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전문가협의체가 파행을 빚고 있다. 8일이 활동기간 종료인 점을 감안하면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통합진보당 부대변인 이수정은 5일 논평에서 한전 추천 위원들이 별 검토 없이 기존 한전보고서를 그대로 베껴낸 것이 화근이다. 한전 추천 위원들은 전문가협의체의 결론을 한전의 입장대로 이끌려는 의도였는가. 국회의 중재로 우여곡절 끝에 구성된 협의체의 취지를 왜곡하고 밀양주민들과 국민들을 기만한 태도를 허투루 넘길 수 없다. 명백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전문가 협의체는 밀양 송전탑 문제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자는 취지로 출범되었다. 송전탑 건설 이외에 지중화나 기존선로 이용 등의 다른 대안을 찾아보기 위한 방안이었던 만큼 기술적 쟁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더욱이 송전탑 건설로 인해 밀양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송전탑을 막으려는 7-80대 어르신들은 목숨을 내걸고 절규하며 고통과 오열을 멈추지 못했고 경찰이 노령의 어르신들을 상대로 폭력적 진압을 가하는 등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사태의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전문가협의체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전문가협의체가 공사를 재개하려는 한전에게 명분을 주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결코 안 된다. 합의점을 찾을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쳐야 한다. 7년이 넘는 오랜 갈등을 해소하고 밀양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 진지한 논의를 통한 실질적 대안을 반드시 이끌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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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전문가협의체 파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