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우리 지역 출신 대통령 한번 가져 보는 것이 소원’이라던 정치적 대망을 이루었다. 민주화와 수평적 정권교체도 달성했다.
5.18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진전이 있었다.
DJ 집권과 정권 연장으로 인재등용면에서 탕평책도 어느 정도 달성되었다.
호남의 정치적 큰 숙원들이 점차 해소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대선에서 호남인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해줬던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을 깨고 나가버렸다. 그 결과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 두 개로 나눠졌고 그것도 전남북으로 갈리어 졌다. 노무현 정부의 국정운영은 호남인들조차 크게 실망할 정도로 실정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약속했던 개혁정권과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 역시 호남인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호남인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 정권 창출을 할 가능성도 지금으로서는 낮다.
따라서 호남인들은 지금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고 본의 아니게 호남은 정치적 무주공산이 되어버렸다.
모든 정당들이 호남에 관심을 보이고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과연 진정성이 있고 진정으로 호남을 알기나 하는지 묻고 싶다. 특히 한나라당이 호남에서 진정한 지지를 얻고 싶다면 적어도 다음 여섯 가지 사항은 알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첫째 당의 변화와 개혁을 더 가속화해야 한다.
최근 2년동안 한나라당은 당내민주화와 정책의 유연성 그리고 대안을 갖고 대여 협상에 임하는 새로운 야당상을 보여왔다. 뿐만아니라 대 호남 정책 대북한 정책에 있어서도 전향적이고 시대상황에 맞게 변화의 모습을 보였다.
이런 점들이 호남을 포함한 전국민의 평가를 받게 되었다.
한나라당은 아직도 떨쳐버려야 할 구태들을 여전히 상당수 안고 있다.
당의 현대화를 위한 노력을 가일층 강화해야 한다.
둘째 국가전략 차원의 호남발전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호남 예산을 특별히 배려한다. 호남인사를 특별히 할당한다는 말은 호남인들을 모욕하는 말이다. 호남 사람들은 예산과 인사에 대해 구걸하지 않는다.
또 솔직히 정부시책에 따라 당연히 추진하는 것도 정치권은 배려라는 생색을 내왔다. 호남은 넓고 값싼 땅, 풍부한 인력, 항공 철도 배 고속도로가 두루 갖춰져 있다. 중국 일본 동남아 등 해외로 뻗어나갈 입지 조건도 갖췄다.
호남 발전 전략은 국가 전략 차원에서 국가의 필요에 의해 검토되고 수립 되고 또 투자되어야 한다. 배려는 낭비일 뿐이고 호남인에게는 미운 아이에게 조그만 떡 한 쪼가리 물리는 것 같아 싫다. 정권 담당자의 의식과 의지의 문제다.
셋째 국민통합의 당위성을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더 이상 지역감정으로 인한 국론 분열과 대립만은 막아야 한다. 이 시대의 시대적 과업은 나라 선진화다. 선진화를 위해서는 국제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국제경쟁력은 국가 에너지 결집에서 비롯된다. 국가 에너지 결집은 국민화합과 국민 통합에서 비롯되고 국민 통합은 지역감정의 해소를 통해 달성된다.
지역감정은 지역균형발전과 인사등용, 권력의 불공정에서 생기는 불만이다.
따라서 법치를 확립하고 공정성을 유지하고 탕평책을 시행할 때 해소될 수 있다.
한나라당은 국정비젼으로 바로 이 점을 확실하게 제시해야 한다.
넷째 호남과 호남인을 인정해야 한다.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전신 정당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대권을 놓고 오랫동안 너무나 치열한 싸움을 해왔다. 당연히 장점 인정보다는 단점 지적과 비판, 비난만 하게 되었고 그것은 호남인들이 보기에는 호남을 인정하지 않고 호남인들을 부정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 중에서 민주화 기여, 소외세력에 대한 관심, 남북 긴장완화를 위한 노력에 대해서 인정 할 것은 당당하고 충분하게 인정해야 한다. 호남에 대해서도, 호남인에 대해서도 인정할 것은 아낌없이, 거리낌 없이 인정해야 한다.
다섯째 호남의 아픔을 진심으로 헤아려야 한다.
성경에 몸의 일부 즉 간이나 콩팥이 아프면 간과 콩팥만 아픈 것이 아니라
온 몸이 아프다는 말이 있다. 호남이 아프면 호남만 아픈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아프고 호남인이 아프면 그것이 호남인의 아픔만이 아니고 전국민의 아픔이라는 것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 광주시민들이 무서운줄 몰라서 공수부대 곤봉 앞에 맞서고 탱크 앞에 섰던 것이 아니다. 수십명도 수천명명도 아니고 수십만명이 그렇게 들고 일어섰던 것은 그만큼 속으로 쌓인 아픔이 컸었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 아픔을 너무 쉽게 말하지 말고 너무 가볍게 안다고 말하지 말고 많은 시간을 쏟아 마음으로부터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 줘야 한다.
여섯째 호남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누가 했든 호남인들은 피해를 봤다. 호남인들은 너무 아팠고 지금도 아프다.
말로 천냥 빚 갚는다는 말이 있다. 호남인들의 아픔을 알려는 노력을 해서 알았다면 또 이해가 되었다면 당연히 상응하는 사과를 해야 한다.
아픔 하나하나를 거론하는 것은 상처를 덧나게 하는 것이다.
상처는 감싸고 끌어안아야 아물지 들쑤시면 더 커지는 법이다.
한나라당이 호남인들로부터 30%이상의 사랑을 받는 꿈이 실현 되면 정말 좋겠다. 호남인들의 적극적인 선택에 의해서 말이다.
호남을 아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