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19대 국회에 눈에 띄는 국회의원이 여러 분이 있습니다. 그 중 한 분으로 바로 탈북자 출신, 첫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인데요. 이분은 김일성대학을 졸업한 고위공무원 출신으로 1994년 탈북해, 이남에 내려와서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차관보급 고위 공직자인 통일교육원장을 지냈으니까 정부의 중요 직책을 맡으신 바가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이념문제가 정치권에 불거지면서 관련 현안들이 많은데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신지 들어보겠습니다. 조 의원님?
☎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 (이하 조명철) : 안녕하십니까.
앵커 : 조의원이라는 호칭이 익숙하십니까?
조명철 : 익숙하지 않습니다. 떨리고 마음이 무겁고 한편으로는 너무 감사하고 그렇습니다. 어제 그제부터 정치 임기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잘해보자, 잘해보자는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앵커 : 무엇이든 최초라는 것이 마음이 무거운 거거든요. 탈북자로는 처음으로 국회의원이라는 게 큰 의미를 지닐 텐데, 아무래도 국회에서 남북관계 관련 일을 하시지 않겠습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조명철 : 아직 상임위가 결정은 안 됐습니다. 결정 과정에 있는데, 제가 살아온 인생 경험, 제가 배운 지식과 경험, 제가 대한민국에 와서 맡아온 공직의 성격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배치를 할 텐데, 그런 것을 고려해보면 외교통일통상위원회에 갈 가능성이 큰 것 같습니다. 그런 위원회에 배정이 된다면 저는 몇 가지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한반도의 지금 제일 큰 과제는 북한을 정상 국가화하는 겁니다. 핵을 포기시키고 도발을 못하게 하고, 시장경제국가로 만들어서 국민을 잘 살게 하고, 남북관계도 통일 한반도로 함께 나가는 이런 과정을 만들어내야 되는데 그러자면 북한 체제가 정상적인 체제가 돼야겠죠. 그런 적극적인 변화 유도 정책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의정 활동을 제가 해 나가야겠다고 하는 거고요. 또 하나는 작은 통일을 만들어보자는 겁니다. 지금 2만4천명의 탈북민들이 대한민국에 왔단 말이죠. 이분들이 희망을 갖고 왔는데 성공적으로 정착을 해야 합니다. 그 성공적인 정착은 장차 2,300만 북한 국민과 통일을 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경험을 제공할 겁니다. 그래서 이 타국민들의 정착을 통한 작은 통일을 이루는데 필요한 합리적인 지원제도들을 만들어 나가자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 남한에 내려오신 후에 6.15 공동선언이 있고, 10.4 공동선언이라든지로 남북 간에 포용정책이 적극적으로 오간 시기도 경험하셨고, 현 이명박 대통령으로 강경정책, 남북간의 대립국면이 강화되는 상황도 함께 경험하셨어요. 어쨌든 북한과 관련해 몇몇 의원들의 종북 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색깔 덧씌우기라는 비판도 있고, 또 실제로 종북 성향이 있다 등등의 이야기도 하고 있습니다. 조 의원님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
조명철 : 이런 의원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제가 북에서 살아보고, 해외에서 살아보고 대한민국에서 살아보지 않았습니까. 살아보니까 대한민국의 이념과 제도 시스템, 사람이 참 좋다, 이런 제도라면 저 같은 경우 북한제도를 포기하면서 오지 않았습니까. 정말 잘 왔다, 그런데 그 후에 2만3천명이 왔어요. 그 말은 이제 북한 체제가 우리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체제라는 것을 자세히 보여주는 사례지 않습니까. 이게 현실이란 말이죠. 그리고 이번에 또 보수언론의 색깔 덧씌우기라는 말을 하는데 사실 이번 사건은 우리 당이나 어느 보수 언론이 만든 사건이 아니잖아요.
앵커 : 네, 내부에서 빚어진 일이죠.
