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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야산에 나무하던 만초들에 참회합니다”
기사등록 일시 : 2018-04-04 21:55:32   프린터

부제목 : 해인승가대학에 들어가러면 산감(山監)직을 거쳐야

 인생은 한바탕 꿈”이라는 옛말이 실감이 나는 요즘 나의 심경이다. 나의 출가본사는 전북 고창군 삼인리에 있는 동백꽃으로 유명한 선운사(禪雲寺)이다.

 

이법철(이법철의 논단 대표) 60년도 중반을 넘어서 나는 선운사 어린 사미승(沙彌僧)으로 있었다. 당시 나는 잡역부(雜役夫)같이 눈만 뜨면 고달픈 일을 해야 거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승려의 기초를 배우는 그런 생활로 주경야독(晝耕夜讀)과 같은 생활이었다. 어느날 기연이 찾아왔다. 해인사 선원의 고승 지월(指月)대선사가 선운사를 지나면서 내게 이렇게 말했다. “젊은이, 시간을 낭비하지 말게나 죽음은 곧 닥치거든” 그는 나에게 즉각 지금의 ‘해인사 승가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졸업 후 해인선원으로 들어오라는 권고를 주었다. 나는 깨달음이 있어 이른 새벽에 걸망을 챙겨 남모르게 구름에 달가듯이 선운사를 떠나 해인사를 찾아나섰다.

 

가야산(伽倻山)은 해인사의 산이고,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을 봉안한 대장경각이 있었고, 해인승가대학에 입학을 하려면, 1년간 노력봉사를 해야 했다. 노력봉사의 직책이란 1년간 가야산에 도벌꾼과 나무꾼을 단속하는 산감(山監)을 하거나, 해인사 공양간에서 밥을 하는 공양주나, 국끓이는 책임자 갱두(羹頭) 등을 해마쳐야 했다. 나는 산감들을 지휘하는 도찰(都察)직의 선배 승려의 휘하로 산감일 하는 데 해인사 초입구의 쪽에 길가에 서있는 작은 집, 구원리 산감실에 배속되었다. 당시 산감은 일주일에 한번씩 교대로 해인사에 들어가 쌀과 김치 등 부식을 얻어와 먹었고, 밤에는 책임구역의 가야산을 지켰다. 산감실은 나처럼 노력봉사를 하는 승려가 나외에 둘이 더 있었다.

 

사찰에 전해오는 말이 있다. “승려가 쫓겨가더라도 도벌꾼을 만나면 산을 지켜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한 승려들의 정신 때문에 대한민국에 사찰림은 원시림같이 울창하였고, 사냥꾼을 애써 막았기에 사찰림에는 토끼, 노루, 멧돼지, 온갖 새 등 생명들의 천국이었다.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은 초입부터 큰 재목감이 되는 소나무가 울창하였다. 계곡 또한 기암기석(奇岩奇石) 사이로 청정한 계곡물이 쉬지 않고 흘렀다. 나는 산감 일을 하지 않는 시간이면 계곡의 바위에 앉아 장차 대장경 공부를 하려면 먼저 익혀야 되는 한문공부를 하였다. 흐르는 시냇물의 바위에 앉아 한문공부를 하던 때가 50년이 넘게 흘러 버렸다. 제행무상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이제 건강을 잃고 지병으로 신음하는 노승이 되어 있다.

 

구원리 산감실 밑쪽에는 큰 도자기를 만드는 공장이 있었고, 공장에는 선량하고 예쁜 경상도 처녀들이 수 십명도 넘게 일하고 있었다. 모두 민초의 딸이었다.

 

우리는 낮에 가끔씩 도자기 공장을 불시에 검문하듯 방문했다. 가야산에서 나무는 하되 큰 소나무를 화목용으로 하지 않는가, 살펴보는 것이었다. 그 때마다 처녀들은 떼지어 나와 단속하는 우리들을 놀렸다. “적당이 해주세요. 응?” 우리는 애써 엄한 표정을 지으며 단속을 한 적이 어제와 같다. 귀뜸하여 고백하는 말이지만, 어느 산감은 도자기 공장의 처녀에 유혹되어 대장경 공부를 포기하고 처녀와 사랑에 빠져 둘이서 손잡고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설도 있었다. 나는 오직 해인사에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각오로 미소하며 다가오는 처녀들을 애써 몰인정하게 대하였다.

 

나는 함께 있는 산감들에게 큰 소나무를 도벌하지 않는 한 작은 화목용은 모른체 하자고 건의하여 자비심 많은 삼감들은 오직 재목용 소나무만을 단속했다.

