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소방서 현장대응단 구급대원 소방사 신숙희
얼마전 구급출동을 나갔는데 한 노인이 마루에 유서를 남겨둔채 목을 매고 자살을 한 상태였다.
주변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얼마전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투신자살하려고 시도했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노인 자살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시도된다는 점을 고려할 수 있다.
죽어서도 내가 살아왔던 곳에 머물지 못하고 자식이 있는 도시로 실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함을 느꼈다. 요즘 들어서 부쩍 이런 사건을 접하는 걸 보니 우리가 간과하고 넘어가서는 안될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의료 복지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우리나라 노인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1위라고 한다. 노인자살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우울증이 꼽히고 있다. ‘내가 이 나이에 더 살아서 뭐 할 것이냐’ 하는 생각들이 쌓이고 결국 자꾸 신경쓰게 돼 우울증으로 발전되는 것이라고 한다.
노인들은 몸이 아파도 병원에 잘 안 간다. 나는 노인 자살을 ‘자살’문제로 보기보다는 노인’문제 특히 노인빈곤’문제로 보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돈이 궁하고 자식들에게 부담 주기 싫어서인데 이런 와중에 자연스레 우울증이 찾아온다.
실제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8.5%로 OECD 국가 평균 13.3%에 비해 3.4배나 높다. 이밖에 주변에서 노인들을 유심히 보면 우울증을 앓고 있는 노인들은 평소 너무 오래 산 것 같다’거나 지금까지 뭣 하나 제대로 한 게 없는 듯해서 후회스럽다는 식으로 부정적인 말을 한다. 또는 자주 슬퍼하거나 불안을 호소하고, 불면증이나 식욕부진도 겪는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우울증 때문에 오는 증상을 단순한 다른 신체증상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어서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특징마저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노인 자살에 대한 경각심을 더해 실태조사와 예방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일정 소득의 자식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대상에서 제외된 100여만명을 지원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공적 지원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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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노인의 자살과 노후문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