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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국타이어 역학조사 발표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개최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참여연대, 한국타이어 노동자 사망 유족대책위 자문의사단 등 전문가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10일오전 11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지하 강당)에서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사망 관련 정부 역학조사 중간 결과 발표에 대한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문>
객관적이고 공정한 재조사로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사망의 원인을 규명하라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사망에 대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지난 8일 역학조사 결과 중간발표를 했다.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에게 심장질환이 잘 생기고 그로 인해 사망하는 이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원인은 아직 찾지 못했다는 것이 중간 결과 발표의 요지이다.
이번 조사 결과 발표는 내용은 피상적이고 방식은 무책임한 것이었다. 연구원은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일반 인구보다 5.6배나 높고, 협심증 유병률도 2.6배나 높은 것으로 밝혔다. 그런데도 그 원인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분명히 많이 죽은 것은 맞는데 그 원인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오직 유일하게 밝힌 것은 그간 문제가 되었던 유기용제 등 물리 화학적 작업 환경 요인이 기여했을 가능성은 적다는 것뿐이다. 이러한 결과조차 작업 환경 평가 방식의 한계 때문에 의혹을 사고 있다. 이미 다 깨끗하게 청소된 작업환경을 평가한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정작 질병 발생에 영향을 끼친 작업환경은 과거의 환경인데 현재의 환경을 평가한 것이 맞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심장질환과는 별개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암 발생에 대해서는 충분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도 않았다.
피상적이고 무책임한 조사 결과 발표로 인해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사망 원인 규명 작업은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충분한 설명 없이 던져진 조사 결과 발표로 인해, 마치 노동자 사망 원인이 공장의 작업요인과 관련 없다는 결론이 난 것처럼 사회 여론이 형성되었다. 조사팀은 자신들의 조사 결론은 그러한 것이 아니라고 뒤늦게 설명하고 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결론이 난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조사팀이 이러한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다면 순진한 것이고, 예측하고서도 이러한 발표를 했다면 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번 역학조사가 몇 가지 이유로 인해 공정하고 과학적인 조사가 되기에 부족하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회사의 개입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과거의 작업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족대책위 추천 전문가들의 참여와 노동자들의 증언 등이 배제된 채 진행된 역학조사 결과는 이미 예상된 것이었다. 그러므로 한계가 많은 이번 역학조사 결과로 한국타이어 문제를 종결하려 하면 안된다. 정부는 이번 역학조사로는 집단사망 원인에 대한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여야 한다. 그리고, 유족대책위가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정한 역학조사를 다시 실시하여야 한다. 대통령 당선자의 사돈 기업이라는 것 때문에 문제를 서둘러 덮으려 한다면 문제를 더욱 키우는 것이 될 것이다. 언제 또다른 노동자들이 죽어갈 지 모른다.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노동건강연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 참여연대 한국타이어노동자사망유족대책위자문의사단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사망 역학조사 중간 발표 내용에 대한 비판적 검토 결과
한국타이어 노동자 사망 유족대책위 자문의사단
노상철(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산업의학)
백도명(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산업의학)
임상혁(원진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 산업의학)
주영수(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산업의학)
< 조사 결과 >
2006년도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허혈성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일반 인구 집단에 비해 5.6배 높음. 협심증 유병률은 2.6배 높다.
이러한 집단 사망의 공통적인 직업적 원인을 찾지 못했다.
향후 심장질환 사망과 직무 관련 요인에 대한 추가적인 평가를 할 예정이다.
폐암은 고무공장의 작업환경요인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작업환경측정 결과 발암물질은 정량 한계 미만으로 검출되거나 검출되지 않았다.
