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털뉴스 정도준 기자 = 검찰 과거사 위원회(위원장 김갑배, 이하‘위원회’라 함)는 10일 대검 진상조사단(이하 ‘조사단’이라 함)으로부터 형제복지원 사건의 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이를 심의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부산 북구에 설립된 사회복지법인인 형제복지원의 원장 등이 공모하여 1986년 7월 부터 1987년 1월까지 경남 울주군에 있는 울주작업장에서 경비원과 감시견을 동원하여 수용자들에게 석축공사 등 강제노역을 시키고, 도망하거나 일을 하지 않으려는 수용자들을 목봉으로 폭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감금하고 가혹행위를 가하고(그 중 일부 수용자는 폭행으로 사망했다), 부산 북구청으로부터 시설 운영비 및 구호비 등의 명목으로 받은 보조금을 횡령한 것에 대하여, 수사검사가 형제복지원의 인권침해행위(당시 수용자 3,000여 명) 전반을 수사하려고 했으나 검찰 지휘부, 정부, 시 등의 외압에 의하여 축소 수사를 하게 되고, 축소된 공소사실마저 법원에서 대부분 무죄가 선고된 사건이다.
위원회는 본 사건과 관련하여 국가기관의 인권침해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 및 공소제기를 하지 않거나 현저히 지연시킨 의혹이 있다고 판단하여 조사대상 사건으로 선정하고, 그 구체적 의혹사항 내지 조사대상이다.
경찰, 시 공무원 등이 부랑인뿐만 아니라 부랑인이 아닌 사람(가족 등 연고자가 있는 사람,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던 사람, 형사피의자 등)도 형제복지원에 수용하는 등 수용자들의 수용과정 자체가 위법했다는 의혹 형제복지원에서 수용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감금, 폭행 등 가혹행위가 있었고, 사망사건이 발생하고, 보조금 횡령행위가 있었는데, 수사검사가 이를 수사하려고 하자 검찰 지휘부, 정부, 시 등의 외압에 의하여 수사가 중단되거나 축소되었다는 의혹이다.
형제복지원에서 자행된 위법행위가 관할 감독관청인 시 공무원의 방조, 묵인하게 계속되었다는 의혹 형제복지원 수용의 직접적인 근거가 된 내무부 훈령 제410호가 위헌･위법이라고 볼 여지가 충분함에도, 위 훈령에 근거하여 형제복지원 원장 등의 특수감금 행위를 무죄로 판단한 판결의 문제점을 규명하고, 이를 바로잡을 법적 수단을 강구할 필요성이다
형제복지원 사건’ 관련 의혹사항 내지 조사대상
이 사건의 진상조사를 위해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은 이 사건 당시의 담당검사, 수사관, 검찰지휘부 및 형제복지원 수용자(총 48명)의 진술을 청취하고, 사건 당시의 수사기록·재판기록과 신민당 조사보고서, 각종 자료집과 증언자료, 언론보도자료, 국가기록원과 부산시에 남아 있는 자료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했다
수용자들의 형제복지원 수용과정 자체가 위법했다는 의혹에 대해,형제복지원의 부랑인 보호와 내무부 훈령 제410호이다.
형제복지원은 1965년 1월 보육시설인 형제육아원(재단법인)으로 설립되었다가 1971년 12월 부랑인보호시설(사회복지법인)로 정관을 변경한 후 1975년 7월 시와 부랑인 일시보호사업 위탁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부랑인들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 197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 및 도시화로 인하여 농민들이 도시로 몰려들었고, 그 일부는 부랑인으로 생활을 하는데, 당시의 권위주의 정부는 1975년 12월 15일 내무부 훈령 제410호(‘부랑인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1987년 3월 폐지)를 제정하여 국민들을 단지 이른바 부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부랑인 보호시설에 수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나아가 1981년 4월 10일 88올림픽 개최를 위한 도시 정화를 목적으로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국무총리에게 “근간 신체장애자 구걸행각이 늘어나고 있는바, 실태파악을 하여 관계부처 협조 하에 일절 단속 보호조치하고 대책과 결과를 보고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지시하고, 그 직후인 4월 20일부터 8일간 연인원 19,300여명의 공무원이 투입되어 1,850명의 부랑인이 단속됐다.
이에 1981년 8,650명이던 부랑인 보호시설 수용인원은 1986.경 16,149명으로 증가(보호시설도 36개로 증가)하고, 국고보조금도 80억원에 이르게 됐다.
