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인 칼럼> 153석은 한나라당의 승리라 볼 수 없다.
물론 외형적으로는 거대여당으로 지탱은 되겠지만 이미 심각한 분열이 시작 된 것같다.
새 술은 새푸대에도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잘은 몰라도 정치란게 그리 간단치만은 않은 것 같다.
1. 이재오.
어깨에 박격포 메고 옷깃마다 누벼 자폭용인지? 수류탄 주렁주렁 달고 , 실제로는 그럴리 없겠지만 무식해 보일정도로 우직하게 혼자 돌진하다가 뜻밖에도 믿었던 안으로부터 더욱 가혹하게 날아오는 배신의 표창과 밖에서 쏘는 온갖 화살에 장렬히 낙마한 이재오장수의 빈자리가 한나라당으로서는 의외로 너무 커서 황량해 보인다.
경선과 대선의 모든 미운털과 운명의 경부대운하와 공천의 모든 패악을 한몸에 다 싸서 허리에 묶고 못박힌 십자가가 이재오로서는 무척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공천의 실세가 과연 이재오 였을까?
그런데 다른 사람에겐 후련 할 지 모르나 아직 미처 안정기에 들어가지 못한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물,불 가리지 않고 혼자 운 띄우고, 날아오는 돌팔매 온몸으로 막아서며 물불 가리지 않는 이재오같은 충직한 야전 장수가 아직은 한참 더 필요할 것이다.
왜냐하면 안팍으로 공공의 적으로 몰린 이재오의 화두는 오로지 어제도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오늘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이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2. 정두언.
총선 며칠을 앞두고 내부 권력투쟁의 괘씸한 항명집단으로 몰려버린 55명의 서명자들 또한 쉽게 가라앉지 않을 깊은 상처를 받은 셈일것이다.
그들은 누구의 가혹한 저주처럼 양아치보다 못한 사람들이 결코 아니다.
모두 현역 국회의원들로 당이 주저없이 공천을 준 40대 50대 어떻게보면 하나라당으로서는 가장 귀중한 엣센스 같은 중추들이었다.
이들은 지난 몇 년간 오로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자신들의 인생과 목숨을 바친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충신 중의 충신들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충신이라는 낱말을 쓴다고 봉건체제식 사고 방식이니 하는 단세포들은 그렇게 불평해도 전혀 상관 않는다.
이글은 기사가 아니고 글의 의미와 행간조차도 깊은 뜻을 내포하는 글이기 때문에 의미 전달에 더 힘을 준것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들 이명박에대한 젊은 충신들이 사나워진 민심을 제대로 직언하다가 그대로 저사람들 나쁜X들로 다른곳 아닌 한편으로부터 무참히 짓밟힌 형세다.
이 사건은 내가 보기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실수다.
이미 권력을 쥐었으니 그들만한 충신들 55명을 쉽사리 구할수 있으리라는 권력의 안이함으로라면 더 문제다.
또한 이미 이명박 대통령의 눈과 귀가 국민과 소통되지 않는 곳에 가 있을수 있다는 청와대 괴담이 벌써 작용 되는건가?란 우려를 국민들에게 주었다.
물론 이들은 아직도 여전히 여당이고 친이(親李)다.
그러나 상처는 의외로 깊은 상흔을 남긴채 그들의 의식기저 어디엔가 불신의 피해의식으로 아프게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호남인을 더 배려해야 한다는 최근 정두언의 귀향 행보는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이대통령이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한 여의도식 정치에 길들여졌다해도, 나름대로 경륜을 지닌 원로들과 장수들이 거의 다 잘려 나가던지, 세월을 낚으러 본인이 가던지, 할 한나라당은, 박희태씨의 지적이 아니라도 마치 주인이 말못할 사정으로 야반도주하고 나서 개점 휴업상태가 되어버린 목로주점 같은 처연함이 감도는 기현상으로 국민에게는 비친다.
새로운 장수가 되겠다고 몇 명이 칼을 뽑아 보지만 사람들이 냉소조차 주지 않아 두부도 자르지 못하고 자타가 공히 멀뚱한 상태로 김빠져 있다.
오로지 그들이 아우성 쳐대는 것은 친박계열 일괄 복당 결사 반대와 만만해 보이는 비례대표 헤집기다.
