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11월 1일 동해해양경찰서 강당에서 동기들과 함께 떨리는 마음에 신고식을 시작으로 해양경찰에 첫발을 내딛었고. 해가 바뀐 현재까지도 소위 인사기록부에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는 소리를 듣고 있지만,
동해 최일선이라 할 수 있는 독도 영해선 경비 임무를 담당하는 독도경비함 제민8호(1508함)의 일원으로써 해상주권수호에 한 몫 하고 있음을 자부한다.
해양경찰이 되기 전, 각종 매스미디어를 통하여 독도를 접하였고, 대학 재학시절 국제법 강의를 통하여 나름대로 많은 공부를 했다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막상 2,700여 톤의 대형 경비함정을 타고 해상경비 임무를 수행한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 새로운 인생의 장을 여는 계기로 다가왔다.
특히, 직접 대면한 독도는 대한민국 최동단 국토로써 바다 한가운데서 우뚝 솟은 기상을 한껏 뽐내고 있었기에 마음 한구석에 잔잔히 이는 감회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명불허전,‘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탄성의 말이 절로 나왔고 문득 읽었던 과거 독도지킴이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일찍이 1950년대 지금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도 독도를 지키던 사람들이 있었다.독도 의용대장 홍성칠을 포함한 이들은 울릉도 출신으로 독도를 곁에 두고 있기에 독도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자발적으로 독도를 지켜내고자 했을 것이다.
애국애족이란 것은 배움으로서 터득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 구성원으로서의 맡은바 소임을 다하면서 미래에 대한 발전을 도모하고 찾기 위한 일신의 노력과 맞물려 삶 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한 인생의 목표가 애국애족의 정신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것이 아니라면 이들 의용수비대의 정신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독도 의용 수비대가 결성될 당시 독도와 울릉도 근해에는 무장 함정의 호위를 등에 진 일본의 대형 어선들이 출몰해 국내 어민들을 내쫓고 고기를 잡았기에 독도수비대원들은 그 행위를 단순 어업이 아닌 야욕으로 규정, 독도에 판잣집을 짓고 지금도 찬란히 빛나는‘한국령’이라는 글자를 암벽에 새겼다고 한다.
당시 일본은 국제사회에 독도는 일본의 땅이며 한국은 강제점거를 하고 있다는 망언을 해왔고 그 증거로 자신들이 선점한 독도에서 계속 어업을 하여 왔다는 이론을 펴고 있어 독도 수비대의 주권수호 의지는 더욱 거세게 이루어졌다.
특히, 독도에 대한 사랑과 애국심으로 전쟁 때 쓰다버린 소총과 박격포 등을 수리해 1954년 11월 일본함정 3척을 상대로 크고 작은 전투를 50여 차례나 치루며 지켜냈다고 한다.
지금의 독도는 1,500톤급 제민8호를 포함한 500톤에서 5000톤까지 5척의 대형경비함정이 최신 장비를 탑재하고 연중 365일 경비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기술의 발전을 새삼 느끼면서도 어떻게 그렇게 열악한 상황에서 힘든 전투를 하였을까’라는 생각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진정 바라지 않는 숭고한 애국이 아니면 가능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거룩한 뜻이 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져 해양경찰이 그 맥을 이어감으로서, 독도 해상에서 당당하게 주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막 해양경찰에 투신한 나는 그들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고 독도를 비롯한 대한민국 해양 주권수호의 선두주자로서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다.
<독자 투고>동해해경제민8호 경장 강 경 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