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 경선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게 진행되고 있는 민주통합당 순회 경선 첫날, 20일이죠. 울산 경선에서는 김한길 후보가 1위를 하는 이변을 연출했고요. 이틀째인 어제 부산 경선에서는 이른바 친노 주류로 일컬어지는 이해찬 후보가 353표를 얻으면서 당초 예상대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김한길 후보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204표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부산경선 역시 당내 역학구도로 보면 김한길 후보가 상당히 선전했다는 평가가 우세한데요. 김 후보 직접 연결하겠습니다. 김한길 후보님?
☎ 민주통합당 당대표 경선 김한길 후보 (이하 김한길) : 네, 안녕하세요. 김한길입니다.
앵커 : 4년 정치 방학의 공백이 만만치 않을 텐데 멋지게 다 만회하고 계시는 군요. 축하드립니다.
김한길 : 고맙습니다. 다 우리 당원들이 나라 걱정해주는 덕입니다.
앵커 : 지금 계신 곳은 어딥니까?
김한길 : 광줍니다. 어제 새벽에 광주에 왔고요. 오늘은 전남 광주 대의원님들께 심판을 받는 날입니다.
앵커 : 사전에 대의원들과 인사 나누고 접촉도 하고 그러십니까?
김한길 : 전혀 못했습니다. 광주 지역위원장, 현역 위원들 아무도 못 만났습니다.
앵커 : 숨 가쁘게 하루하루 돌아가는 중이군요.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투표 결과에 대해 흥행 대박이라는 평가를 내렸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한길 : 울산 결과가 이변이라고들 하시지요. 다른 기자 분들 말씀 들으니까 그날도 이해찬 후보다 예상대로 1위를 했다면 일단 기사로 쓸 생각이었다고 해요. 그러나 이변이 일어났기 때문에 각 언론들이 크게 다뤄줘서 민주당 기사가 지난 2-3주 동안 큰 기사가 없었답니다. 이렇게 살아 숨 쉬는 정당,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것이 아니냐. 그런 말씀을 많이 듣습니다.
앵커 : 게다가 김한길 후보는 경남과 울산의 연고나 이런 게 없지 않습니까?
김한길 : 전혀 없지요.
앵커 : 그러나보니 다들 이게 웬일이냐고 했는데, 어쨌든 어제 부산 경선에서 이해찬 후보가 353표를 얻었고요. 김한길 후보는 204표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결과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한길 : 우선 울산도 제가 전혀 모르는 분들이지요. 그러나 울산의 대의원 200여명 되시는 분들은 유세 현장에서 불과 7분에 불과했지만 제 연설을 들으셨습니다. 거기서 저는 이-박 연대, 밀실 단합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고, 이것대로 갈 때 우리 대선 승리의 가능성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말씀을 간곡하게 드렸고요.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대선 승리의 방법과 길에 대해 설명을 드렸거든요. 그것이 제가 많은 표를 얻게 된 가장 큰 이윤데요. 어제 같은 경우는 제 연설을 들은 분이 몇 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시간도 그랬지만, 장소도 그렇고. 투표 전에 다 식사 하러 가셔서요. 그래서 유세 현장에 600여명 대의원 중에 70~80분밖에 계시지 않았다,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많은 분들이 제게 말씀해 주더군요.
앵커 : 이게 제도상의 문제가 있는 겁니까, 우발적으로 벌어진 상황입니까?
김한길 : 지금 대의원 선거가 아무래도 조직선거지요. 그러지만 어느 조직에 속해있든 후보자들의 정견을 듣는 것은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데요.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굉장한 문젭니다. 제가 사전에 선거운동을 한 것도 아니고요. 제 말씀을 전혀 전달할 기회가 없습니다,
앵커 : 대표 경선 룰의 공정성 문제가 있다는 문제제기를 하셨죠? 구체적으로 어떤 문젭니까?
김한길 : 물론 룰에도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게 사실이고요. 우선 전국적으로 순회 경선을 하면서 지역별 득표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게 많은 분들이 오해하실 수 있는 구석이 있는 것이, 울산의 투표 결과가 울산지역 당원들의 의견과 시민들의 의견이 더해진 그런 결과가 아닙니다. 정해진 대의원으로 뽑힌 몇 분의 정치적 의사인 것이거든요. 그런데 30%만이 그분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선거를 하고 있는 것인데. 그 30%에 해당하는 조직표만 지역별로 공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 결과적으로는 그래서 덕을 보시지 않았습니까?
김한길 : 전혀 그렇지 않죠. 이것은 선거 원칙, 공정성의 문제고요. 이것은 우리 당으로 봐도 전례가 없고, 다른 나라에도 사례가 없는 아주 독특한 방식이 처음으로 실행되는 것입니다.
