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의 민족공조 우리민족끼리’올인 의지(意志)가 심상치 않다. 지난 9일 몽고 발언에 이어, 노 정권의 대북정책 전도사’인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드디어 “북핵 해결 없이도 정상회담이 가능하며” 그것도 연내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DJ 再방북을 놓고 옥신각신하는 사이, 이미 北과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르렀음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노무현은 몽고 발언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북한의 입장에 동의를 표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노 정권이 바야흐로 단독 남북공조에 올인하려는 마당에 가장 두려워하고 또 장애로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보수성향의 다수 국민일 텐데, 이들은 아직 행동하기에는 준비가 부족하고, 설마” 그래도 좀 더 두고 보자 등의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의식화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더욱이 주요 방송 매체가 융단 폭격을 해대면, 그 예봉을 잠재울 수 있다고 노 정권은 판단할 것이다.
다음은 야당인데,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보수 세력 뿐만 아니라, 중도 내지 중도 좌파까지 포함하고 있어, ‘이념’ 문제를 놓고 단결이 잘 안되고 있다. 더욱이 지방선거 이후 박근혜 대표가 대권 출마를 위해 당 대표 직을 내 놓으면, 현재 2위 최고위원인 원희룡 의원이 그 바통을 이을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 정권 입장에서 보면 원군이 생길 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가히 ‘불감청 고소원’이라 할 만하다.
그 다음은 주한미군인데, 이에 대하여는 노 정권도 자신 있게 장담은 못하는 것 같다. 노 정권이 전시작전권을 하루 빨리 이양 받고자 하는 데서 주한 미 지상군을 가능한 한 빨리 내 보내려는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 강력히 고개를 들고 있다. 평택 사태를 지지부진 끌고 가는 것도 이러한 의도와 연결된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어쨌든, 노 정권은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후, 무언가 최후의 승부를 걸어보려는 결심을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 승부수란 DJ 재방북과 김정일-김대중 간 모종의 합의, 그리고 연내 2차 남북 정상회담 등으로 스케쥴이 잡히는 가운데, 이를 통해 남북 좌파정권이 연합하여 무언가 중대한 조치를 발동하는 것이다.
예컨대, 한반도 평화 선언’ 등으로 남북 화해·통일’분위기를 형성한 후, 한나라당 일부를 포함하는 남북한 국회 다수에 의한 지지결의, 그리고 초민족회의’같은 일종의 원로회의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다음, 남북을 오가며 이 기구로 하여금 ‘통일 선언’ 같은 것을 시도할지 모른다. 이를 위해 헌법 개정 절차에 돌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문제는 주한미군과 국군, 보수우익 세력, 그리고 이 와중에서 각성하는 국민들의 태도인데, 이들의 반응 여하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이러한 참담한 시나리오가 발생하지 않기를 희망하면서도 불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는 것은 나라 장래를 우려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일 것이다.
盧정권의 대북정책, 다음 단계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