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 서울시 교육감 재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게 됩니다. 진보와 보수 양 진영에서는 모두 후보 단일화를 통해서 교육감 선거 승리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보수진영에서는 저희가 인터뷰를 했죠. 문용린 전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일후보로 결정한 바 있고요. 진보진영에서도 어젯 밤 11시경에 시민선거인단 투표를 거쳐서 단일화 후보가 선출됐습니다. 이수호 후보입니다. 이수호 후보는 국어선생님으로 교직생활을 시작해서, 이후에 전교조 9대 위원장을 지냈고요, 민주노총 4기 위원장,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박원순 서울시장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역임한 바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서울시 교육감 재선거 이수호 후보 (이하 이수호) : 네, 안녕하세요.
앵커 :
먼저 축하드립니다.
이수호 :
네, 고맙습니다.
앵커 :
후보되신 기분은 어떠세요?
이수호 :
여러 가지 감회가 많습니다. 우선 그동안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요. 특히 이번 민주진보진영 경선에 함께 해 준 다른 후보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에 깨끗하게 우리가 후보 단일화를 함으로써 단일화라는 것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이런 하나의 모범을 보여준 것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앵커 :
교육감 선거에 출마를 결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습니까?
이수호 :
요즘 학교가 거의 붕괴 수준에 이른 만큼 우려가 많습니다. 여러 가지 학교폭력도 그렇고요. 선생님들도 고통을 많이 당하고 있고요. 그래서 이제는 학교 현장을 좀 알고 학교 현장에서 그동안 고생했던, 이런 분이, 학교 현장 중심으로 한 교육 정책을 갖고 해야 되는 것 아니냐. 관료들이나 외국에서 이론을 가져 와서 현장과 맞지 않은 그런 교육을 씀으로서 우리교육이 계속 혼란된 상태였고, 그런 것들이 우리 교육을 너무 어렵게 해 왔다, 그런 느낌이 들어서 이제는 직접 우리 교사들이 나서서 해야 될 때가 됐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섰습니다.
앵커 :
교사 입장에 서 계시는 거군요?
이수호 :
네.
앵커 :
곽노현 교육감이 불행하게 하차한 상태에서 치러지는 재선거입니다. 곽 전 교육감의 정책들을 어떻게 하실 것인지, 계승하실 방향으로 가실 것인지 두루 두루 궁금한데요?
이수호 :
진보 교육감에 의해서 추진되던 좋은 정책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무상급식을 확대해 나간다든지 학생인권조례 같은 것을 제정함으로써 학교의 인권 감수성을 높여서 편안한 학교를 만든다든지 혁신학교 운동 같은 것들은 현재 공교육의 대안으로 상당히 좋은 것들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중단 없이 지속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해 나갈 생각입니다.
앵커 :
지금 말씀하신 내용에 대해 질문을 드리기 전에 먼저, 교육감이 되시면 1년 6개월 정도의 임기가 주어지거든요. 무엇부터 가장 중점적으로 해 나가실 예정인가요?
이수호 :
저는 1년 6개월 가지고 무슨 새로운 것을 거창하게 한다기보다는, 방금 말씀드린 좋은 정책을 계속 이어 나가는 것과 함께 지금 우리 학생들이나 교사들, 학부모들이 너무 힘들어하고 있기 때문에 위로하고 함께 하면서, 같이 그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무엇을 우리가 같이 고쳐 나가면서 함께 할 것인가, 이런 현장 감수성을 높이면서 위로하고 격려하는 그런 일부터 하고 있습니다.
앵커 :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다는 수습해서 감싸 안는다 하신 건데요. 지금 12월 19일 치러지는 서울시 교육감 재선거 진보진영 후보로 선출된 이수호 후보와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지금 얘기 중에 학생인권조례 얘기가 나왔습니다. 알고 계시겠지만, 학교 현장에서의 반발도 상당히 만만치 않거든요. 학교 현장의 혼란을 주는 일이다 등등의 말 들이 많고, 보수 진영에서는 굉장히 강력하게 반대를 하고 있는데, 학생인권조례 어떻게 풀어 가시겠습니까?
