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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째서 변호사들에게만 진실이 보이지 않는 것인가!
기사등록 일시 : 2007-10-25 16:37:13   프린터

부제목 : 대한변협 등 변호사단체의 교육부안 지지 성명에 대하여

대한변협은  연이어  지난 23일과  24일 변호사단체들이 최근의 로스쿨 총입학정원 논쟁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25일 이 발표문을 통해 변호사단체들이 너무나도 시대착오적이고 노골적인 직역이기주의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데 대해 참담한 심정으로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3일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은 교육부안을 “수긍할만한” 것이라고 지지하면서, 1) 교육부안은 “사개위의 다수의견에 따른 것”이므로 “문제삼을 수 없는 일”이고, 2) 국회가 재보고를 요구하는 것은 “관련법에 따라 적법하게 확정된 절차의 번복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법치주의적 태도라고 보기 어”려우며, 3) 변호사가 많이 늘어나 “배가 고프면 사기행각만을 행할 뿐”이며, 4) “변호사 집단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고 이에 대한 공격에 사로잡히게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뿐”이라고 주장했다.

24일에는 대한변협이 1) “숫자의 확대를 주장하는 일부 국공립, 사립대학, 시민단체의 유례없는 거센 요구”는 “이기주의의 발로”이며, 2) “일본이 로스쿨 제도를 채택하였지만 인가남발에 의한 로스쿨의 난립과 합격률 저하로 인한 고시낭인의 재현 우려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사실을 보지 못하는 것이며, 3) 그 결과는 “다수 대학이나 국민에게 로스쿨이 꿈이 아닌 재앙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므로, 4) “역사 앞에 책임질 자세로 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교육부안을 국회 교육위에 보고하려 했다가 국회의원들의 거센 질타를 받은 끝에 26일에 재보고를 하기로 한 이후, 우리 사회 각계각층이 교육부안에 대해 연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변호사들이 주장하듯 “일부”의 대학이나 시민단체만 반대하고 있는게 아니다. 반면 교육부안을 지지하는 곳은 오직 변호사 출신인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이끌고 있는 청와대와 위의 두 변호사단체 뿐이다. 교육부안이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변호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이보다 더 선명하게 드러내주는 증거가 또 있겠는가?

“사개위의 다수의견에 따른 것”이므로 “문제삼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무슨 소리인가? 사법개혁위원회(사개위)에서 “초기 시행단계에서는 시행 당시의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기준으로 정원을 정함”이라고 하는 다수의견에 대해 학계, 시민단체, 언론계를 대표하는 위원들은 모두 반대했으며, 오로지 법조 위원만이 찬성했다. 다시 말해 그것은 기껏해야 판사, 검사, 변호사의 합의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에서는 사개위의 다수의견이 결국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법률안」)에 반영되지 못함으로써 폐기되었다. 그런데 어떻게 “사개위의 다수의견”만을 내세워 “문제삼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는 말인가?

국회가 재보고를 요구하는 것이 어찌 “법치주의적 태도라고 보기 어려운" 것인가?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자칫 총입학정원이 작은 수로 결정되면 “법학교육 자체가 황폐화될 가능성이 높”아서 “정말 개혁의 취지가 무색하게 되고 오히려 개혁을 안 하느니만 못한 그런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그렇게 되지 않게 하기 위해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미리 보고하여야 한다”라는 조문을 추가했다.

교육부안에 의해 위의 예측이 현실로 드러난 지금 국회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재보고를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법치주의적 태도”인 것이다.

일본의 사례를 보려면 똑바로 보아야 한다. 일본의 로스쿨제도가 신사법시험의 낮은 합격률 때문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렇게 된 것은 변협이 주장하듯 “인가남발에 의한 로스쿨의 난립” 때문이 아니라, 로스쿨을 도입하면서 그것과 충돌하는 정원제 사법시험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변호사 숫자가 늘어난다고 반발하는 법조와 타협한 결과이며, 일본 사회는 지금 그 잘못된 타협의 댓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의 경험에서 배워야 하는 것은, 숫자를 미리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로스쿨을 도입하는 이상 숫자 통제라는 악습은 처음부터 버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는 일본과 다르다. 우리는, 시험을 통한 선발이 아니라 교육을 통한 양성이라고 하는 로스쿨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사개위가 “현행 사법시험을”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이수한 경우 비교적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는” “자격시험인 변호사 시험으로 전환”하기로 결론을 맺은 바 있기 때문에, 정원제 사법시험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없다.

변호사가 늘어나면 “사기행각만을 행할 뿐”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슨 소리이며, 국민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는 것은 또 무슨 소리인가? 변호사는 전문직업인으로서 엄격한 직업윤리를 갖추어야 하며 당연히 “사기행각”을 하면 안 된다.

“사기행각”을 하는 변호사가 있다면 마땅히 변호사 단체가 나서서 징계하고 처벌받게 해야 한다. 그런 일을 해야 할 단체가 “사기행각”을 해서 국민에게 “재앙”이 되면 어쩔 것인가라고 들이대다니 지금 감히 국민을 협박하겠다는 것인가?

변호사들이야말로 로스쿨 문제에 대해 “역사 앞에 책임질 자세로” 임해야 한다. 비논리적이고 비합리적인 우격다짐만을 일삼고, 외국의 사례를 아전인수식으로 뒤틀고, 심지어 국민을 상대로 한 협박까지 서슴지 않는 그런 집단으로 역사에 기록되고 싶은가? “이성을 회복”하여 당장 직역이기주의에서 벗어날 일이다.

정승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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