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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박근혜 앞서버린 안철수 지지도 해바라기 정국으로 빠져드는 정치 언론계
좌우진영 정치계와 언론계 모두 광적인 안철수 러브콜 경쟁상황 돌입
(뉴스파인더)정치권과 언론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안 원장이 지속적으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차기 유력 대선 후보로 양자대결 구도를 이루고 있고, 특히 2040 표심이 압도적으로 안 원장에 가 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이 좌우, 제3지대 등 어느 곳에 몸을 담을지 혹은 손을 들어줄지 여부에 따라 향후 정치지형뿐 아니라 선거결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울시장 선거가 끝나고 박근혜 전 대표와 근소한 차이로 경쟁을 벌이던 안철수 원장은 최근 동아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박 전 대표를 크게 앞지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아일보와 코리아리서치가 4-8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가상대결에서 안 원장은 47.7%의 지지를 얻어, 38.3%를 얻은 박 전 대표에 9.4%란 큰 격차로 앞섰다. 이는 안 원장이 정치 전면에 등장한 이후 1000명 이상의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 가장 큰 격차로 박 전 대표를 앞선 것이다.
반MB’ 하나로 대동단결하려면 좌파진영엔 날벼락
특히 동아일보의 이번 여론조사는 유선전화방식의 부정확성을 보완하기 위해 휴대전화 사용자를 절반 이상 포함시켰고, RDD(임의전화걸기방식)방식으로 진행돼 신뢰도를 높인 결과다. 여기서 큰 격차 선두는 적지 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동(同)조사에서 ‘안철수 신당 후보를 찍겠다’고 한 응답자는 36.2%였고, 한나라당 후보 지지자는 23.4%, 민주당 등 야권 후보 지지자는 16%였다.
이 같은 결과는 한나라당이나 야권이나 안철수 원장을 안지 않고서는 차기 총선이나 대권에서 필패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안 원장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 중도·무당파·젊은 세대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이제 정치권의 유일한 선거 전략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는 그간 ‘반한나라’ ‘반MB’ 정서를 업고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만 만든다면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필승할 수 있다는 맹목적 믿음으로 똘똘 뭉친 좌파진영에겐 마른하늘에 날벼락과 같다. 현 정국 최대 이슈인 한미FTA에 대해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강봉균, 김성곤 의원 등이 좌파진영의 마녀사냥을 충분히 예상하면서도 강경파들을 비판하고 협상안을 들고 나온 것은 이 같은 민심의 흐름을 감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 안 원장 주변을 압박하려 들어선 안 된다
좌파진영의 이런 흐름은 최근 좌파언론 논조에서도 충분히 감지된다. 한미FTA 반대 선봉장에 선 한겨레는 최근 안철수연구소에 대한 정부지원 예산삭감 논란을 거론하며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표면적으로는 안철수연구소가 주도하는 사업의 내년도 예산삭감이 안 원장을 견제하려는 집권여당의 치졸한 압박이라는 주장이지만, 실은 안 원장에 대한 정부여당의 탄압론을 부각시켜 안 원장을 여권과는 선을 긋게 하고 범좌파 세력권에 묶어두려는 정략적 발상에 가깝다.
한겨레는 11일자 사설 ‘안철수 원장에 대한 치졸한 압박 그만둬야’를 통해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안철수연구소에 대한 정부출연 예산을 삭감했다가 번복하는 소동을 빚었다”면서 “누가 봐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압박하려는 치졸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설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안철수연구소가 주도하는 ‘모바일 백신개발’ 사업 내년도 예산을 삭감했다가 취소하는 해프닝을 지적한 뒤 “하지만 예결특위에서 안철수연구소 예산이 삭감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 흠집내기에 앞장선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안철수연구소 예산을 삭감하기로 한 게 맞다며 전액 삭감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결국 지경위는 안철수연구소 예산 삭감에 따른 부담과 책임을 예결특위로 떠넘긴 셈이다. 민주당은 이를 크게 문제삼지 않다가 비난 여론이 일자 뒤늦게 관련 예산 삭감 불가를 외치고 있다”고 여야 모두를 싸잡아 비판했다.
계속해서 사설은 “지난달 안 원장이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장직을 사임할 무렵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대한 예산 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압박한 바 있다”면서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무시하고 국책사업에 정략적 잣대를 들이대는 이런 행태는 더없이 후진적”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안 원장이 정치적으로 주목받는 것은 기성 정치권이 담아내지 못하는 시민들의 열망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은 그런 점에서 깊이 자성해야지 비이성적으로 안 원장 주변을 압박하려 들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가 안 원장을 이토록 감싸는 것은 결국 야권통합에 안 원장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정략적 발상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즉 안 원장을 우파진영이나 보수신당, 제3신당 등에 뺏기지 않기 위해 속된말로 열심히 ‘침을 발라놓는 것’이란 얘기다. 같은 맥락에서 “안 원장이 정치해도 제3정당에선 안할 것”이란 박원순 서울시장의 최근 발언도 근래 불거지는 제3신당, 혹은 보수신당을 의식하고 안 원장을 야권통합 구도에 묶어놓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중앙일보 안철수연구소에 정치의 흙탕물이 튀게 해선 안 된다
한편 이 같은 좌파진영의 분위기는 역설적으로 안철수 원장에 초반 적대적이었던 우파진영의 분위기 변화와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에 대한 우파진영의 러브콜이 속속 나오면서 좌파진영이 초조해졌기 때문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최근 우파시민단체 초청 토론회 등을 통해 “안철수 교수는 나보다 더 한나라당과 잘 맞는 인물”이라며 공개적으로 호감을 나타내고 있고, 최근 불거지고 있는 신당창당설 주인공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역시 안 원장의 합류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여기에 안 원장에 좀 더 비우호적일수밖에 없는 친박계의 허태열 의원까지도 10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안 원장은 그동안 정부 기구에도 많이 참여해 왔고, 또 기업을 운영하신 분이고, 여러 가지 언행을 종합해보면 보수 쪽에 더 가까운 분”이라며 좌파로의 정체성 판단은 아직 이르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우파언론들도 마찬가지다. 조선일보는 10일자 사설에서 한미FTA 반대가 야권의 핵심통합조건인데 반해 안 원장은 저서 등을 통해 세계화의 필연성,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안철수 원장에게 FTA 입장을 물어보기라도 했나”라고 핀잔을 줬다.
중앙일보 역시 오병상 수석논설위원이 11일 ‘안철수와 강용석’이란 칼럼을 통해 정부여당의 선처에 남은 정치인생이 달려 있는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안철수연구소에 사업예산 삭감을 요구하고, KEIT의 특별점검을 요청하는 등 안 원장 공격에 앞장선 행태를 지적하며 “강 의원의 행동은 안철수를 정치판으로 끌어들이는 불쾌한 자극이다. 결과적으로 안철수와 지지자들을 야당 편으로 몰아주게 된다”면서 “현 시점에서 이보다 효과적인 반(反)한나라당 선동은 없다. 한나라당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강 의원의 충정(忠情)을 언제까지 방관할 것인지. 아무리 안철수가 밉거나 혹은 두렵다 하더라도 안철수연구소에 정치의 흙탕물이 튀게 해선 안 된다”고 강력 경고했다.
결국 차기 총선·대선을 앞둔 정국에서 여야 모두가 안철수 쟁탈을 위해 치열한 해바라기 정국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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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앞선 안철수 지지도 해바라기 정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