앵커 : 그러면 불공정하다고 해도 이 규칙에는 어쩔 수 없이 수긍하고 계속 경선에 임하실 건가요?
김한길 : 한마디로 저는 계파나 세력이 없지 않습니까. 4년 동안 지난번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조용히 지내왔지요. 이번 경선 룰을 만드는 과정에도 저와 제 쪽을 대변해 줄 사람이 거기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일방적으로 당의 지도부를 형성하고 계시는 분이 선정한 룰을 정하는 미팅에서 일방적으로 정해진 것인데요. 그것이 공정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지금 이번에 대표 후보로 출마한 여덟 명의 후보 가운데 다섯 명이 문건으로 정리해서 당 지도부에 이미 제출한 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강행처리된 것이고요. 저는 이것이 확실히 불리한 룰이고, 현장에서도 여러 불합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저는 끝까지 감수하고 가겠다, 왜냐하면 그래도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더 많을 것이다. 불합리한, 불공정한 경선 규칙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저는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 어제 부산 경선 결과, 결국은 친노 세력의 결집이 보인 것 아니냐는 평가를 하는데,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김한길 : 어제 선거가 있기 전에 어떤 정치 평론하시는 분이 부산에서는 8:2의 결과, 잘하면 7:3 정도의 결과를 예상하는 분들이 많다고 공개적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어제 6.3:3.7이었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선방이라고 말해주는 분들도 많지만, 그러나 공정한 규칙과 공정한 유세장 상황 관리가 됐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안타깝다는 심정도 있습니다.
앵커 : 원내대표 경선 때도 유인태 후보가 얻었던 투표수를 계산해보면 친노의 세력 구도에 대해 재판단이 필요하지 않냐는 얘기를 많이 하게 되지요. 어쨌든 오늘은 광주 전남 경선인데, 이게 보통 경선이 아닙니다. 기억을 되돌려보면 노무현 이라는 꼴찌후보가 대통령 후보가 되는 거의 분수령이었다는 말이죠. 광주 전남 표심이 전체 구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거고요. 이 안에는 반이해찬 정서와 박지원 후보의 영향력등 여러 가지가 교차하고 있는데요?
김한길 : 그렇습니다. 정말 복잡한 상황입니다. 말씀 정확하시고요. 그러나 제가 믿는 것은 아무리 조직표라고 하더라도 위에서 이 사람을 찍으라는 요구에 우리 대의원 분들이 순순히 따라가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 제 믿음이고, 거기에 저는 유일하게 기댈 언덕이 있는 것입니다. 지금 상황이 우리가 대선 승리를 위해서 어떤 판단을 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것은 우리 당의 대의원쯤 되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각자가 판단해서 선택할 능력을 가진 분들이라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 예상을 묻는 것은 불필요하겠지만,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한길 : 그래도 제가 이겨야 되지 않겠습니까. 하하.
앵커 : 모든 후보들이 그런 결기를 다지고 있겠죠. 하하. 이해찬 후보의 경선 성적표는 유력한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간주되고 있는 문재인 상임고문의 지지율로도 연결된다는 분석이 많아서요. 가령 이해찬 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문재인 고문의 대선 후보 지지율 하락과 함께 가는 것이라는 시각들도 있는데요?
김한길 : 그래요? 어제 조선일보에 그런 제목이 있던 데요. 그건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고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해찬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제 생각에는 밀실 단합, 패권적 계파에 무릎을 꿇은 우리당에 대한 여론이 비판을 받을 것이고요. 그 비판의 일부를 억울하든 아니든 문재인 고문도 함께 나눠가져야 할 겁니다. 그리고 가령 이해찬 후보가 된 뒤에 대선 예비후보끼리 경선을 갖게 되면 끊임없이 공정성 논란에 휘말릴 우려가 높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재인 후보의 역량을 제대로 실현해내고, 소임을 다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김한길 후보이 대표가 되는 것이 문재인 고문에게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 김한길 후보의 당선이 문재인 고문의 입지를 약화실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아들이시지 않는 거군요?
김한길 : 그렇지요. 그것은 언뜻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요. 정말로 이해찬 후보와 문재인 고문이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이 대선 정국에 임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우리 당 전체의 경쟁력을 상당히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생각하실 것이고요. 문제는 이-박 연대, 밀실 담합으로 얘기하고 있는 당권 나눠 갖기가 문재인 고문과도 사전에 논의가 있었던 것처럼 말하지만 제가 알아본 결과 사전에 그런 논의가 없었습니다. 자꾸 그런 담합 행위에 대해서 문재인 고문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을 저는 생각이 깊지 못한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나마 우리 당에 경쟁력이 지금으로서는 앞서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문재인 고문을 보호해줘야 하는데 간접적으로 상당한 내상을 입힌 것이 사실 아닙니까. 더 이상 이런 일이 계속돼서는 안 된다는 거지요. 그리고 그런 부담을 자꾸 그분에게 지우는 것은 대단히 현명치 못한 일이라고 봅니다.
