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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후보의 3불 정책 공약 방송보도에 대한 민언련 보고서
기사등록 일시 : 2007-12-20 11:35:31   프린터

(사)민주언론시민연합 ‘2007대선 민언련모니터단’ 방송모니터팀
 
우리 사회에서 대학 입시는 전 국민에게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며 초미의 관심사이다. 소위 명문대에 들어가려고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려 하며, 이를 위해 초등학생 때부터 사교육 시장을 돌며 입시 준비를 한다고 한다.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은 공교육을 무너뜨렸고 사교육 시장을 팽창시켰다. 입시 전쟁을 치르는 학부모와 학생의 부담은 가중되었고 이들의 원성은 높아졌다.

이에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교육 개혁을 하겠다며 교육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몇몇 후보의 교육 정책은 3불 정책의 근간을 흔들고, 교육의 양극화와 사교육 시장을 팽창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고교 다양화, 3단계 대학 입시 자율화를 외치며 교육에 ‘자율’과 ‘경쟁’이라는 논리를 들이대고 있고, 이회창 후보 역시 사립학교 완전 자율화, 대입 본고사·고교 등급제 단계적 도입 등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후보는 ‘고교 다양화 300 정책’에서 ‘자립형 사립고 100개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앞서 밝혔듯 과학고·외국어고 등 자립형 사립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초등학생 때부터 준비를 하는 등 그 폐단이 심각한 상황에서 자립형 사립고 100개 신설은 사교육 시장의 팽창과 이에 따른 사교육 의존도가 더 심화될 것이다. 이는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이명박 후보의 공약과도 대치되는 것이며, 결국 부모의 경제력이 아이의 미래를 좌지우지 하는 교육 양극화 현상을 더 극대화할 것이다. 또한 대학 자율화를 통해 입시를 완전히 대학에 맡기게 되면 이는 ‘본고사 부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학들은 서로 좋은 인재를 뽑아 가겠다며 고등교육 수준에서는 풀 수 없는 문제를 출제할 것이고, 이는 대학 입시 역시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생산 할 것이다. 자율과 경쟁의 강조는 결국 사교육 시장을 팽창시키고 학부모와 학생의 시름을 가중시킬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선시민연대는 ‘특성화고 300개 신설과 대학입시 자율화 공약’을 ‘4대 폐기 공약’으로 선정했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방송사들이 3불 정책과 관련하여 어떠한 보도 태도를 보였는지, 3불 정책에 대한 대선 후보자들의 입장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분석했다.

2007년 1월부터 12월 17일까지 3불 정책 관련 방송 3사 보도는 모두 69건이었다. 이 중 KBS는 스트레이트 보도 10건, 분석 보도 13건 등이었고, MBC는 스트레이트 보도 13건, 분석 보도 5건 등이었으며, SBS는 스트레이트 보도 17건, 분석 보도 4건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MBC와 SBS는 KBS 보다 분석 보도가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운동 이전 시기 3불 정책에 대한 보도를 살펴보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는 교육 현실의 문제점이나 해결책 등에 대해 방송사들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또 3불 정책에 대해 찬반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는 가운데 SBS는 ‘폐지’ 입장에 비중을 실어 보도하기도 했다. 그 외 보도는 양측의 입장을 단순 전달했다. 한편, 비슷한 시기임에도 3불 정책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방송사마다 다르게 집계되는 등 보도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졌다.

또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던 시기 ‘3불 정책’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나 입장을 전한 보도는 대부분 심층·분석보다는 단순 나열식이었다.

선거운동 이전

결과가 각기 다른 여론조사 보도

방송 3사 모두 3불 정책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각각 1건씩 보도했다. 시간 차이가 있긴 했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판이하게 다른 것으로 나타나 신뢰성에 문제가 제기됐다.