형제복지원의 수용 상황
형제복지원은 1970-80년대 전국 최대의 부랑인 보호시설로서, 1987년 2월 신민당 조사단의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1975년부터 1986.경까지 연인원 약 38,000명(같은 시기 퇴소자 합계 35,096명 및 1986.경 잔존 수용자 3,164명, 2회 이상 재입소자도 다수임)이 수용(연 평균 약 3,200명)이다.
연도별 퇴소자 및 잔류자 현황
연도별 퇴소자 대비 잔류자 비율이 증가하는 것은 수용자들의 강제노역을 위해 의도적으로 연고자 확인을 게을리한 결과라고 분석됐다.
수용자들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형제복지원 원장의 개인 목장, 운전교습소 등의 토지 평탄작업, 국유림 벌목작업, 울주작업장 석축작업. 낚시․재봉․스텐공장 작업 등 강제노역을 하였는데, 일당은 건강한 사람 300~500원, 지체장애인 등 200원으로 책정되었으나, 수용 당시 개인통장을 확인한 사람은 없었음1986년 형제복지원은 수용자들의 주부식비 보조금 명목으로 11억 여 원을 지급받았으나 실제로는 4억 여 원만을 지출하였는데, 이에 비추어 수용자들의 급식 상태는 매우 열악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수용자들은 중대, 소대, 조 등 군대식 체제로 편성되어 있었고, 헤어진 군복(일명 똥복)을 입었으며, 매주 월요일 아침 전체회의(이른바 ‘인민재판’)에서 저항하는 수용자들에 대한 공개 구타와 질책, 협박 등이 있었음. 그밖에도 단체기합(원산폭격, 물구나무서기 등)과 몽둥이 구타가 일상적으로 일어났고, 특히, 근신소대로 불렸던 제7소대와 제13소대는 가혹행위가 심하여 수용자들은 ‘아오지탄광’이라고 칭했다.
수용자 A(당시 12세, 1982년~1987년 수용)의 진술(진상조사단 면담청취)
소대장, 조장의 화가 풀릴 때까지 몽둥이로 맞았고 단체기합을 받았다. 강요로 구강성교를 한 사실도 있다. 낚시 공장에서 바늘에 줄을 감는 일을 했고 운동장에서 돌 깨는 작업을 했다. 추운 겨울에 마대자루에 돌을 담아 매고 다닐 때 힘들었다. 노역의 대가를 받은 적이 없다. 3차례 도망가다가 잡혀서 많이 맞았다. 맞아서 죽은 사람을 여러 명 봤고, 상처를 제때 치료받지 못해 죽은 사람도 봤다.”
수용자 B(당시 12세, 1982년 또는 1983년~1985년 수용)의 진술(진상조사단 면담청취)
폭행이나 가혹행위를 당하지 않는 날이 이상한 날이다. 기합의 종류로는 물구나무서기, 원산폭력, 히로시마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기합으로 끝나는 날은 그나마 행복한 날이다. 심하게 맞아 정신을 잃은 사람을 봤다. 그 후 그 사람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다. 맞는 게 싫어서 수두 걸린 친구 옆에 가서 수두를 옮았고 병동으로 간 적이 있는데, 거기서 어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가혹행위의 결과 사망하는 수용자들도 많았는데, 형제복지원 발간자료 및 신민당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연도말 수용자 합계 인원 21,685명 대비 사망자 513명으로 수용자의 2.4%가 사망하였고, 특히, 1985. 말경에는 수용자 3,011명 대비 사망자 89명, 1986. 말경에는 수용자 3,164명 대비 사망자 95명으로 사망률이 3.0%에 이르렀다.
사망원인은‘정신박약, 쇠약, 암 추정’등이었는데, 어린 아이와 중장년층이 사망자에 다수 포함되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사망원인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고, 실제 1985년-1986년 형제복지원 사망자의 사망진단을 가장 많이 한 의사 정모(1985년 23명, 1986년 34명)은 형제복지원 수용자에 대한 사망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기도 했다.
형제복지원의 수용과정
확인된 수용자 대부분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수용되었는데, 1986년 전체 수용자 3,975명 중 3,117명이 경찰의 단속에 의하여 수용되었음(253명은 구청 공무원의 단속 결과)이다.
