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 악화로 민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오던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에 대해 당국이 형집행정지를 취소하고 재수감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친박연대는 1일 성명서에서 우리는 2008년 공식계좌를 통해 선거자금을 차입했다가 반환한 사건을 가지고 서청원 대표를 감옥에 보낸 것 자체가 잘못된 법적용이라고 비판하고, 이번에 병환 중인 서 대표를 재수감한 것은 인도주의를 도외시한 잔인한 조치라는 점에서 개탄을 금치 못한다.
법에는 피도 눈물도 없다는 말인가?
당초 당국이 서 대표에 대해 일시적으로 형 집행을 정지하고, 민간 병원 치료를 허용한 것은 서 대표의 심장질환이 심각한 상태여서 교도소 내 의료 인력과 시설로는 치료할 수 없는 만큼 민간시설에서 치료 받아야 한다는 교도소 소속 의사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 대표의 질환은 언제든지 심장마비가 올 수 있는 심장병으로, 치료가 극히 어려운 병이다. 그동안 민간 병원에서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은 것은 물론, 최근엔 달팽이관 이상에 따른 어지럼증 등 합병증이 생기는 등 오히려 악화되는 상황이다. 돌연사 위험성이 상존한다는 것이 의사의 진단이다.
안정된 환경에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현재 서 대표의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서 대표에 대한 형집행정지 기간을 연장해 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했으나, 당국은 이를 외면하고 2월 1일부로 재수감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정녕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돌연사 위험이 상존하는 환자를 굳이 교도소에 집어넣어서 얻을 것이 무엇이란 말인지 묻고 싶다. 형집행정지 상태라고 하지만, 그것도 어차피 병원과 집으로 주거이동이 제한된 것이다. 마음대로 돌아다니겠다는 것도 아니고, 다만 병을 치료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해달라는 호소였건만 그것조차 외면당했다. 법도 생명이 있고 난 다음의 일이다. 인도주의를 지키기 위해 법이 있는 것이지 인도주의를 외면하라고 법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법 논리로 따져도 서 대표의 인신 구속은 부당하다.
서 대표는 2008년 총선 당시 친박연대가 당 공식계좌를 통해 차입금을 받았다가 상환한 것이 법률위반이니 친박연대 정당을 대표해 그 책임을 지라는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당 공식자금을 처벌한 것도 전례 없지만, 한 푼도 개인적으로 받거나 쓰지 않은 정당 대표에게 책임을 물은 것도 전례 없는 일이다. 법 적용 자체가 잘못이다. 기존 거대 정당들도 모두 총선 때 차입금을 받거나 특별당비를 받았는데도 유독 친박연대에 대해서만 정당 대표를 표적으로 삼아 실형을 선고한 것은 최소한의 형평성도 무시한 표적사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비단 친박연대만의 주장은 아니다. 여당인 한나라당 내에서도 공개적으로 비판론이 나오는 실정이다. 율사 출신인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지난 1월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법부의 판단이 형평성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서청원 대표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똑같은 유형의 공천 자금 문제가 있었는데, 문 대표는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고, 서 대표는 실형 판결을 받았다. 사법부의 판단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 대표의 잔여 형 집행을 면제하는 특별사면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 홍 의원의 견해였다.
홍 의원의 말대로 서 대표는 즉각 사면돼야 한다. 서 대표를 사면하는 것은 잘못된 법적용을 조금이라도 바로잡는 길이요, 훼손된 사법정의를 보정하는 길이다. 법은 만인에게 공평해야 한다. 법 적용이 공평하지 않고, 유독 특정인에게 가혹하다면 이는 정치적 목적으로 권력을 남용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서 대표는 더 이상 정치 상황의 희생양이 될 수 없다.
지난 2008년 총선 직후 친박연대의 차입금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을 때부터 표적사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국회의원 공천을 강하게 비판하고, 뒤이어 친박연대가 결성돼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것이 여권핵심의 심기를 거슬렸다는 것이다.
친박연대는 그동안 정치적 호불호에 따른 사법처리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는 점을 거듭 호소해 왔다. 그 같은 우리의 호소에 대해 그동안 여권 내에서도 적지 않은 반향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에 사례에서 보듯이, 여권 내에서도 서청원 대표에 대한 사면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왔다.
하지만 결과는 정 반대로 나타났다. 서 대표에 대한 사면은커녕, 병 치료를 위한 일시적 형집행정지마저도 취소하는, 비인도적 조치가 나온 것이다. 우리는 이번의 형집행정지 취소조치도 정치 상황 때문에 초래된 것 아닌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지금 여권은 세종시 문제로 이른바 친이 주류와 친박 비주류가 대치하고 있다. 친박에 대한 여권핵심부의 감정적 기류가 어떠할지는 묻지 않아도 가히 짐작할 수 있는 바다. 친박에 대해 본때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핵심에서 나오고 있다고 한다. 서청원 대표에 대한 재수감 조치가 친박 때리기의 일환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래야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나아가 우리는 이번 서 대표의 재수감 조치가 당명을 바꾸고 인재를 영입해 새롭게 태어나려는 친박연대의 자기혁신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가 포함돼 있는 것 아닌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리 친박연대는 자기혁신을 통해 지방선거에 나설 경우, 13%대의 정당득표율을 올렸던 2008년 총선 못지않은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점이 여권핵심부의 심기를 건드렸고, 그것이 서 대표에 대한 재수감조치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여권핵심에 요구한다. 친박연대와 서청원 대표를 더 이상 정치상황의 희생양으로 삼지 말라. 친박연대와 서 대표는 여권 내 친이 친박 갈등에 치우치거나 이에 편승할 의도도 없고, 그럴 시간도 없다.
오히려 여권이 친이 친박의 갈등을 불식하고 집권당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해 국정을 안정되게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 여권이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 화합의 정치를 한다면 그에 협조할 용의도 있다.
우리 친박연대가 자기 혁신을 통해 거듭나려 몸부림치는 것도 결국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여권이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 친박연대의 자기 혁신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원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친박연대와 서청원 대표를 여권의 정치상황에 끌어들여 희생양으로 삼시 말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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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대표 정치 희생양으로 삼지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