당연하다.
친박계열은 의외로 노련한 옛장수들이 새롭게 칼을 갈고 새로운 준마로 갈아타고 입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들이 다 몰려오면 그렇지 않아도 산처럼 지키고 있는 박근혜의원의 위상과 함께 자칫 한나라당을 결국 그들에게 그대로 바치게 되지 않을까 두려워 질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3. 정몽준.
한나라당이라는 새로운 언덕에서 정몽준의 5년이란 시간은 더없이 유효할 수 있다.
그래서 현재 유일하게 기운을 차린 사람이 한나라당에서는 정몽준 일 수 있다.
그의 변화된 눈빛과 전과 달라진 적극적인 정치행보가 스스로의 위상을 정립해 가려는 노력과 열정을 차츰 담아가고 있다.
미국과의 전통적 동맹복원관계를 풀어가면서 이명박 대통령 역시 아직은 정몽준의원에게 호의적이다.
차기의 대권주자로서 정몽준의 가장 큰 잇점은 호남과 야당측의 동감을 다른 누구보다 쉽게 끌어낼 수 있는 바탕이 이미 되어 있다는 점이다.
지난 얘기지만 이수성 전 총리등이 지난 대선때 대권도전을 선언했지만, 그들의 진짜 복심(腹心)은 실은 궁극적으로 그당시 이명박에 대결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제3의 대권주자를 찾아 당시 범여권의 대통령후보로 추대하는 것이었다.
그 대상이 바로 정몽준 의원이었다.
그러나 정몽준 의원은 한나라당과 이명박후보를 선택했다.
당시의 시대정신이나 다른 여건으로 봐서 정몽준 의원은 2008년 대권도전은 스스로 무리라고 판단했고 그 생각은 현명했을 수 있다.
그에게 남은 숙제는 국민에게 보수층으로 대변되는 한나라당을 어느정도 장악할 수 있느냐만 남아 있는 셈이다.
그는 아직은 한나라당내에서는 단기필마인 셈이다.
한나라당 당권에 도전 한다는 것은 그의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4. 박근혜.
친박계열의 조기 일괄복당은 힘들것이다.
설령 이명박 대통령의 특단으로 그런게 이루어 진다해도 어차피 이제는 공공연한 적(敵)과의 동침이다.
총선 두달전 김무성 공천사건때 똘똘뭉친 38명의원과 총선 두달반전 탈당해서 총선을 그들과 함께 고난을 겪으며 치루었다면, 박근혜 의원은 아마 지금쯤 100여석 이상의 가장 강력한 당의 실제 오너가 되어 있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친박계열이 한꺼번에 다 한나라당에 들어간다해도 앞으로 사사건건 이명박 정부의 발목을 잡는다면, 이제 국민들은 염증을 내게 될 것이다. 박의원따로 친박연대 따로 떨어져 있는 상태도 박근혜의원에게 그리 효율적이지 못할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박근혜의원은 가장 심각한 고민과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다.
차기 대권주자로 볼때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점은 이제 박근혜라는 정치인은 누구도 갖지못한 국민적 대중적 인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누구보다 박근헤의원 본인이 지금 사려깊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5. 야당.
통합민주당이 이명박 정부의 탄생에 80% 기여한 노무현 정권의 친김정일 정체성으로 돌아간다거나 호남세의 구태로 회기 한다면, 한나라당의 모든 삽질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이명박 정부와 다시한번 보수의 대승리의 탄탄한 10년운을 누릴수도 있을 것 같다.
스스로 궤멸이라고 표현한 참혹한 대선패배에도 81석이란 의석을 총선에서 국민이 준 것은, 그나마도 표절시비?가 붙을만한 손대표의 중도개혁과 실용의 외침과 노력으로가 아닐까 한다.
손대표의 견제론 접근 방식이 동정론의 소극적행보여서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음에도 81석에 그친감도 없진 않지만,
국민은 비젼을 가지고 앞으로 가려는 강력한 리더를 원하지 지질거리는 눈물따위에는 관심이 없다는것도 이번 총선의 학습효과가 될 것이다.
미래를 향한 새로운 비젼과 탄탄한 내용과 힘을 가진 정책과 이념의 정체성을 찾아 볼 필요가 야당에게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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