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종말처리장도 중금속-발암물질까진 정화 못해
환경부 폐수 처리장 ‘허점 인정 향후 근본적 대책 마련 약속
중금속에서 부터 발암물질까지 포함된 석유화학 국가산단 폐수가 완전하게 정화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바다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 최근 환경부의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심지어 환경부가 운영.관리하는 국가산단 내 폐수종말처리장에도 법으로 관리하는 환경오염 물질에 대한 처리기준과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 제도개선이 요구된다.
지난달 23일 환경부는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2개월 동안 전국 60개 폐수배출업소의 특정수질유해물질(이하 특정물질) 배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여수국가산단 내 3개 사업장에서 배출 신고하지 않는 특정 물질을 배출한 것이 확인 됐다.
이처럼 산단 각 사업장에 배출된 구리 등 중금속에서부터, 벤젠, 페놀, 셀레늄 등 발암 물질까지 포함 된 폐수는 사업장 내 폐수처리장에서 1차 정화 후 정부가 운영하는 폐수종말처리장을 거쳐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여수국가산단 내 각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폐수는 크게 2가지 형태로 광양만으로 흘러들어 간다.
공장 내 폐수처리장에서 직접 광양만으로 방류하는 업체와 공장 내 폐수처리장을 거쳐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폐수종말처리장(중흥.월내)을 거쳐 광양만으로 방류되고 있다.
적발된 3개 기업의 사업장 중 한국실리콘은 직접 방류, 나머지 호남석유화학과 휴켐스는 회사 자체 폐수처리장에서 법적 기준치 이내로 정화를 한 후 환경부 폐수종말 처리장을 거쳐 광양만으로 최종 방류된다.
또한 집중 호우나 태풍이 발생하는 여름철에는 사업장 폐수처리장의 한계를 넘을 정도로 빗물이 쏟아지면 폐수에 의한 광양만의 환경오염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그 이상이다.
현재 환경 관련법에서는 폐수 정화처리에 대한 모든 책임 대부분을 일선 기업에 전가시키고 있다. 다만 정부는 환경부가 운영하는 폐수종말처리장을 통해 법으로 기업들에게 관리를 하도록 한 특정물질은 손도 대지 않고 일반 항목(BOD, COD, SS, T-N, T-P, 대장균군) 6가지만 다시 처리한 후 배출하고 있다.
실제 월내 폐수종말처리장(처리능력 : 6만5000㎥/일)과 중흥 폐수종말처리장(처리능력 : 7만㎥/일) 두 곳에서 산단 내 130여개 업체로부터 비용을 받고 1일 9만여 톤이 유입된 폐수 중 일반 물질만 처리하고 기업들이 법적 기준치 이내로 배출한 특정물질에 대해는 손도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흥 폐수종말처리장 관계자는 “모니터링 장비 4대를 설치해 기준치 이상의 특정물질 배출업소에 대해서 파악을 하는 시범 사업은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각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특정물질까지 정화하는 시설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더 큰 공간과 시설 투자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특정물질 조사를 진행한 환경부도 현재 제도상 석유화학 국가산단 내 정부가 운영하는 폐수종말 처리장에서의 특정물질 정화에 대한 허점을 인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폐수종말처리장에 대한 운영 및 시설 기준은 일반오염물질에 대한 처리에 목적을 두고 있지 특정물질의 처리에 대해서는 기준이 없다”며 “앞으로 폐수종말처리장에서 특정물질 정화 및 배출에 대한 기준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의회 천중근 도의원도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는 사업장별 개별처리시설 설치 시 이중투자로 재정적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며 “여수산단 내 폐수종말처리시설에 국비를 들여서 특정물질 처리 기능을 확충하여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환경부가 이번 불시에 검사를 한 특정물질 배출 등 폐수배출시설 허가 및 신고에 관한 업무는 지난 2003년부터 전남도가 갖고 있다.
하지만 전남도는 이번 적발된 3곳의 업체 중 한국실리콘을 제외한 2곳의 업체에 대한 평소 검사결과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
호남석유화학과 휴켐스는 환경부에서 녹색기업으로 지정돼 각종 정기검사 면제 등 환경.안전.세제.금융 등에서 각종 혜택을 받고 있어 전남도가 검사할 수 없었다.
이처럼 환경부로부터 녹색기업 지정을 받아 전남도의 각종 관리권에서 벗어난 업체의 사업장은 여수국가산단 내에서만 20여개나 된다.
이 때문에 이번 환경부의 조사를 놓고 산단 기업들 사이에서는 ‘관리권도 갖지 않고, 환경부가 각종 검사나 점검의 면제부를 씌워주고 다른 쪽에서 다시 환경부가 조사를 하면 어떻게 되냐’는 볼멘소리도 들였다.
정부의 다양한 정책과 그에 따른 혜택으로 기업들은 지자체의 관리범위에서 벗어나고, 또 지자체도 이를 핑계로 느슨하게 기업들을 대하는 현실이 기업들의 법위반을 불렸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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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내 오 폐수 유해물질 정화되지 않은 채 바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