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운시인 지난 1일 지병으로 타계 오동도와 전설로 전국에 알려

새소리도 굴러 떨어지는 칼벼랑에는 지난 밤 달빛이 쏟아놓은 억만 동백꽃,남해 줄산 건너던 마파람은 아침에 꿰어간 대숲에 와서 연 종일 쌍피리를 분다 사계 풍악 귀에 걸고 구름 끝에 앉은 오동도 박보운 시인의 대표작 오동도 소곡’이다.
여수지역 문화예술계의 어른이자 여수문학 탄생의 산증인이었던 시인 박보운 선생(사진)이 오랜 투병 끝에 지난 1일, 78세의 일기로 타계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여수지역 대표 관광지인 오동도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는 오동도 전설을 개작한 ‘오동도와 전설’ 등을 통해 지역을 알리는 등 지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문학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평생동안 이끌어 온 고인의 타계 소식은 지역민들을 더욱 애절하게 하고 있다.
유년시절 여수에 정착한 박보운 시인은 1960년 <자유문학>추천으로 문단에 등단해 40여년간의 창작활동을 통해 시집 <여수항>을 비롯해 4권의 시집과 에세이집을 펴냈다.
또, 왕성한 창작활동으로 대한민국 국민포장, 전남도 문화상, 여수시민의 상, 한길문학상, 한려문학상, 지역예술문화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1955년에는 지역 동인들과 함께 현재 30집을 발간중인 여수문학’의 전신인 여향’을 발간하며 지역에서의 창작활동을 본격화 했다.
이후 29세되던 1960년 자유문학을 통해 등단해 지역문학과 예술의 중심역할을 하면서 문인협회 여수지부와 한국예총 여수지부의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면서도 초대부터 4대, 6-7대 여수문협 지부장을 맡으면서 여수문학 탄생의 산파 역할과 함께 문화예술을 살찌우는 중심에 섰다.
이밖에도 다양한 문학회 활동을 통해 동인지 발간, 백일장, 시화전 등을 개최해 지역 문학계의 창작열을 북돋았다.

박보운 선생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오동도와 전설이 새겨진 시비. 오동도 안 산책로에 놓여 수많은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박보운 시인은 지역에 대한 남다른 애정뿐만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는 강인한 역사인식과 일상에서 우러나는 다사로운 사람의 언어를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내면서 국내 문학계에서 크게 주목받는 시인이기도 했다.
시인이 중앙일간지, 월간문예지, 월간 종합지 등에 발표한 작품만 3백여편을 훌쩍 넘는다.
허형만 시인(목포대 교수)은 시가 좋아 시를 버리지 못한 죄 하나만으로 오기스럽게 오직 향토 여수를 떠날 줄 모르고 여수를 지키는 시업(詩業)의 파수꾼이 되어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여수문학의 산증인이자 예술활동을 통해 여수를 세계에 알리고 후진 양성에도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선생의 타계소식이 안타깝다”며 선생의 지역과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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