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화재 예방을 위해 시행 중인 '주유 중 엔진정지 의무' 규정이 운전자들의 안전불감증과 함께 주유소측과 소방당국의 안일한 대처로 당초 취지와 달리 빛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있다.

11일 인천소방방재본부에 따르면 위험물안전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주유중 엔진정지의무를 위반한 해당 주유소엔 적발 횟수에 따라 1차 50만원, 2차 100만원, 3차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현행법상 엔진정지 의무는 주유소 업체에게만 적용 되는데다 소방당국도 이익단체들의 반발 등으로 사실상 계도 중심으로 단속방향을 선회해 일관성 없는 법 적용이라는 지적이 늘고 있다.

실제로 본지 기자가 11일 오후 1시께 남동구 만수동에 위치한 S주유소에서 30여분간 살펴본 결과 모두 10여대의 차량 중 1대만이 주유 중 엔진을 정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주유소 입구에 '주유 중 엔진 정지'란 안내판조차 붙어 있지 않아 운전자들은 엔진정지의무 위반 규정법의 시행조차 모른체 버젓이 엔진을 켜고 주유를 했으며 주유소측도 어떠한 제재를 하지 않았다.

또한 인천 부평구 삼산동 소재 L주유소도 한시간 가량 20여대의 주유 차량이 들락날락렸지만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시민 조모(간석동 46)씨는 "건축일을 하다보니 매일 주유소를 찾아가지만 간혹 주유중 엔진 정지란 표지판을 붙여놓은 주유소도 있지만 주유소 직원들이 엔진을 꺼달라는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S주유소 관계자는 이에대해 "운전자에게 엔지정지를 요청해도 한 귀로 듣는 운전자들이 태반"이라며 "주유 중 엔진 정지 안내판은 아직 준비가 안됐다. 빠른 시일 내에 준비해 주유소을 찾는 운전자들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인천소방방재본부 관계자는 "주유 중 엔진정지는 대형 화재사고를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준수여부 조사결과를 토대로 곧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