이수호 :
학생인권조례 그 자체가 나쁘다거나 그런 것이 아닌 것은 다 알고 있는 것이고요. 지금 우리 사회의 변화 발전하는 정도나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우리가 지금 우리가 제시하고 있는 수준이면 아주 기본적인 것인데, 다만 우리 학교의 그동안의 문화가 있었고, 또 이것을 제정하고 학교에 적용해 나가는 그런 과정에서 상당한 절차적인 문제라든지,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을 서로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함께 받아들이는 그런 시간을 갖지 못했던 점, 그런 것들은 지금부터라도 충분히 설득하고 특히 학교에서 인권 교육을 강화한다든지 해서 학교의 공동체로서 각 구성원들이 서로 사랑하면서 공동체의 일원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는 교육의 근본이라고 보기 때문에 잘 함께 대화를 나누고 설득해 가면 충분히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
저희가 지난 주 저희 방송에서 문용린 후보와 인터뷰를 했어요. 여러 대화를 나눈 중에 하나의 사례입니다. 진보진영에서 주장하고 시행된 ”무상급식은 좋다. 그러나 재정고갈현상은 어떻게 할 거냐, 예컨대 어떤 학교는 화장실 문제가 시급한데도 그 돈을 무상급식으로 써버리기도”했다고 했는데, 재정문제 어떻게 해결하실 생각이십니까?
이수호 :
재정 문제가 전체 우리나라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젭니다. 재정 투자가 좀 미흡하죠. 그리고 GNP대비 6~7%를 대통령께서도 약속했지만 지켜진 적도 없습니다. 기본적인 문제도 그렇지만, 특히 보편적 복지의 확대는 지금 대통령 후보들도 모두 약속하고 있습니다. 다음 정권은 누가 하더라도 고등학교까지 무상 의무 교육은 다 실시하는 것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큰 틀에서 중앙 정부와 지자체와 잘 협의해서 해 나가면 큰 문제는 없으리라고 보고요. 다만 지금 학교에서 쓰이는 예산이 정말 제대로 자기가 쓸 곳에 쓰이고 있는가, 이런 것들을 저는 다시 한 번 검토해서 정말 쓸데없는 또는 과도한 정책사업들은 과감하게 줄이고 꼭 필요한 데 쓰면 큰 문제가 없으리라고 봅니다.
앵커 :
우선은 재정 문제는 시 교육청 차원의 문제로 바라보고 계시는 것은 아닌 거군요. 국가 교육 정책 전반과 연결시켜서 해결해 나갈 일로...
이수호 :
네.
앵커 :
지난 9일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급식 담당하는 분들 등등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이수호 :
그동안 학교라는 일종의 선과 같은 성역에서 비정규 노동자들이 그동안 너무 제대로 신분보장이나 처우를 못 받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은 다 인정하는 건데요. 그래서 이제는 학교의 그런 불안정한 상황이 있는 한, 학교가 안정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분들의 최소한도의 처우와 신분 안정, 이런 것들은 모든 것을 떠나서 노동법 상으로도 그렇고 확보가 돼야 된다고 생각하고, 교육감이 할 수 있는 교육감식 고용 문제라든지 이런 것부터 차근차근, 그분들과 충분히 대화하면서 풀어 나가볼 생각입니다.
앵커 :
정규직화 할 수 있는 부분은 앞장서겠다는 말씀이신 거죠?
이수호 :
네, 그렇습니다.
앵커 :
이제 이수호 후보 자신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출마 선언문에서 강조하신 게 “학생과 학교를 잘 아는 교육감이어야 한다.”는 주장 아니겠습니까. 대학에서 교수 신분인 분이 교육감을 맡을 때와는 상당히 다른 것이다, 시 교육청이 주로 하는 일이 초·중·고 아니겠는가, 이 얘깁니다. 그런데 이수호 후보께서 교사를 시작한 게 70년대죠?
이수호 :
그렇습니다. 저는 74년부터 교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앵커 :
이후에는 전교조,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같은 바깥일들을 오래 해오셨는데 지금 학교와 70년대 학교 경험과는 너무 괴리가 있지 않을까요?