내무부 훈령 제410호는 부랑인을 ‘일정한 주거가 없이 관광업소, 접객업소, 역, 버스정류소 등 많은 사람이 모이거나 통행하는 곳과 주택가를 배회하거나 좌정하여 구걸 또는 물품을 강매함으로써 통행인을 괴롭히는 걸인, 껌팔이, 앵벌이 등 건전한 사회 및 도시질서를 저해하는 모든 부랑인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실제 형제복지원에 수용된 수용자들은 가족 등 연고자가 있고,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던 사람도 있었음. 수용자 중에는 ‘막차를 놓쳐 역 대합실에서 잠을 자던 사람, 직장을 구하러 부산에 왔던 사람, 술에 취해 역 대합실 등지에서 잠을 자던 사람, 저녁에 귀가하던 학생, 집을 찾지 못하는 어린아이 등’이 있었고, 이들은 내무부 훈령 제410호(다음에서 보는 것과 같이 위헌․위법임)에 의하더라도 수용대상인 부랑인이 아니었음
수용자 C(당시 12세, 1981년 수용)의 진술(진상조사단 면담청취)
이사한 집을 찾지 못하여 부산역 근처 파출소에 가서 집을 찾아달라고 했더니 형제복지원으로 보냈다”
수용자 D(당시 20세, 1979년 2월~8월 수용)의 진술(진상조사단 면담청취)
열차를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는데, 경찰에 의해 부산역 근처 파출소로 끌려가 형제복지원으로 보내졌다”
수용자 E(당시 16세, 1981년-1982년 수용)의 진술(진상조사단 면담청취)
부산역에서 강원도에 있는 집에 가려고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머리가 짧아서 눈에 띄었는지 경찰이 와서 부산역 인근 파출소로 데려갔고, 형제복지원에 보내졌다”
경찰은 형제복지원 수용을 위해 국민들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신원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고, 초등학생의 경우 성명을 실제 성명이 아닌 성명으로 기재한 후 고아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경미한 범법행위를 하여 즉결심판을 받아야 할 피의자를 즉결심판을 청구하지 않고 형제복지원에 보낸 사례, 소매치기 피의자를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형제복지원에 보낸 사례도 있다.
당시 경찰의 근무평점은 구류를 선고받게 하면 2-3점에 불과한데, 형제복지원에 입소하게 하면 5점을 받았다
제 2 절 부랑인의 정의
일정한 주거가 없이 관광업소, 접객업소, 역, 버스정류소등 많은 사람이 모이거나 통행하는 곳과 주택가를 배회하거나 좌정하여 구걸 또는 물품을 강매함으로써 통행인을 괴롭히는 걸인, 껌팔이, 앵벌이 등 건전한 사회 및 도시질서를 저해하는 모든 부랑인을 말한다.
형제복지원 수용자들에 대한 수용개시가 법률에 근거하지 않으며 과도하게 기본권을 제한하여 위헌·위법함을 확인하였고, 수용자들이 부랑인이 아님이 명백한 경우에도 위법하게 감금하고, 감금된 수용자들에게 강제노역을 시키고 폭행, 가혹행위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도 있다
검찰은 실체적 진실 발견과 인권보호 의무를 방기하고 형제복지원 울주작업장에 대한 수사과정에서는 인권침해 범죄에 대한 수사, 원장의 횡령에 대한 수사 등을 방해하거나 축소하고, 형제복지원 본원에 대한 수사는 시작도 하지 않아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것을 지연했다.
형제복지원의 위법한 수용과 감금과정에서의 위법행위 등이 사실상 부산시의 묵인 하에 계속 됐다. 형제복지원의 위법한 수용과정 및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추가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는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추가 진상규명 및 피해 회복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할 것을 권고했다.
위헌 위법한 내무부 훈령 제410호를 근거로 형제복지원 원장의 감금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당시 법원의 판결은 법령에 위반한 판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441조에 따라 검찰총장이 비상상고를 신청할 것을 권고했다.
검찰이 수사를 축소하고 은폐한 사실이 확인되었고 그로 인하여 형제복지원 본원에 대한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아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의 피해가 확대되었으므로 검찰총장은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 대하여 검찰의 과오를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앞으로 검찰의 이와 같은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소상히 알리고, 동시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며 검사 개개인에게 직업적 소명의식을 확고히 정립할 수 있는 제도 및 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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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복지원 사건 조사 및 심의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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