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들이 주말 이틀을 휴무로 시행하고 있어 직장인들은 금요일만 되면 주말을 어떻게 하면 잘 보낼까 고민한다. 언론들도 이 같은 분위기에 발맞춰 주말의 여행이나 레저정보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알차게 주말을 보내는 레저 가운데 가장 비용이 덜 들고도 별다른 준비 없이 손쉽게 누릴 수 있는 게 등산이다. 물론 지리산과 설악산 같은 지리적으로 먼 산을 다녀올 수도 있겠지만 가까운 근교에서 찾아도 등산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그러나 주말이면 이 산들은 많은 인파로 산행체증이 막심해 등산애호가들이 곤욕을 치르곤 한다. 등산하는 사람들과 하산하는 사람들이 교차하는 지점에서는 산행체증으로 짜증이 날 때도 있어 마음이 상하기도 한다. 쾌적한 등산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일이겠다. 그러나 이 같은 불편함을 해결하는 쾌적한 등산을 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야간산행이다. 야간산행의 묘미는 사람들이 없는 한적함에서 자연과 일체되는 데서 비롯된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소음이 없는 상태에서 저음의 피아노 소리와 같은 물소리, 그리고 템포를 맞추어주는 바람소리, 고음의 새소리 세상살이에서 만들어 졌던 모든 번뇌가 잊혀지고 정신이 맑아진다.
야간산행은 여유와 복잡했던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는 산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아무리 좋은 신형 에어컨이라도 자연이 만드는 바람을 흉내 낼 수 없으며 아무리 발전한 디지털기술이라도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아름다움을 복제할 수 없다.
수많은 나무들이 내뿜는 호흡과 더운 낮을 보낸 산이 만들어 낸 휴식의 기운을 야간산행에서만이 느낄 수 있다. 심산의 바람은 직접 부딪히고 맞서야 느낄 수 있다. 바람이 발끝을 타고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그 시원함은 분명 귀중한 자연의 선물이다. 낮 산행이 눈만으로 보는 것이라면 야간산행은 귀, 코 등 인간의 모든 감각기관을 총 동원하는 오감산행이다.
옛 우리의 선조들은 호연지기 자세를 강조했다.
浩然之氣(호연지기)란 사물에서 해방된 자유로운 마음. 하늘과 땅 사이에 넘치게 가득찬 넓고도 큰 원기를 말한다.
작은 일에도 쉽게 좌절하는 현대인들이 자연을 통하여 호연지기를 갖출 때 우리들은 보다 자유롭고 너그러워 질 수 있으며 보다 크게 세상을 바라보게 되어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여유 있게 차근차근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야간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야간산행에서 느끼는 자연과의 교감뿐만 아니라 참여자들 사이의 끈끈한 인간애를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야간산행은 팀워크를 강화시키는 도구이다.
자연의 선물 야간산행을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