이수호 :
그런 지적도 있습니다만, 저는 사실 전교조 교사라 함께 억울하게 학교를 쫓겨나서 10년 만에 학교로 되돌아갔습니다. 해고 시절에도 주로 교육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전교조 운동이라든지 이런 활동을 쭉 해 왔고, 노동 운동이라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큰 틀에서 보면 교육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저는 큰 것은 아니라고 보고요. 다만 지금 우리 교육이 왜 이렇게 망가지고 어려워 졌는가, 그것은 너무 그동안의 관료 중심, 저는 교수라는 직업을 나무라는 것은 아닌데요. 외국에서 우리와 맞지 않는 이론을 가져와서 그냥 정책으로 사용함으로써 교육계가 큰 혼란을 겪고 있는 이 현실 자체를 우리는 명확하게 바라보면서 그 원인 중에 큰 것이 바로 그동안의 관료 체계 속에 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현장을 잘 아는 현장 출신이 그런 마음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
피바디 대학이 한국 교육을 피바다로 만들었다고 얘기하고, 지금 계속 말씀 하시는 게 외국 이론을 들여다가 실험적으로 도입해서 생겨난 혼란들 지적을 하세요. 분명히 설득력이 있는 얘기고 있고 한데, 반면에는 전교조를 참교육의 진원지로 보기보다 굉장히 과격한 단체로 몰아서 보는 사회적 시선이 있지 않습니까? 전교조 위원장이 어찌 교육감을 하느냐, 이런 굉장히 큰 반론이 있을 수 있고, 아마 이번 교육감 선거 시 최대 쟁점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실 건지요?
이수호 :
저는 그런 보수 논리, 솔직히 말하면 보수 언론에 의해서 덧칠해진 전교조 운동이나 교육 운동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 같은 것은 저는 이번 기회에 좀 씻고 싶습니다. 사실 최근에 공교육 체제의 대안으로 나오고 있는 혁신 학교 운동도 전교조가 그동안 끊임없이 참교육 운동을 펼치면서 작은 학교 운동이라든지 여러 가지 수업 모델을 개발한다든지 하는 그런 성과가 진보 교육감이 나오면서 그것을 정책으로 받아들이는 그런 형태거든요. 그동안 학교가 부정이나 비리가 없이 깨끗해 졌다거나 교사들의 사회·경제 수치를 높임으로써 자부심을 갖게 한다거나 이런 긍정적인 요소들이 저는 훨씬 많았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잘 살려 나가고 다만 여러 가지 사회가 변하고 바뀌어 가는데, 우리 선생님들이 거기에 적극적으로 부응하지 못하고 다소 자기 이익에 머물러 있지 않았나 하는 그런 지적은 저희들이 냉정하게 받아들이면서 더 새롭게 나가는 그런 마음으로 전교조 운동 또 교육 운동을 저는 이번 기회에 재평가 받고 싶은 그런 마음도 많습니다.
앵커 :
교육감 후보는 당적을 갖는 게 아니죠. 정치적으로 중립 위치여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진보진영 보수 진영이 같이 선거를 해요.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다보니 마치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처럼 여겨지는 면이 있는데요. 대선에서의 역할이랄까, 원하든 원치 않든 후보로 나서게 되시면 일정한 상징성을 갖게 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수호 :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보수, 민주, 개혁, 진보 이렇게 정치적 성향을 띠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보고요. 교육도 저는 어쩔 수 없다고 보긴 합니다만 그래도 교육은 정치적 중립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예를 들면 이번에 박근헤 후보가 고등학교까지 무상 의무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그런 공약은 저는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거거든요. 그렇게 정말 정책을 중심으로 해서 얼마나 새로운 것들, 교육을 위해서 올바른 것들을 해 나가느냐 여기에 중심을 저는 두면 좋을 것 같고요. 다만 이런 것들이 전체적인 하나의 정치적 성향에서 나누어 질 때 그런 불가피한 상황에 대해서는 저도 받아들이면서 이번에 저는 민주적으로 우리 정권교체가 이루어져야 된다는 생각도 분명히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노력을 함께 해 나갈 것이다, 그런 생각입니다.
앵커 :
앞으로의 모습 지켜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진보진영 단일 후보로 선정된 이수호 후보와의 대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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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재선거 이수호 후보 YTN라디오 김갑수의<출발 새아침>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