가. 심장질환 사망률 및 유병률 증가의 의미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심장질환 사망률 및 유병률이 일반 인구 집단에 비해 높다는 것은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이 비슷한 연령대의 일반인보다 심장질환에 더 많이 걸려있고, 심장질환으로 인해 사망한 이들도 더 많다는 의미이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며, 5.6배 혹은 2.6배라는 수치도 매우 높은 것이다
- 공장 노동자의 건강 상태를 조사하면 ‘건강 노동자 효과(Healthy Worker Effect)’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 건강 노동자 효과’란 처음부터 건강한 노동자들이 공장에 취업하게 되고, 건강에 문제가 있는 노동자들은 다양한 형태로 이직하게 되어, 지금 현재 공장에서 노동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건강 조사를 하면, 이들이 일반 인구 집단보다 건강한 것으로 왜곡되어 나타나는 효과를 지칭한다.
- 그런데 이와 같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심장질환 사망률이 일반 인구에 비해 5.6배나 높게 나왔다는 것은 분명히 한국타이어 공장과 관련된 어떤 요인이 노동자의 사망에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강하게 의미한다.
- 특히 5.6배라는 수치는 한국타이어 공장 요인과 노동자 사망과의 관련성의 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수치가 높을수록 강한 연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함
그러므로 이는 한국타이어 공장의 ‘어떤 요인’과 노동자의 심장질환 사망과는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나. 노동자 집단사망의 공통적 직업 요인 및 직업환경 원인을 찾지 못했다는 발표의 의미이다.
이 발표 내용을 근거로 한국타이어 공장과 노동자의 사망과는 관련이 없고, 노동자 사망에 대해 한국타이어는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됨
조사 결과는 ‘지금까지’ 조사한 결과로는 한국타이어와 관련된 요인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지 아예 관련이 없다고 결론내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심장질환 발병 및 악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작업관련요인은 유기용제, 일산화탄소, 이황화탄소 등 물리화학적 요인뿐 아니라, 노동시간, 노동강도, 노동량, 직무 스트레스 등 노동조직적 요인 등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유기용제, 일산화탄소, 이황화탄소 등 물리화학적 요인이 사망 원인일 가능성이 적다는 것에 국한된 결과이기에 한정된 결론이라고 할 수 있음
한편, 물리화학적 환경 조사 결과 역시 사망자들의 이전 작업환경을 반영한 것이 아니기에 섣불리 이 결과만으로 결론내리기는 힘든다.
그러므로 이러한 표현은 ‘아직까지는’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집단발병 원인에 대한 추정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며, 원인 파악을 위한 추가적인 조사가 지속되어야 함을 역설하는 결과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 발암물질 측정 결과에 대한 해석
이것 역시 이번 조사 결과가 한국타이어 공장과 노동자 암 발생의 관련이 없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곤란하다.
이번 측정 결과는 지금 현재의 작업환경측정 결과만 가지고 평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암은 발암물질에 노출된 이후 적게는 10년, 길게는 30년 이상이 경과한 이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한국타이어 노동자 암 발생이 작업환경과 관련되어 있다면 그 작업환경은 과거 10-30년 전의 작업환경이다.
런데 사건이 불거진 이후 깨끗이 청소하고 이전에 쓰던 물질도 쓰지 않은 채 측정된 결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측정 결과로 발암 물질 노출 여부를 결론내릴 수는 없다.
그러므로 이 측정 결과는 ‘아직까지는’ 한국타이어 노동자 암 발생과 관련된 작업환경요인을 추정해내지 못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라. 정부의 역학조사단 중간 결과에 대한 결론적 해석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타이어 노동자는 심장질환에 걸려 사망할 위험이 다른 이들보다 매우 높은데, 그 원인은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해석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다.
러므로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의 원인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 준 것이 아니다.
- 일부 언론 기사에 언급된 것처럼, 이 연구 결과는 노동자 사망이 공장의 작업요인과 관련 없다고 결론내린 것이 아니며, 그러므로 한국타이어 공장측의 책임이 현재로서 면책된 것도 아니다.
