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지사 심대평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2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저는 오늘 이와 관련하여 그동안의 소회를 말씀드리고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해 나가야 할 여러 일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
먼저 그동안 신행정수도건설추진에 보내주신 정치인, 언론인, 도의원, 그리고 공무원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에 대하여 깊은 감사를 드립다.
특히 우리 500만 충청인이 보여주신 열정과 의지에 대해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많은 난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성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와 같은 여러분이 계셨기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저는 생각한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신행정수도건설은 수도권의 과밀해소와 국토균형발전, 그리고 이를 통한 국가경쟁력 확보라는 정책목표를 실현하는 수단으로써 추진되어 왔다.
문제는 이처럼 국가발전을 위해 확고한 미래지향적 정책목표를 가지고 출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논란이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론분열이 우려될 정도로 비논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주장이 제기되었는가 하면 정치적 이해관계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며 급기야 헌재의 위헌결정이라는 초유의 사태로까지 진전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우리는 신행정수도 반대운동과 관련한 일체의 행동과 논리에 대해 그것이 상식에 어긋나고 합리적이지 못하거나 대의적 명분에 합당하지 않은 것이라면 무 대응으로 일관해왔습니다.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체의 행동도 삼가 했다.
그것은 그러한 우리의 대응이 신행정수도 건설이라는 본질적인 정당성을 훼손할 수 있으며, 또한 21세기를 여는 국가경영의 새로운 틀을 마련하기 위한 국정과제가 정치적 이해관계의 산물이 되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정부나 정치권에 다른 일체의 요구사항 없이 ‘신행정수도 건설의 근본적 취지를 담아낼 수 있는 안을 만들라’는 단 하나만의 주장을 강력히 요구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국회를 통과한 안이 우리의 이러한 주장을 충분히 담아내지는 못했다.이에 대하여 많은 분들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원안추진을 강력히 요구하였던 저 또한 아쉬움이 없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번 결정이야말로 국민에 의해 선출된 여야의원들이 토론과 합의라는 절차를 거쳐 국민의 대의 기관인 국회에서 결정하였다는 사실이다.
결정되기 전에는 얼마든지 의견을 개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정된 다음에는 이에 따르는 것이 민주사회의 기본 원리입니다.
특히 신행정수도건설은 국가의 장래를 위해 선택한 결정입니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과제를 완수하기 위한 국정과제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소 부족하고 불만족스럽다고 해도 여러분께서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것이라는 대승적 견지에서 이해해주시고 용인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500만 충청인 여러분
제가 오늘 여러분께 이와 같은 말씀을 드리는 것은 이제부터가 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가 준비의 시기였다면 이제부터는 실행의 시기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신행정수도건설이라는 국가적 정책목표의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십자가를 지는 마음으로 신행정수도의 차질 없는 진행을 위해 성심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그 첫 번째로 저는 오늘 저의 정치적 터전이었던 자유민주연합을 떠나고자 합니다. 제가 오늘 이 같은 결심을 하게 된 것은 지금이야말로 정치, 정파, 정당을 초월해 신행정수도의 지속추진을 담보해내고 국민적 합의기반을 구축해낼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전심전력을 다해야할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특별법’ 통과가 우리의 목표일 수 없습니다. 행정도시법의 통과는 목표의 달성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인 것입니다.
신행정수도 지속추진 투쟁운동에서 불같이 타올랐던 충청권도민들의 결집된 의지와 두터운 일체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못한다면 신행정수도 이전의 정책목표를 구현해 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 그 실행을 담보해낼 수도 없습니다.
저는 이번 신행정수도건설과 관련한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한데서 오는 무력감도 느꼈지만,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혀 좌지우지 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이제부터 저는 어느 정파의 주장이나 이익에 구애됨이 없이 자유로운 입장에서 많은 분들을 만날 것입니다.
두 번째 말씀드릴 것은 지역과 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제 자신 그것을 위한 일에 도구가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행정에 들어온 이후 40년에 가까운 시간을 공직자의 본분과 역할에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특히 최근 10여 년 동안에는 우리 200만 도민들의 분에 넘치는 사랑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그런 제게 있어 저 개인과 관련한 더 이상의 욕심과 바람은 있을 수 없습니다. 제가 남은 것이 있다면 여러분이 주신 사랑을 다시 되돌려 드리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부터 ‘충청의 권익을 지키는 것이 지방화 시대에 국가의 권익을 지키는 것이다’라는 믿음 아래 이를 실행해 내는 일에 전심전력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행정중심도시 건설이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신호탄이 될 수 있도록 각 광역권에 어떤 정책기관을 이전하고 특성화 할 것인지를 지방분권 특위와 광역자치단체협의체 차원에서 공론화함으로써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를 연구하고 펼쳐 보이겠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진실로 호소합니다. 그것은 오늘 저의 결심을 결코 충청도 광역단체장의 주장이나 이야기로만 들어주시지 말라는 것입니다. 단순 지역주의 발상이나 정치적 이해득실의 계산에 의한 행동으로 평가해 주시지 말라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이러한 결심이 행정중심도시, 나아가 행정수도 건설을 통한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고자하는 의지의 발로이며 상생과 협력, 통합과 화합의 지방분권시대를 구현하는데 저 심대평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충정의 표현으로 이해해주시기를 진심으로 소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과 애정은 제가 가진 힘의 원천이었으며, 바탕이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작은 것이라도 이룬 것이 있다면 그것은 여러분이 계셨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오늘 다시 나서는 이 길에도 여러분이 함께 동행해주시리라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에게 냉철한 지혜와 강철 같은 의지를 주시기 바랍니다. 뜨거운 열정과 용기를 주시기 바랍니다.
충남도지사 심대평 기자회견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