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는 21일 더케이호텔서울(舊.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100여 개 기업의 2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상생협력 모범사례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에 참석한 김상조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올 한 해에도 경제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6천억 달러를 돌파했고, 외국인 직접투자 역시 230억 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무디스 국가신용등급 역시 ‘Aa2’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한편,내년도 경제성장률은 세계 경제의 부진과 맞물려 2.6 -2.7% 수준으로 전망되고, 조선, 자동차 등 우리 주력산업들의 상황도 좋은 편은 아니라”면서,글로벌 시장에서 기업 간 경쟁은 그동안의 양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미 시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들이 기존 산업과 접목되면서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가 나타나고 있고, 그동안 시장을 나누어 놓았던 국경이나 산업간 경계도 급격히 허물어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잘나가는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언제, 어느 지역에서, 어떤 산업에서 출현하여 자신을 위협할지도 모르는 ‘혁신적인 경쟁자’에 대비해야” 한다.
모두가 모두와 경쟁하는 상황(the competition of all against all) 속에서는 어제의 승리가 오늘의 생존을 담보하지 못하며, 특정 기업이 시장의 ‘절대강자’라는 식으로 자리매김 되는 일도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기업들이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공적으로 생존함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탄탄한 경쟁력을 갖춰 세계 시장을 이끌어 가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생’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김 위원장은 “품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완성품을 만드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협력업체 차원의 혁신이 선행되어야” 하고,협력업체의 혁신에는 일정한 비용 투입이 필요한데, 그들이 ‘일한만큼 제대로 된 보상’을 받아야만 그러한 과정이 원활히 이루어지 진다.
반대로,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성과분배가 박하게 이루어지는 경우 협력업체의 혁신역량과 경쟁력이 상실되며, 이는 대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고스란히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결국, 대·중소기업이 함께 존립해 나가는 ‘상생’, 그리고 이를 위한 중소기업에 대한 ‘공정한 성과 분배’는 다름 아닌 대기업 자신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 요소”라면서, “상황이 어려울수록 기업이 힘써야 할 것은 바로 ‘상생’”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김상조 위원장은 “대·중소기업이 함께 노력해 얻은 이익이 매출액 등 재무적 성과에 따라 나누어지도록 하는 ‘협력이익 공유제’ 도입도 적극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롤스로이스, IBM,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사와 이익을 나누며 경쟁력을 높여가는 협력이익 공유제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협력이익공유제는 단순히 대·중소기업 간의 ‘성과분배’ 차원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는 점에 그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들이 협력업체와 상생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세상은 이를 잘 알아주지 않는 반면, 거래과정에서 일부 협력업체에게 어려움을 주는 경우 비록 그것이 소소한 것일지라도 많은 비난을 받게 된다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협력업체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히 살피고, 그러한 사례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며, 무엇보다도 성장의 파트너로 협력업체를 대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상생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회는 삼성디스플레이, 현대·기아차, 네이버, 엘지(LG)화학, 씨제이(CJ)제일제당, 롯데홈쇼핑, 한국인삼공사 등 7개 사가 대 중소기업이 협력하여 기존에 수입하던 장비·부품을 국산화한 사례, 신기술·신제품 개발에 성공한 사례, 거래 조건·관행을 개선한 사례 등 7개 모범사례를 소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협력업체 ㈜H&이루자와 함께 그간 해외업체가 독점했던 디스플레이 코팅 장비(‘스퍼터’)를 국산화하는 데에 성공하여 약 4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H&이루자는 세계 시장점유율이 77%까지 상승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였고 매출액도 ’15년 97억원에서 ’17년 2,003억원으로 급증했다.
TV 등에 사용되는 화면유리(디스플레이 패널)를 보호하기 위해 얇은 코팅을 입히는 장비
현대 기아차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대철과의 공동 개발을 통해 버스·트럭 등 대형차량의 제동장치에 사용되는 부품을 국산화하여, 약 40% 가량 단가를 절감하고 성능도 최대 25% 향상시켰으며, ㈜대철도 국산화한 부품을 현대·기아차에 납품하여 연매출이 7억원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는 정보통신기술(ICT) 장비 제조업체인 ㈜인포마크와 협력하여 수입품에 비해 단가를 30% 이상 낮춘 인공지능(AI) 스피커* 국산화에 성공하고, 그 결과 해외 업체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에 비해 약 29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으며, ㈜인포마크도 ’18년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110% 이상 증가했다.
AI스피커 : 과거 음악 감상이나 라디오 청취에만 사용되던 스피커가 아닌, 음성인식기술을 이용하여 주변의 인터넷 연결기기(TV, 스마트폰, 냉장고, 조명, 난방기기 등)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 이다.