이번 발표는 여전히 의문은 남아 있으며 그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적인 조사와 연구가 필요함을 역설하는 결과이다.
2. 정부의 역학조사단 중간 결과에 대한 평가 및 비판
가. 환자를 추가로 확인하는 작업이 충실히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최근 1-2년간의 사망례 뿐 아니라, 한국타이어를 거쳐 간 이직자 및 퇴직자를 포함하여 보다 폭넓은 대상에 대한 사망례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발표 내용에는 심장질환의 경우 2006년 사망례만이 포함되었고, 암 발생의 경우 아예 추가적인 사망자 발생 조사 결과에 대한 언급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유족대책위가 찾아내서 문제 제기하지 않은 사망례가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사건의 전모가 아닌 사건의 일부에 대해서만 평가가 이루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직자 및 퇴직자를 포함한 모든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10년간 사망례에 대한 확인 작업이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나. 암 발생과 공장 환경 요인과의 조사 결과가 미흡하다.
타이어공장은 암 발생의 위험이 높은 사업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심장질환에 집중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암에 대한 조사 결과가 부실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이번 발표에는 단지 현재의 작업환경을 측정해 본 결과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는 물질이 미량 검출되거나 검출되지 않았다는 내용만 담겨 있을 뿐이다.
한국타이어 노동자 중 지금까지 암에 걸린 사람은 몇 명이고 그 중 사망한 이들은 몇 명인지, 그리고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암 발생 및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일반 인구 집단에 비해 높은지, 그리고 과거의 작업환경 중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요인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
암 발생 및 사망례에 대한 보다 충실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다. 관련 요인 조사시 과거의 작업환경에 대한 평가 방법을 개발하고, 사업주 개입을 최소화할 대책이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함에도 그러한 것이 충족되지 않았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바와 같이 관련 요인 조사시 정작 중요한 것은 공장의 과거 환경 및 과거 노동 조직 형태이다.
사업주에 의해 이미 깨끗이 청소되고 난 이후의 작업환경 평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이러한 것들에 대한 고려와 해석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루어졌고, 이러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환경 평가 결과는 신뢰하기가 어렵다.
한국타이어 공장의 과거 작업환경 및 노동조직 형태 등을 추정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여 이를 조사 결과에 반영해야 한다.
라. 조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조사가 이루어졌다.
이번 사건과 같이 사건의 사실과 원인에 대해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는 사안에 대한 조사는 조사 초기부터 관련 이해 당사자와 충분한 소통과 정보 공유를 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유족대책위는 초기부터 역학조사팀에 유족대책위가 추천하는 전문가의 참여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단지 조사 결과에 대한 자문과 결과 공유만이 이루어지고 있다.
유족대책위가 추천하는 전문가가 역학조사팀으로 참여한 가운데 추가적인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마. 시간에 쫓겨 설익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는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이번 결과 발표 내용은 매우 미흡한 것이다.
의혹을 불식시키기는커녕 잘못된 결론으로 이끌고 더 큰 의혹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많은 설익은 조사 결과를 성급히 발표한 까닭이 무엇인지 의문이다.
이와 같이 설익은 결과 발표가 가져올 파장을 예측하지 못했다면 이는 조사팀이 순진한 것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으며, 이를 예측하고도 발표한 것이라면 그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각종 의혹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조사 결과 발표를 일삼지 말고,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평가와 추정을 행한 후 그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바. 향후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사망 원인 규명 방식에 대한 우리의 의견
2008년 1월말 종료를 앞두고 있는 현재의 역학조사는 ‘죽은 사람은 있으되 죽인 자는 없는 사망의 원인에 대해 속시원한 결론을 얻기는 힘든’ 조사가 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므로 수많은 의혹과 추측을 해소하기 위해, 유족대책위가 추천하는 전문가가 참여하는 2차 역학조사팀을 꾸려, 충분한 시간과 조사의 권한을 가지고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를 수행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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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사망의 원인을 규명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