MBC는 4월 15일 보도 <3불 정책>에서 여론조사 결과 “2불 1가”의 결과가 나와 “본고사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20%P 높다”고 나타났고, “고교 등급제에 대해선, 반대가 찬성보다 10%P 많았다”고 보도했다. 기여 입학제의 경우 “반대가 두 배 이상 높았다”고 보도했다. KBS는 <찬성 50%>반대 31%>(4.13)에서 “3불정책 자체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지지하는 여론이 우세했고 본고사와 고교등급제는 찬반 여론이 비슷하게 갈렸다”고 보도했다. 반면 SBS는 5월 9일 <촌지 거절 90%> 보도에서 “3불 정책에 대해서는 55%가 폐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는 조사 결과를 전했다.

한 달의 시간차를 두고 시행한 여론 조사 결과가 판이하게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여론조사 보도가 여론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SBS 보도는 여론조사 보도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오차범위, 시행 기관 등도 밝히지 않았고, 방송 3사 모두 기본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등 형식적인 측면에서도 제대로 된 여론조사 보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SBS, 3불폐지’ 입장에 힘실어

3불 정책은 ‘교육부-대학’의 입장이 갈리고, 각 후보들의 입장이 갈리는 만큼 그에 대한 찬반입장이 균형 있고 깊이 있게 전달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SBS는 3불 관련 이슈 전달에 있어서 한 쪽 입장만을 다룬 보도가 11건 중 9건이나 됐다. 그 중 3불 폐지를 주장하는 측의 입장만을 전달한 것이 6건인 것으로 조사되어 3불 폐지 ‘찬성’ 측 입장에 더 비중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3월 19일 <3不개선 권고>라는 제목의 보도에서는 “OECD는 우리나라 대학들이 세계 100대 대학 안에 들지 못하는 이유로 본고사와 기여 입학제, 고고등급제 금지 등 이른바 3불 정책을 꼽았다”며 “대학 제도는 국가별 특수성이 있기 마련이지만, 대학이 우수학생을 선발하는데 3불 정책이 장애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해 OECD가 3불 개선을 권고한 것처럼 보도했다.

하지만 OECD 고등교육보고서에는 “우리는 고등교육의 투명성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새로운 장치가 마련되기 전에 너무 서둘러 3불 정책 등 기타 규제들을 없애는 것에 반대한다”고 적혀있는 것으로 밝혀져 SBS가 3불정책의 문제만을 지적한 부분만을 확대해석해 왜곡 보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같은 날 직전 보도 <수 백만원 들어도>에서는 수백만 원의 사설 입시 컨설팅의 실상을 보여 주며 “규제 위주의 교육 정책에 대한 불신감을 파고들어 사설 입시 컨설팅이 학부모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단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런 평가를 곁들인 보도 후에 3불 정책에 대한 OECD의 부정적인 평가보도를 내보내 규제정책으로 사교육시장이 커지고 대학의 경쟁력이 낮아졌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다.

방송사 내부 입장 달라져

KBS의 경우 찬반에 대한 입장 정리에서 나아가 3불 정책에 대해 깊이 있게 접근한 분석 기사가 6건 있었다. 그러나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화에 대한 방송사 입장이 바뀌어 오락가락한 보도태도를 보였다. 4월 12일 <인재 키울 능력부터>에서는 3불 폐지를 주장하는 대학의 논리가 선발 자율권 보장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대학의 줄기찬 요구로 도입된 논술조차도…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고, “자체 경쟁력 확보 방안도 없이 3불 폐지만을 주장하면서 무책임하게 혼란만 부추긴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자율, 신뢰 높여야>(11.11)에서는 “국가 발전 전략으로 대학 경쟁력 강화에 몰두하고 있는 아시아 대학들에게도 뒤쳐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의 고등교육 정책은 학생선발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며 “교육전문가들은 정부주도의 학생선발권을 대학에 넘겨주고 이제 대학의 질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밝혀 대학에 학생 선발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데 힘을 실었다. 물론 대학이 사회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긴 했지만, 불과 7개월 전의 논조와는 차이가 있었다.