신기술 신제품 개발 사례
엘지(LG)화학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대주코레스와 협력하여 기존의 철강 제품에 비해 가벼우면서도 내열성이 강한 알루미늄 소재의 ‘전기차용 배터리 적재 부품(배터리 로어 케이스 하우징, Battery Lower Case Housing)*’을 세계최초로 개발하였다고 발표했다.
전기자동차 차체 하부에 전기차용 배터리팩을 적재하는 부품
당시 전세계의 자동차업계는 차체 경량화를 위해 철강에 비해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부품을 만들고자 했으나 알루미늄은 열에 의한 변형에 취약하다는 문제에 봉착해 있었는데, 엘지(LG)화학은 협력업체인 ㈜대주코레스와 함께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다.
엘지(LG)화학은 자신의 고객사와의 거래 규모가 2배 이상 증가하고, ㈜대주코레스도 자동차 부품 매출이 급증해 올해 12월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이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다.
씨제이(CJ)제일제당은 생칼국수 제조업체인 ㈜미정에게 신제품 개발사업비와 기술을 지원하여 퍼지지 않는 쫄깃한 식감을 강화하고 야채조미액으로 감칠맛을 더한 생칼국수 신제품 4종을 개발하여 자사 유통망을 통해 출시했다.
그 결과, 씨제이(CJ)제일제당의 신제품에 대한 ’17~’18년 매출액이 30억원을 기록했고, ㈜미정도 영업이익은 4배 이상, 씨제이(CJ)제일제당과의 거래규모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급성장했다고 발표했다.
거래 조건 관행 개선 사례
롯데홈쇼핑은 협력사의 국내·외 판로 확대를 위해 여러 차례 중소기업 입점 상담회를 개최하고, 유통업 최대·최다 규모의 ‘해외시장개척단’을 운영하여 협력사의 해외 수출 박람회 참여를 적극 지원했다.
중소기업 입점 상담회에 참여한 244개 중소기업 중 87개 업체가 롯데그룹 유통사업 부문에 입점했으며, 2017-2018년 동안 해외 수출 박람회를 통해 발생한 협력사들의 신규 거래 금액은 총 3억 5천만 달러에 달했다.
한국인삼공사는 고객이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원하는 가맹점에 방문해서 수령하거나 그 가맹점으로부터 직접 배송받을 경우 그 판매수익을 가맹점이 가져가도록 하는 ‘온·오프라인 매장연계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 결과, 전체 온라인몰 매출액 중 30% 이상은 가맹점의 매출액으로 귀결되도록 했다.
또한,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고객과의 접점이 넓어져 신규 고객을 늘리고 단골 고객을 확보하여 매출 확대의 기반을 다지는 효과도 발생했다.
이 외에도, 에스케이(SK)텔레콤이 ㈜유라이크코리아를 지원하여 사물인터넷을 활용하여 스마트폰 등으로 가축의 건강상태를 확인·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한 사례, 롯데푸드가 협력업체인 ㈜수성인투, ㈜바라와 함께 일반 분유 뚜껑보다 안전성과 품질유지력이 뛰어난 ‘안심 분유캡’을 개발한 사례, 삼성물산(건설)이 ㈜라이브어스텍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새집증후군을 저감할 수 있는 친환경 페인트를 개발한 사례 등이 모범사례로 소개했다.
공정위는 앞으로 대·중소기업 간에 상생협력이 촉진되고 성과분배도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공정거래협약 제도가 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보다 기여할 수 있도록 보완할 계획이다.
대리점 분야에도 협약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대리점법 개정안이 지난 7일 국회를 통과해 내년 하반기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개정법이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대리점 분야 협약이행 평가기준을 제정하는 등 그 시행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지원 금액·건수 평가항목에 대한 만점기준을 높이고, 대기업과 1차 협력사간 거래뿐만 아니라, 2차 이하 거래단계까지 ‘하도급대금 지급관리시스템’을 통한 대금 지급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된 평가기준도 개선한다.
또한, 공정위는 대·중소기업 간 공정한 성과 분배를 위해 거래조건이 합리화되도록 제도를 보완할 계획이다.
공사 기간이 연장되거나 납품 기일이 늦어져 관리비 등 간접 비용이 증가되는 상황에서, 원도급대금이 증액되는 경우 그 비율만큼 하도급대금도 증액되도록 하는 등 하도급대금 조정제도를 보완하고,대기업의 1차 협력사에 대한 하도급대금 결제조건과 대형유통업체의 납품업체에 대한 거래조건을 공시하도록 제도화하여 2차 이하 협력사나 유통 납품업체가 공시된 정보를 활용해 협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가맹본부와 점주 간 거래에 있어서도 판촉행사 실시 전에 본부가 점주의 동의를 받도록 법제화하는 등 성과공유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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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상생협력 모범사례 발표회 개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