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밤 서울 도심 한복판 이태원에서 미군이 광란의 난동을 벌였다. 주말 밤을 즐기러 나온 서울시민들에게 유사 총기를 난사하고, 제지하는 경찰과 시민들을 밀치고 광란의 도주극을 펼쳤다.

이상규 의원
이상규 의원은 4일 목숨을 걸고 쫓아간 경찰관의 하차명령을 무시하고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고는 뺑소니를 쳤다. 목숨의 위협을 느낀 경찰관이 발포까지했지만 미군은 경찰의 검거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부대로 복귀했다. 북핵 위기 국면에서 벌어진 미군의 난동은 미군이 한국민을 보호하러 온 것인지, 한국민에게 해를 끼치러 온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주한미군의 우리 국민과 경찰관을 상대로 한 명백한 살인미수이다. 난동 미군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구속 조치 등 엄벌에 처해야 한다. 지난 5년간 1940명의 미군범죄 사범이 검거됐지만 구속은 4명 뿐이었다는 사실(경찰청 발표)은 대한민국이 미군에게 치외법권 지대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해 7월 평택 미군의 한국 민간인 불법수갑체포 사건은 검찰이 기소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한 채 여전히 수사 중이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SOFA개선안(2012년 5월 23일)과 평택사건 이후 경찰이 마련한 ‘SOFA사건 처리 매뉴얼’에 따르면 미측에 신병이 있는 경우 경찰 수사단계에서도 미측으로부터 신병인수가 가능하고, 살인 강간 마약 등을 비롯해 강력범죄의 미수 등 12개 강력범죄는 기소 전에도 구속 영장을 받아 계속 구금해 수사 할 수 있게 되어있다.
난동 미군들은 ‘아랍인에게 총을 맞고 차량을 빼앗겼다’는 등 거짓 진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고 증거인멸과 말맞추기를 막기위해서라도 난동 미군들에게 즉각 구속영장을 신청해 구금상태에서 철저히 수사해 처벌해야한다.
경찰의 초동 대응과 체포망 가동도 허술하진 않았나 점검해봐야한다. 미군이 17분여간 광란의 질주를 할 때 경찰은 무전을 통해 출동 지령을 내렸다는데 사건 당시 이를 쫓는 다른 경찰차량은 보이지 않았고, 자양동 막다른 골목에 순찰차가 도착한건 이미 미군들이 뺑소니를 친 직후였다.
홀로 난동 미군의 차량을 막던 경찰관은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급한 상황이었는데도 경찰의 지원은 한발 늦었던 것이다. 또한 그로부터 50여분 후 현장에서 도주한 미군들이 경찰을 따돌리고 유유히 용산 미8군부대로 복귀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경찰의 체포망이 허술했다는 지적을 할 수 밖에 없다. 미군범죄에 대한 공권력이 제대로 작동안된 과정에서 임무에 충실하던 경찰관과 선량한 시민들이 부상을 당했다. 홀로 범죄 미군들을 추적한 경찰관에겐 표창과 특진을 시키고 미군을 쫓는데 협조한 택시기사에겐 포상을 해야한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일주일도 안돼 발생한 이번 사건은 ‘한국에서의 범죄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주한미군의 인식과 행동이 웬만해선 변하지 않는다는 걸 잘 보여준다. 여론의 비난이 들끓으면 미군사령관이 여론무마용 사과를 하고 잠잠해지면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탓이다.
새 정부는 불평등한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를 하루속히 근본적으로 개정할 것을 미국정부에 요청해 동맹국으로서의 바람직한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길 바란다. 또한 경찰과 사법당국은 공정한 공권력 행사로 주한미군범죄는 끝까지 추적해 구속수사하고 엄벌에 처해 주한미군들의 그릇된 인식을 바꾸고 함부로 우리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못된 버릇을 고쳐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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