한나라당은 그 지역 공천을 포기하도록하겠습니다.
제가 당대표로 취임한 이후 활성화된 윤리위원회의 역할을 보다 더 최대한 강화해야 합니다.
중앙당과 시ㆍ도당 윤리위원의 과반수를 외부인사로 구성해 활동의 독립성을 보장하겠습니다.
강도 높고 실천 가능한 윤리강령도 만들겠습니다.
이미 외부전문가들에게 의뢰한 초안이 마련된 만큼, 윤리위원장이 조만간 시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선출직 공직자는 매년 윤리교육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당협위원장은 자기 선거구가 아닌 지역에서 월 1회 이상 봉사활동을 의무화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윤리교육과 봉사활동이 공천의 필수요건이 될 것입니다.
4.25 재보선을 앞두고 돈 공천, 후보 매수, 과태료 대납, 의협 로비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부끄러운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습니다.
신속하고도 철저한 수사를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문제가 드러나면 일벌백계하겠습니다.
물론 당 대표인 저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제가 직접 연루됐다면 어떤 가혹한 처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당 대표 직속으로 ‘감찰위원회’를 신설하겠습니다.
당원들의 비리를 상시 암행감찰하고, 부정부패 혐의가 있으면 수사를 의뢰하겠습니다.
둘째, ‘후보의 당’이 아니라 ‘당의 후보’가 되도록 당 중심체제를 확립하겠습니다.
당내 경선이 어느 한 사람, 한 캠프의 승리로만 끝나서는 결코 안 됩니다.
우리 모두 승자가 되는 화합과 감동의 한 마당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경선 로드맵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차질 없이 추진하겠습니다.
우선 지지부진한 경선 룰 논의를 하루빨리 마무리해야 합니다.
후보 대리인들이 참여하고 있는 ‘당헌당규개정특위’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당 대표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최고위원회의에서 빠른 시일내에 매듭짓도록 하겠습니다.
조속히 대선후보선출관리위원회와 국민검증위원회를 출범시키겠습니다.
캠프에서 상근하는 인사들은 배제될 것입니다.
특히 국민검증위는 외부인사 위주로 구성하겠습니다.
선관위가 발족되면 바로 예비후보등록을 받겠습니다.
선관위 산하에 ‘네거티브 감시위원회’를 설치해, 캠프들끼리의 근거 없는 비방과 음해에 강력히 대응하겠습니다.
5월 중순부터 두 달 동안은 전국을 돌며 대선후보가 참여하는 ‘정책비전대회’를 열겠습니다.
이 기간 동안 국민검증위원회도 활동할 것입니다.
국민검증위는 대선후보의 신뢰도와 본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믿습니다.
핵심당직도 곧 개편하겠습니다.
당직 개편 직후 공정경선결의대회를 열어, 모든 당직자가 중립서약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상당수 지역에는 당협위원장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지난해 공모했던 곳조차 캠프들 힘겨루기로 여태껏 인선을 끝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캠프가 지나치게 관여해선 안 됩니다.
당협위원장 선정을 당 체질과 이미지를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유력후보 추천을 받거나 캠프에 참여한 인사 대신에 참신한 인물들로 조직책을 선정할 것입니다.
당내 구성원이 골고루 참여하는 ‘당 개혁 TF’를 가동하겠습니다.
당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진단해 구조적인 개선책을 도출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캠프들도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6월로 임기가 끝나는 시·도당 위원장 선거는 경선 이후로 미루겠습니다.
유력 주자들의 세 대결로 인한 당력 소모와 갈등을 최대한 막아보자는 저의 충정입니다.
이번 대선은 한나라당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입니다.
대선후보 경선은 치열하고 박진감 넘쳐야 하지만, 분열과 반목은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대선 주자들께 요구합니다.
첫째, 당으로 들어와 소통하기 바랍니다.
자리와 기회를 마련하겠습니다.
등록한 예비후보는 당헌에 따라 상임고문으로 즉시 임명하겠습니다.
그 이전이라도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공감대를 넓혀야 합니다.
우선 이번 주부터 양자간 간담회를 격주로 열겠습니다.
둘째, 캠프에 상근하는 현역의원 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당으로 돌려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캠프회의 때문에 본회의에 불참해서야 되겠습니까.
주자들 해외순방에 동행하느라 상임위원회를 1주일씩 빼먹은 의원도 있습니다.
당은 누가 지키며, 대선공약은 누가 개발합니까.
셋째, 캠프 인사들의 무분별한 발언이 종종 논란을 야기하고 당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캠프 입장은 대변인을 통해 일원화해 주기 바랍니다.
앞으로 정도를 넘는 음해성 언동의 당사자는 윤리위원회에 회부될 것입니다.
넷째, 상대방 약점을 들먹이기보다 정책으로 당당하게 경쟁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 주십시오.
당 방침대로 ‘공정경선ㆍ정책경선ㆍ상생경선’을 실천하겠다는 협약을 후보들끼리 맺기 바랍니다.
셋째, 당의 문호를 활짝 열겠습니다.
길을 여는 자 흥하고, 성을 쌓는 자 망합니다.
한나라당, 성을 허물겠습니다.
기득권을 과감히 버리고 길을 열겠습니다.
국민적 대표성을 지닌 지도자급 인사들을 최고위원으로 모시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지명직 최고위원 정수를 늘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의도연구소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정책네트워크를 더 탄탄하게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당대표가 맡고 있는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직을 내놓겠습니다.
그 자리에 당 정책의 CEO 역할을 맡을 명망가를 모시겠습니다.
당 대표 눈치를 보지 않고 당의 진로를 공명정대하게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습니다.
인재영입위원장도 임명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 선진화를 열망하는 각계의 인재를 널리 구하겠습니다.
특히 당이 취약한 지역과 분야의 인재를 모시는 데 열과 성을 다하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분명히 밝혀 두고자 합니다.
저 강재섭은 오직 대선 승리를 위해 멸사봉공할 것입니다.
대다수 국민과 온 당원의 여망인 정권 교체를 이루는데 정치생명을 걸겠습니다.
저는 결코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내 경선이 끝나면, 대선후보와 협의해서 연말 대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거취를 결정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번 재보선에서 보여주신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겠습니다.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 민의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거듭 태어나겠습니다.
오만과 무사안일을 확실히 청산하겠습니다.
부패는 그 뿌리를 뽑겠습니다.
국민들께서 걱정 안 하시도록 단합하겠습니다.
재보선 결과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오직 국리민복만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반드시 국민들의 믿음을 되찾겠습니다.
강재섭 대표 긴급기자회견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