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경관을 대대적으로 개선해 IT특화거리로 변신한 전주 기린로 전자상가가 이번에는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로 탈바꿈했다.
9일 전주시에 따르면 진북동 기린로 전자상가 350m 구간에 난립한 간판을 정리하고 새로운 디자인으로 갈아입는 간판정비사업이 마무리 했다.
컴퓨터와 전자음향기기 부품 등 IT기기 전문매장이 밀집한 이 곳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아케이드와 가로수로 인해 상가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이유로 형형색색의 크고 작은 간판을 경쟁적으로 내걸며 손님 끌기에 나섰으나 되레 거리경관만 악화됐던 곳이다.
전자상가들은 올해 경관협정운영회(대표 김종성)를 구성하고 전주시가 추진한 경관협정사업에 응모, 올해 6월 전국 최초로 경관협정을 체결했다. 전주시는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난 2007년 경관법을 제정,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지역경관을 보전·관리·형성할 수 있도록 사업비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운영회는 시보조금 등 총사업비 1억2,500만원을 들여 그동안 무분별하게 난립된 30여개 간판을 일제히 제거하는 대신 상가 이미지에 걸맞은 개성 있는 글씨와 CI로 이뤄진 간판을 새로 내거는 정비사업을 펼쳤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조례로 인해 현재 일반 업소당 최대 3개까지(각진 곳은 4개) 허용된 간판을 1개(2개)로 줄이고 돌출형 세로간판을 모두 없앴다. 또 칙칙한 상가 외벽을 원목으로 일괄단장한 뒤 원색의 판류형 간판 을 예쁜 디자인을 가미한 글자형으로 교체하고 형광등이나 백열등으로 원색의 빛을 내던 것을 LED로 대체했다.
이 같은 간판정비는 앞서 추진한 IT특화거리 사업 및 시의 야간경관과 자연스레 결합, 인도의 열주등과 함께 더욱 환하고 아름다운 빛을 발하고 있다.
경관협정운영회 김종성 대표는 건물주나 상인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설치한 간판을 철거해야 하고 또 추가로 간판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반대도 많았다”며 “하지만 무분별한 간판보다는 규격화되고 개성 있는 간판으로 꾸며 거리미관과 상가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간판정비에 동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린로 전자상가의 가로경관이 눈에 띄게 개선되자 이곳을 찾는 발길도 크게 늘어나면서 매출액 증가로 이어지자 상인들은 “새로운 활력소를 찾게 됐다”며 싱글벙글이다.
상가측은 이번 사업추진 이후 업종별 매출액이 지난 여름보다 평균 17~18% 가량 증가한 것으로 자체 진단하고 있다. 이러한 효과는 기린로 전자상가가 상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전주시의 행정·재정적 뒷받침이 원동력이 돼 이루어 낸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점포주 김종호씨는 찾아오는 손님마다 깨끗한 도시경관으로 탈바꿈된 데 반응이 매우 좋다”며 “앞으로도 이웃 상인들과 힘을 합쳐 상가 이미지를 높이는데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상가 활성화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곡 주공아파트에서 전자상가를 찾은 김관용씨는 답답한 간판과 차광으로 혼란스러웠는데 깔끔하게 정비돼 보기에도 좋다”며 이러한 사업이 다른 곳에서도 시행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는 현재 노송천 복원사업이 진행중인 코아백화점 앞 바보신발-옛 한양예식장 앞까지 200m 구간 30여개 업소에 대해서도 간판이 아름다운 시범거리조성 사업’을 내년 2월까지 추진, 노송천 복원효과를 극대화 하고 주변지역 상가의 전통시장 활성화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지성 예술도시국장은 이번 상가간판 정비사업은 주민이 주도하되 시가 디자인 자문과 사업비 일부를 보조하는 대표적 민관협력사업이라는 점에서 향후 마을·상가단위로 추진될 경관협정 사업의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경관개선 사업이 구도심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시민들과 함께 저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