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는 출범 2년 만인 지난 12월 8일 지방자치발전종합계획(이하, ‘종합계획’)을 내놓았다.
지방분권국민운동, 균형발전지방분권전국연대, 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은 26일 지방분권이 현 정부의 국정기조와 핵심과제로 정립되고 있지 않는 가운데 동 위원회의 종합계획은 시대적 과제로서의 실질적 지방분권 실현에 대한 기대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지방자치를 저해하는 졸속 종합계획’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그 중에서도 특별시 및 광역시의 자치구·군 폐지를 제안한 것은 현행 헌법의 지방자치의 이념을 무시하고 지방의 현실을 망각한 처사이며, 지방자치의 근간과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적 중대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현 정부의 소통 부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번 종합계획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중대한 문제가 있다.
첫째, 이번 계획은 지방자치의 근본인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 지방자치는 1991년 지방의회의 부활 이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착실히 그 토양을 구축해 왔다. 이제 지방의회 출범 4반세기가 지난 이 시점에서 다시 지방의회를 없애겠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지방자치는 단순한 제도적 자치로서 시행된 것이 아니라, 지난한 민주주의의 결과로서 탄생한 결과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특별시와 광역시의 자치구·군의회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지방자치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정신을 몰각한 무지의 결과이다. 우리 헌법은 제118조에 ‘지방자치단체에 의회를 둔다’ 라고 규정함으로써 지방자치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특별시와 광역시에 자치구·군의회를 두지 않겠다는 것은, 현재의 기초자치단체를 모두 해체하고 행정구로 운영하겠다는 발상이다. 그러나 이는 지방의회를 통하여 주민의 의사를 적절히 반영할 것을 염두에 두고 제정된 우리 헌법의 대의제 민주주의의 이념을 무시하는 반헌법적이고 위헌적인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셋째, 지방재정확충의 방향과 긴급재정관리제도에 대한 문제이다. 지방재정 확충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 정부의 부자감세로 낮아진 조세수입에 대한 증세 문제가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긴급재정관리제도는 현재 재정문제의 상당부분 중앙에 책임이 있으므로 재정분권과 복지비 부담원칙이 확립된 후에야 도입 논의가 가능한 사안이다.
넷째, 중앙-지방 간 협력회의 설치시 기초자치단체는 제외되고 시도지사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완전히 저해하는 지나치게 편협한 사고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지방자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정책에 대해 지방4대 협의회가 참석하는 중앙-지방 간 협력회의를 만들어 제도적인 협의를 통해 지방자치의 발전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지방자치를 저해하는 개악적 내용을 담고 있는 이번 종합계획의 내용을 ‘전면 수정 내지는 폐지’하라.
특히 자치구의 폐지 등 핵심적인 지방자치제도의 개편은 정부와 국회가 법률로써 강제적으로 개편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의사에 따라 주민들이 직접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지방정부와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주민의 의사에 따라 종합계획안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 
지방자치 저해하는 졸속 종합계획 전면 수정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