반면 MBC는 3불 정책 이슈와 관련해 10건의 보도 중 8건의 보도에서 양측의 입장을 정리해 전했고, 특히 3월 22일 <대학자율 대 평등> 보도에서는 “3불 정책을 둘러싼 쟁점은 한마디로 대학자율권과 교육 평등권의 대립”이라며 찬반 입장을 잘 정리하여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선거운동 이후

공약 단순 전달에 그친 보도 많아

3불 정책 관련 후보자 공약을 전달하는 보도에 있어서 공약을 단순히 나열하는 데에 그친 보도는 KBS 9건, MBC 7건, SBS 7건으로 나타났다. 반면 후보자들의 공약을 분석한 보도는 방송 3사 모두 각 3건씩으로 나타났다.

MBC는 ‘3불 정책 폐지’에 비판적인 관점을 견지했고, 3불 정책에 대한 후보자들의 입장도 알기 쉽게 정리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하지만 향후 미칠 영향들을 평가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MBC는 <사실상 3불 폐지>(10.9) 보도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일 발표한 교육 공약에 대해 “3불 정책 가운데 고교 등급제 금지와 본고사 금지가 무력화되는 것”이라며, “평준화된 고교들이 빈부를 중심으로 양극화되는 현상은 피하기 어렵다”고 직접적인 비판을 가했다. 또 MBC는 <특목고 대책>(12.10)에서 “외고가 명문대를 가기위한 전초기지로 전락한지 오래”라고 꼬집고 이에 대한 후보별 공약을 알기 쉽게 비교·정리했고, <교육공약 총정리>(12.12)에서도 자율형 사립고, 대학입시, 3불 정책으로 나눠 후보들의 공약을 소개했다. 분석보도가 모두 깊이 있는 평가가 없는 것은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KBS와 SBS는 후보들의 공약을 나열식으로 전달해 더 아쉬움을 남겼다. 10월 이명박 후보가 ‘3불 정책 폐지’를 내걸며 쟁점이 됐던 당시에도 KBS와 SBS의 보도는 이명박 후보의 공약만을 요약·전달하는 데에 그쳤다.

KBS는 12월 7일 <대학 입시제도>에서 각 후보들의 입시정책을 나열하며 이명박 후보의 3불 정책 폐지 공약에 대해 “대학에 학생 선발 자율권을 주게 되면 대학마다 입시 전형이 달라 학교 교육이 혼란을 겪게 되고, 입시 부정의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하는 데 그쳤다.

SBS도 <“경쟁력 강화 기회”>(12.6)도 이명박 후보는 교육 분야 핵심공약에 대해 “자율형 사립고 확대에 따른 교육의 양극화, 대학 서열화 우려, 교육자치의 구체성 부족을 약점”, “교육재정 확보 계획이 상대적으로 미흡하고, 자립형 사립학교 확대로 귀족형 확교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은 위협 요인”이 된다고 평가했다. 너무 단편적인 보도였다.

3불 정책’에 대한 후보자들의 입장이 전혀 다름에도 대부분의 방송보도가 철저한 분석을 하지 않은 것이다.

방송사들, 교육문제 나 몰라라’ 하나

대선 후보들은 현 교육정책을 뿌리부터 바꾸겠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3불 정책 폐지를 주장하는 것에 많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후보들의 공약을 알기 쉽게 정리·비교한 보도가 그나마 나은 보도에 속했다. 현재 교육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고, 후보들의 공약이 무엇인지를 소개하고 나열하는 데 그쳤다. 하물며 신뢰가 가지 않는 보도까지 있어 문제가 있다.

얼마 전 편입학 특별감사 결과, 감사한 모든 대학에서 비리가 발견됐다고 한다. 주로 ‘자율성’을 앞세워 내신을 무력화시키고 교육정책을 흔들어온 학교들이다. 자율이 주어진 편입학 시험을 비리의 온상으로 만들어버린 대학들을 어떻게 믿고 자율화를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럼에도 이들 대학과 이명박 후보 등은 ‘자율’이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며 대학입시 자율화를 주장하고 ‘3불 정책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을 더 시름에 빠트릴 수 있는 정책에 대해 제대로 검증하지 않는 방송의 책임도 크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교육정책이 우리 사회의 근간이 되는 정책인 만큼 이제라도 교육문제에 대해 심층적이고 비판적인 보도를 해주길 촉구한다.
이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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