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대통령 공원이 조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경내에 들어서는 747공원과 함께 현역 대통령을 기념하는 공원이다.

민주당은 26일 얼마나 많은 업적을 집권 9개월 동안 남겼는지 모르나 기념이라는 말은 현역 대통령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전두환 독재자도 그러지 않았다. 토목건축에 익숙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지자체장의 태도 역시 이렇듯 하드웨어적이다.

지역민의 직접투표로 당선된 포항시장은 이런 공원화 사업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거쳤는지 답변해야 한다. 대통령 공원 조성 사업은 시정의 몇 번째 우선순위에 있는지도 밝혀야 한다.

대통령의 고향이자, 대통령 형님의 지역구였기 때문일까. 1천억원에 육박하는 내년도 지역개발 예산을 확보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편파적인 예산투여다.

그 보은 차원으로 대통령 공원을 조성하려고 하는 것인가. 국민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의원, 포항시장은 참 닮은꼴이다.

포항은 중화학공업의 중심기지로 우리나라 산업화의 요람과 같은 곳이다. 산업화로 고도성장을 달린 대신에 그 깨끗하던 포항 앞바다는 공장폐수로 오염됐다. 대통령 공원이라는 인위적 조경물은 도심 속 녹지가 될 수 없다. 정치환경의 급속한 오염을 상징하는 기괴한 구조물로 녹슬어 갈 것이다.

포항시장은 포항시민들이 대통령을 배출한 자긍심을 여태껏 갖고 있는지에 대한 여론조사부터 해야 한다. 권력은 짧고, 어렵게 만들어진 공원에 대한 철거도 짧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