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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석유화학 제품 호조… 농수산물 수출도 급증
대미 수출이 한국의 수출 전선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한 미 FTA 효과가 차츰 수출 산업 전반에 파급되고 있다. 한·미 FTA 발효를 계기로 대미 수출 증가는 장기적인 추세로 정착될 전망이다.
FTA 국내대책위원회는 7일 대미(對美) 수출이 한·미 FTA 효과로 급증하고 있다.글로벌 경제 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한·미 FTA가 없었다면 전체 수출과 무역수지가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달 20일 관세청에 따르면 한·미 FTA가 발효된 3월 15일부터 5월 14일까지 두 달간 대미 수출은 111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11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
중소기업의 대미 수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신발 산업의 메카 부산은 한·미 FTA 발효 후 미국 바이어들의 방문이 잦아지고 있다. 지역 신발 산업이 FTA의 최대 수혜 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신발산업진흥센터는 올 1분기(1-3월) 대미 수출은 430만 달러로 전년 동기(332만5000달러)보다 29.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2011년 10-12월) 실적 371만7000 달러에 비해서도 15.7% 늘어난 것으로, 최근 5분기 중 최대치다. 미국 시장 수출 제품은 등산화와 기능성 신발 등 고부가 가치 완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어 실질적인 수출 증가 효과는 더욱 크게 나타난다. 가속의 효과는 2분기 (4~6월)부터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재 미국의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인 팀버랜드가 부산지역 신발 업체들과 연 300만 켤레(1억 달러) 규모의 생산협의를 진행 중이다. 반스와 퀵실버, 오클리 등 미국의 브랜드들도 고려TTR, 천일상사, 트렉스타 등 지역 기업을 접촉하며 신규 주문을 조율하고 있다. 신발센터 관계자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에도 중국과 베트남 등지의 값싼 인건비에 밀려 고전하던 부산 지역 신발업계가 한·미 FTA 발효 이후 가격 경쟁력이라는 날개를 달았다”고 말했다.
최대 수혜 품목 중 하나인 자동차 부품 분야도 활기를 띠고 있다. 울산 지역의 자동차 부품업체 A사는 미국 현지 공장에 부품을 보내면서 관세가 인하돼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고,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가 늘면서 부품 수출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석유화학 분야도 한·미 FTA 발효 후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화학 플랜트 부품을 수출하는 B사는 FTA 발효 전 미국이나 EU 수출 시 적용받던 관세 8%를 면제받아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 이 업체의 관계자는 “현재 수출액은 300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현지 업체와 경쟁해 신규 거래선을 발굴하면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FTA 발효를 계기로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 개척도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 시장에서 자사 제품을 파는 응답 기업의 42.1%가 ‘FTA를 계기로 현지 영업망을 확충했다’고 답했다. 또 ‘미국에서 현지 판매가를 인하했다’는 응답도 30.3%에 이르렀다. EU 시장에서는 45.9%의 기업이 현지 판매가를 내렸고 35.6%는 영업망 확충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농수산물 대미 수출도 한·미 FTA 발효를 계기로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한국산 분재가 대미 수출 효자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다. 산림청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2007년 한국산 분재의 미국 수출이 중단된 이후 5년 만인 지난 3월 수출이 재개됐다. 한국산 분재의 미국 수출은 산림청과 aT의 지 원 사업인 ‘마켓 테스트 사업’을 통해 이뤄졌으며 소나무·철쭉 등 17만 달러 상당의 분재를 수출해 현지인들로 부터 호응을 얻었다.
산림청 해외자원개발담당관실 김대환 주무관은 “한·미 FTA 발효로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분재 5종류는 관세가 즉시 철폐돼 일본·중국산에 비해 가격 경쟁에서도 유리해져 승산 있는 품목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청정 제주산 양식 넙치의 미국 수출 시장 개척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자치도와 제주어류양식수협은 5월 초 미국 댈러스와 시카고 지역의 최대 한인 마트에서 판촉 행사를 열었다. 이번 제주산 양식 넙치의 미국 중부 지역 진출은 위축된 일본 시장을 대신할 돌파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주자치도의 올해 제주산 넙치의 미국 수출 목표는 480톤에 100억원 규모로 지난해에 비해 물량으론 87%, 금액으로도 67%나 각 증가한 수치다.
방향 에테르와 할로겐화 유도체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E사는 3월 발효된 한미 FTA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해당 품목은 기준 세율 5.5%가 0%로 떨어지는 즉시 철폐 대상이다. E사는 올해 200만 달러 대미 수출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 섬유를 생산하는 수도권의 H사는 한·미 FTA 발효에 앞서 지난해 75억원을 들여 생산 라인을 증설했다. 이 회사의 올해 미국 시장 수출 규모는 지난해(800억원)보다 30% 증가한 1000 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사는 한·미 FTA 로 도약의 결정적 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한 미 FTA 발효로 관세가 즉시 철폐된 일부 전기·전자 제품도 단번에 미국 수출 시장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 올랐다. 전문가용 헤어스타일링 기기로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고데기’의 경우도 미국 수출의 날개를 달았다. 최대 2.8%이던 수입 관세가 FTA 발효로 즉시 사라지며 탁월한 기술력에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한 상태다.
고데기를 생산하는 Y사는 한·미 FTA가 발효된 3월 이후 2개월 동안 대미 수출 실적이 지난해보다 33%나 급증하는 등 FTA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2개월간 미국으로 수출한 금액만 16억3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억2000만원에 비해 4억원 이상 늘었다.
지난 5월 14일까지 달성한 대미 수출 실적은 총 31억530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총액 43억5700만원의 70%를 훌쩍 넘겼다. Y사 관계자는 “헤어 기기의 경우 FTA로 관세가 즉시 철폐돼 업계 전체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헤어 기기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 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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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업 미국 시장 돌파구 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