조명철 : 그 사건 과정, 내용들이 국민들이 봤을 때,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자유민주적인 질서와 너무 차이나잖아요. 그래서 비판이 일어난 건데 그것을 마치 어느 세력이 조사해서 만든 사건처럼 몰아가는 것은 앞으로도 이 사람들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는 기회를 상실하는 또 하나의 회피 행동으로 보여질 수 있고요. 사실 색깔 덧씌우기라는 건 내가 파란색인데 자꾸 밖에서 빨간색이라고 우길 때 색깔 덧씌우기라고 하는 건데, 이건 빨간색을 빨간색이라고 하는 것은 덧씌우기가 아니고 진실을 말하는 거죠. 최근 이런 의원들의 말과 행동을 보면 정말 우리사회에 도움이 안 되는, 굳이 비교하면 북한에서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래서 참 안타깝다는 얘기를 하고 싶네요.
앵커 : 북한은 논평을 통해 ‘“종북이란 남조선의 보수세력이 진보개혁세력을 친북좌파로 몰아 탄압하기 위해 고안해낸 악랄한 색깔론의 변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북에서의 이런 입장 발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명철 : 참나. 하하. 사실 북한이 우리 대한민국을 향해서 훈시를 한다는 게 맞지 않습니다. 지금 현실이 어떻습니까. 3대 세습이 행해지는 퇴행적 체제고 그 속에서 인권유린, 굶주림 이런 것들이 횡횡하고 그 속에서 국민의 아픔을 외면하고 핵개발이나 미사일 개발이 이뤄지고 정치 축하쇼들이 일어나는 그런 사회 아닙니까. 그런 사회를 우리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규탄하는 정권인데 그 정권이 끼어들어서 훈시를 하는 게 격에 맞지 않은 행위죠. 그리고 이런 행위들은 사실 북한과 같은 이념을 쫓고 북한과 같은 정책을 앵무새처럼 외우고 쫓아다니고 같은 목소리를 내는 세력을 비판하는 것은 우리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하는 비판인데, 그걸 마치 색깔론이다, 친북좌파를 몰아내기위한 탄압이다 이렇게 몰아가는 것은 또 하나의 대남 심리전일 뿐이고, 그들의 종북 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실태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 이석기,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의 제명을 위한 움직임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양 당 쪽에서 보이고 있습니다. 조의원님께서는 이 제명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조명철 :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아닙니까. 여기에는 자유 민주주의의 질서가 존재합니다. 이 질서가 가르치는 대로 명하는 대로 하면 됩니다. 사실 국회라는 곳은 자유 민주주의 이념을 옹호하고 남북관계에서는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자유 민주주의 이념과 질서를 부정하고 그 과정이 쌓아올린 역사를 부정하고, 현존하는 정책과 체제를 부정하면 국회에서 사실 할 일이 없습니다. 우리는 자유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키고, 이 체제 내에서 국민들 더 행복하게 하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논의를 하는 장인데 이걸 부정하는 사람이 들어와서 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앵커 : 조 의원님은 통일교육원장 출신이시고 북한 문제에 있어서 전문가시니 북한 관련 현안에 대해 좀 여쭤보겠습니다. 북한이 지난 4월 개정헌법 전문에 '핵보유국'을 공식 명기하고 이게 김정일의 업적으로 표현한 건데,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없음으로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조명철 : 그렇습니다. 북한이 비핵화할 의지가 없다는 표현을 하기보다는, 북한은 핵 보유의지가 우선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지금 북한의 핵개발과 보유는 북한 체제의 총체적 위기의 상징물입니다. 국제관계와 대립되고 제재받고 있고, 남북관계에서 대립되고 있고, 굶주린 북한 국민들과 정권이 대립돼 있습니다. 모든 것이 불안한 상황이기 때문에, 또 남북한 경제적 격차가 나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동요하고 있고, 위기상황입니다. 그래서 오직 달아날 길이 핵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래서 핵보유 체제유지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정권입니다. 그래서 이 정권의 성격이 바로 이렇다면 이 체제가 성격이 바뀌지 않는 한 핵포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 그런데 우리가 북한의 김정은 체제를 좌우할 수 있는 수단은 별로 없단 말이죠. 6자 회담을 통해서라든지 해서 전쟁이 아닌 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수밖에 없을 텐데요. 우리 정부의 입장이 정권 따라 여러 변화가 있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외교통상부는 북한이 헌법에 '핵보유국'을 명시한 것에 강경한 비판발언이 나왔습니다. 정부의 강경기조로 될 확률도 있는데요. 북한이 저런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어떤 대화의 채널을 여는 방법으로 가야되는지, 좀 더 강경하게 북한을 압박해 가야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묻고 싶습니다.