앵커 : 김한길 후보의 가장 약한 고리에 대해 질문을 드리자면요. 당대표가 되신 다면 가장 큰 과제는 정권 재창출 아니겠습니까. 민주당의 대권 승리라면 노무현 대통령의 향수, 김대중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전체적인 큰 기반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김한길 후보라고 하면 비노, 반노의 이미지를 갖고 계십니다. 열린우리당 해체에 가장 먼저 깨고 나오신 분으로 계속 보도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이부분, 이른바 친노에 대한 본인의 입장과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말이죠.
김한길 : 우선 말씀드릴 것은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몸을 던져서 가장 앞섰던 사람입니다. 저는 이민갈 각오를 하고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협상에 앞장섰습니다. 재벌 후보에게 노무현을 팔아먹는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우리가 지면 나는 이민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앞장서서 대통령 만들어 냈습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도 끝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다만 내가 더 노무현과 친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노무현의 이름을 앞세워 친노라는 파당을 만들어서 오만과 독선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 말하자면 밀실 담합으로 우리 당이 위기에 처하게 만든 것, 노무현이라는 이름으로 친노라는 이름으로, 이런 오만과 독선을 보이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고요. 저는 계파가 없기 때문에 비노도 친노도 아닙니다. 저도 노무현 대통령 사랑하고요. 친노니 비노니 구분 말고, 이제는 대선 승리라는 것을 위해서 하나가 돼서 한마음으로 뭉쳐야 한다는 것이 제 입장이지요. 저는 그분들을 절대 배척하거나 그분들은 옳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 우리 편이고요. 다만 그런 배타성을 버려달라는 것이 제 입장이라고 하면 가장 정확합니다. 또 하나 제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탈당했다는 얘기를 하는데요. 제가 탈당해서 한나라당에 갖다 온 것이 아닙니다. 그때 제가 밖에 있는 박상천 대표가 이끌던 민주당을 우리 편으로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쪽에서는 반대했습니다. 그것은 또 열린 우리당이 호남당이 된다, 그분들은 전라도 세력이라고 했기 때문에, 저는 그런 구분이야말로 지역주의다, 그분들은 민주화를 위해 가장 많이 희생하고 고통당한 분들인데 왜 그분들을 왜 배재해야 하는가 해서, 탈당해서 박상천 대표가 이끌던 민주당과 합당을 하고 그분들을 다시 대통합 민주신당을 만드는데 합류 시켰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우리편이 하나가 되는데, 제가 온갖 비난을 감수하고 탈당하고 역할 했다는 것을 저는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앵커 : 이만하면 반노 이미지에 대해서 충분히 석명할 수 있는 기회 드렸죠. 판단은 국민들이 할 일이고요. 안철수 교수와의 연결 관계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대해 문 고문 입장도 있고, 경남 도지사가 오늘은 입장을 밝힌 바가 있는데, 김한길 후보께서는 안철수 후보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김한길 : 우리당에서 지금 안철수 후보에 대해 거론하는 것은 이르다는 쪽이 있고요. 그 전에 우리 당이 먼저 자각론, 조금 더 강해지고, 경쟁력을 가진 뒤에 안철수 교수와의 관계를 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거지요. 문재인 고문, 우리당의 예비 대권 주자인데요. 그분이 안철수와 공동 정부론을 제안한 것은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우리당 안의 후보들의 경쟁력을 최대한 극대화한 뒤에 관계설정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 김한길 후보께서는 야권 진영의 새로운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하셨어요?
김한길 : 네. 통합진보당의 문제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통합 진보당 역시 상당한 위기에 빠져 있고요
앵커 : 지금 검찰이 통합 진보당 압수수색하지 않았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십니까?
김한길 : 안타까운 일이지요. 그것 역시 다른 당의 얘기라 조심스럽습니다만, 당권을 쥔 사람들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한 행태에 대해서 국민들이 많이 걱정하고 있는 것이고...
앵커 : 제 질문의 핵심은요. 통합 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은 당내 행사죠. 여기에 대해 검찰이 정당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요?
김한길 : 당내 문제에 검찰이 너무 빠르게 개입하는 경우,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이번에도 너무 빠르게 개입한 것은 아닌가 하는 감이 있습니다.
앵커 : 오늘 중요한 선거 앞두고 계신데, 선전을 기원하고요. 다음에 더 세부적인 같이 이야기 나누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 김한길 후보와의 인터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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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YTN라디오 김갑수의 출발새아침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