 

내가 있을 당시는 산감들이 야밤에 처녀들을 개인적으로 만나 대화하는 일은 없었다. 나는 미소하며 다가오는 처녀들을 나의 불도(佛道)를 망치는 예쁜 요괴들로 보았다. 수도승에게는 가장 어려운 것이 마음에 드는 미모의 여성이 다가와 다정히 손잡고 하산을 권유하는 것이었다. 마침내 해인승가대학 1학년 때 42명이 입학하였으니 졸업할 때는 대부분 돌변하여 여성의 손을 잡고 떠나가는 것이었다. 부처님이 말씀하기를 “여자의 어려움이 또 있었다면, 나는 결코 성불하지 못했을 것이다”란 말씀은 매우 사실적인 교훈적이었다.

 

나는 인내하여 해인승가대학 11회 졸업을 하였고, 지월대선사의 권유대로 사교입선(捨敎入禪)의 길을 걸었다. 오전 11시에 졸업장을 받고 점심을 먹은 후 오후 2시에 해인선원에 들어갔다. 해인선원의 선객들은 공부잘하는 승려가 졸업하자마자 선방에 들어오는 나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박수를 보내주었다. 당시는 해인총림 방장(方丈)에 성철대선사(性徹大禪師)가 해인사 큰 법당인 대적광전에서 주장자로 법상을 치며 법문을 하던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나는 그 후 걸망을 매고 선원 납자로써 제방의 선원을 찾아나섰다.

 

나는 선원납자 시절 기연을 또 만났다. 어느 병든 노승이 내게 충고를 주었다. “젊은이, 무(無)자 화두로 먼벽하여 일평생을 살아서 결국은 무엇을 얻겠나? 학문을 하게. 학문을 하여 한국불교와 나라와 민족에 도움이 되는 길을 걷게나.” 그 후 나는 못다한 학문을 하기 위해 길을 바꾸었다.

 

세월이 흐르고, 나는 노쇠해졌다. 집안에 내려오는 지병이 나를 좀먹듯 하는 것이었다. 나는 철저히 혼자가 되었다. 늙은 숫캐인 바우를 데리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나의 깨달음은 "인간은 때가 되면 죽고 만다"는 것이었다. 종교를 믿어도 죽고, 종교를 안 믿어도 죽는 것이었다. 성불을 해도 죽고, 성불을 하지 못한 중생도 죽는 것이었다. 죽음은 다 피할 수 없고 다 똑같지만, 그러나 "마음의 평화만은 수행자가 얻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혼자 못잊을 추억이 있다. 유년시절 6,25 때 붉은 완장들이 부모와 이별하게 한 가슴 아픈 추억이 있는 것이다. 부모가 고모부인 면장을 집 뒤 땅굴에 숨겨준 원인이 재앙이 토착 빨갱이들의 분노를 사고 만 것이다. 이러한 사연은 나를  소년 시절에 사찰의 산문을 두두리게 되 인연이 됐다.

 

지금의 한국은 언제 어느 때, 붉은 완장의 시대를 그것도 일부 국민이 솔선하여 열어갈지 대단히 위태로운 시국이 되고 말았다. 나는 혼자 국민들에 제2 한국전을 일으키는 협조세력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지병으로 허덕이며 경책의 글을 써온다. 대한민국은 종북자의 좌익이 없으면 살기좋고 기회가 있는 평화로운 나라이다. 일부 정치인들만 검은 돈 먹지 않는다면, 일반 국민은 영리하여 유대인 못지 않은 이재에 뛰어난 인재들이 부지기수이다.

 

언제부터인가. 해인승가대학을 입학하려면 통과의례인 산감제도가 없어졌다. 가야산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가야산에서 화목을 구하지 않고 난방용으로 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그 무렵, 내가 만나 단속했던 나무꾼들에게 깊이 참회한다. 그 시절 민초들이 오죽 어려웠으면 가야산에서 화목용 땔감을 구하였을까? 선량하고 예쁜 처녀들이 있었던 도자기 공장은 이미 오래전에 화목이 아닌 기름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그날의 그녀들은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세상을 따난 처녀들도 있을 것이다. 인생은 한바탕 꿈이라는 말을 가슴깊이 절감하면서 가야산에 땔감을 구하던 남녀들에 깊이 참회와 함께 사과드린다. 그날의 홍안(紅顔)이던 나는 이제 노승이 되어 간절히 기원한다. "모두 부디, 건강히 오래 살고, 행복하소서.

이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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