조명철 : 대화는 항상 병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대화를 얘기하는 것은 조금 맞지 않는 측면이 있겠죠. 왜냐하면 북한이 핵 포기 의사가 분명히 될 때 대화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핵 포기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현할 때는 다른 수단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국제 공조를 통한 압박이라든가...
앵커 : 아니, 그러니까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이 대화의 전제입니까?
조명철 : 그렇죠. 대화라는 것은 북한이 어느 정도 의사를 표시했을 때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협의하는 것이 대홥니다.
앵커 : 아니, 대화 과정을 통해서 북한의 핵을 점차적으로 줄여나가자, 포기시켜나가자는 주장도 한 축에 있어서 하는 얘긴데요?
조명철 : 그렇죠. 거기서 가장 기초적인 근거가 되는 것은 북한의 포기의사겠죠. 조금이라도 그 의사가 있으면 그것을 크게 생각해서 조그만 기회도 놓치지 않고 대화 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그것과 역행해서 오히려 개발을 하겠다, 보유를 하겠다, 그리고 양보가 없다고 할 때는 대화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국제 사회에 또 다른 행동을 유발시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겠다는 것보다는 국제사회가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북한에 대한 압박이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행동도 국제 사회와 조화를 맞출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 이명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북정책과 실질적으로 중심에 서 있는 박근혜 위원장의 새누리당의 대북 정책은 차이를 보일 것이 분명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인데요. 6자 회담도 기다리고 있는데, 강경 보수는 새누리당으로 변하면서 좌클릭했다는 비판도 합니다. 북한 관련해서만 얘기한다면 조명철 의원님은 남북 관계를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가는 게 좋을 지 기조에 대한 이야기하면서 마쳤으면 좋겠습니다.
조명철 : 우리 새누리당의 대북정책은 대선을 통해서 공식적으로 나올 것 같습니다. 대선 주자의 철학, 경험, 지식을 포괄해서 나올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것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하자는 것 아닙니까. 그 다음에 긴급한 인도주의를 포함해서 긴급한 부분은 해결하고 대화를 지속하자는 것, 그 다음에 신뢰 수준에 맞는 격려(경력이라고도 말하는 것 같네요. 이분 북한말 진짜 못 알아듣겠어요. 벌써 한시간이 다 되게 반복해서 듣는데 무슨 말인지...ㅜ.ㅜ) 를 하자는 게 나왔습니다. 이런 것들은 포괄적이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 한 마디로 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대북정책은 현실에 맞게 진화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렇게 진화한 것에 맞게 처방도 진화한다고 봐주시면 좋겠고요. 원칙이 없는, 북한 변화에 맞춰지지 않는 대화, 교류 협력은 자제해야 한다.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야하는 수단으로 동원해야 해야지, 대화를 위한 대화나 북한 국민의 아픔을 외면한 남북 관계 설정은 과거 경험에 의하면 지양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 상황 논리에 입각해야 한다는 말씀인데 사실은 조명철 의원님이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 92년 남북기본 합의서, 2000년 6.15 공동선언, 2007년 10.4 공동 선언이 다 국가 간의 약속이다, 이 부분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셨기 때문에 드린 인터뷰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새누리당 첫 탈북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하신 조명철 의원과의 인터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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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철의원>YTN라디오 김갑수의 출발새아침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