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새누리당 유기준 최고위원
경선 룰 변경, 물리적으로는 굉장히 힘든 상황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오만하다는 평가를 하게 됐는지 물어보고 싶어
종북논란·언론사 파업, 박 전 위원장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
새누리당은 어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헌ㆍ당규에 정해진 현행 경선 룰에 따라
8월 19일에 대선후보 경선을 실시하고 다음날인 20일에 대선후보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기로 확정했습니다. 다만 경선 룰 변경과 관련해선 7월9일까지 당 지도부와 예비주자들이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 시간에 새누리당 유기준 최고위원과 자세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송정애 : 안녕하십니까?
유기준 : 예. 안녕하세요.
송정애 : 일단 경선 룰 변경과 관련해선 7월 9일까지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여지를 남겨두셨습니다. 그런데 변경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유기준 : 예. 저희들이 노력한다면 안될 건 없다고 봅니다만 현실적으로 우리 당헌·당규에 따르면 120일 전까지, 즉 8월 20일까지는 우리당의 대선후보를 선출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는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송정애 : 관련해서 비박주자 3인의 입장이 나왔습니다. 김문수 지사는 ‘내일 쯤 불출마 선언을 할 것이다’라는 얘기도 있고요. 이재오, 정몽준 의원 역시 불출마 발표 시점을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는데요. 비박3인이 경선에 불참하면 반쪽자리다’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고요. 그렇다면 박근혜 전 위원장에게도 결코 도움이 안 될텐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유기준 : 그런 지적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비박 3인 주자 이외에도 우리당의 다른 대선주자들도 계시거든요. 그분들에 대해서는 그런 말을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요. 지금 새누리당의 경선 방식이 지난 2005년부터 혁신위에서 의논을 해서 당원들과 합의를 통해서 도출을 했고요. 또 2007년 이명박 후보가 선출될 때도 이 방식을 가지고 선출을 한 것입니다. 이 경선 자체를 하나의 게임이라고 표현을 한다면 선수 중의 일부가 이미 정해져 있는 룰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또 경기장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서 ‘반쪽자리 게임이 된다.’ 이렇게 표현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고요. 오히려 이것보다는 경선에 참여하는 다른 후보들이 또 이분들이 참석하기를 바랍니다만 진정성 있는 정책과 비전으로 우리당의 경선을 빛내줄 것으로 기대를 합니다.
송정애 : 비박 3인이 빠진다면 흥행도 걱정이 됩니다. 대선 후보가 안개 속인 민주당과 비교해서 좀 싱겁게 결론이 나면 탄력받기가 쉽지 않을 텐데요?
유기준 : 글쎄요. 그분들이 계시면 어느 정도 흥행성이 담보되는 것이냐 하면 또 그렇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흥행성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요소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당의 후보를 정당한 절차에 의해서 국민들이 공감하는 그런 후보를 뽑는 것이 중요한 것이고 또 그것을 통해서 이번에 새누리당 후보가 정부 재창출을 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흥행성만이 주된 요소로 적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송정애 : 흥행보다는 원칙을 지키는 안정감을 택하겠다는 말씀이신가요?
유기준 : 그렇게도 볼 수 있겠습니다.
송정애 : 혹시 비박 3인중에 이탈자가 있으리라고 보십니까?
유기준 : 글쎄요. 이탈자라는 표현은 그다지 좋게는 보이지 않습니다만 세 분 모두가 당헌·당규가 이전부터 정해져 있던 것이고요. 출마선언을 할 때부터 이미 당헌·당규는 존재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우리 새누리당에 주어진 역사적 과제가 정권 재창출이고 국민들은 안정성 있는 국정운영을 바라실텐데 그것을 생각하신다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마시고 우리 당의 경선 과정에 참여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송정애 : 비박 주자들이 “완전국민경선제는 박근혜 전 위원장을 위한 것이다”라고 했고요. 사실 어떤 룰이 됐든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엔 흔들림이 없을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전 위원장이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유기준 : 구체적으로 그 부분을 어떻게 생각 하실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원칙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당헌·당규가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우리가 경선을 준비하는 것이 원칙에 맞다 생각하는 거 같고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는 굉장한 위험 부담이 있고 비용도 많이 소요가 됩니다. 또 이 과정에서 정당의 후보를 뽑는 과정에서 국민 세금이 거기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 그 비용이라는 것도 상당합니다. 얼마정도가 소요될지 모르겠습니다만 대략 1000억 원 정도로 예상되고요. 국민 세금으로 정당의 후보를 뽑는 것을 국민이 공감 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그동안 정당을 유지해온 당원들이 있는데 당원들의 의사는 어느 날 없어지고 일반 국민들의 의사에 따라서 100% 후보를 선정한다고 하면 정당 자체가 실종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것들을 생각해본다면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가 상당한 위험부담이 있어서 그것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송정애 : 이재오 의원이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박 전 위원장이 지난 1월 한명숙 전 민주당 대표를 만났을 때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하니까 완전국민경선제가 되도록 국회에서 법을 고치자고 제안했다” 이게 무슨 얘기인가요? 그렇다면 박 전 위원장 생각이 달라졌다는 그런 얘기입니까?
유기준 : 글쎄요. 그 부분은 제가 자세히 내막을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당헌·당규가 정해져있고 시기적으로도 당헌·당규를 바꾸기에는 굉장히 촉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시기적인 생각도 해본다면 지금 당헌·당규대로 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들이 많이 있는 것이죠.
송정애 : 원칙을 중요시 하시는 건 좋은 일이지만 상대적으로 본다면 권위주의적이다, 예민하다, 오만하다 등 이런 이미지를 줄 수도 있잖아요. 악영향이 되지 않을까요?
유기준 : 글쎄요. 우리 사회에서 언제부터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향해서 오만하다는 평가를 하게 됐는지 저는 오히려 물어보고 싶습니다. 한국 정치사를 보면 오히려 원칙을 지키지 않는 그런 정치인들 때문에 ‘국민들이 힘들고 피곤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고요. 오히려 원칙을 지키고 정해진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서 공당의 후보선출 과정을 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상식에 부합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송정애 : 박 전위원장 지지율이 조금 하락했습니다. 리얼미터가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3,750명을 대상으로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한 설문조사결과를 보니까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 1.6%p였습니다. 이 조사를 보니까 안철수 교수와 박 전 위원장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한때 격차를 벌이다가 다시 접전이 된, 그러니까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는 뭐라고 보시나요?
유기준 : 하나의 여론조사를 가지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어제 KBS 여론조사를 보니까 그런 상황은 아니고요.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오차범위 내에서 안철수 교수가 약간 이기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요. 어제 KBS 여론조사를 보니까 또 그 반대로 박근혜 전 위원장이 앞서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에 어떤 하나의 여론조사를 가지고 사회 전체의 현상을 보는 건 굉장히 위험합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많은 여론조사를 통해서 사회전체의 경향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그거 하나 가지고 말씀드리기는 곤란합니다.
송정애 : 그러면 유 최고위원님께서는 박근혜 전 위원장의 지지율은 견고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유기준 : 그렇습니다. 그게 롤러코스터처럼 하늘에서 땅으로 간다든지 땅에서 하늘로 솟는 그런 것이 아니고요. 최근 몇 달 사이 지지율을 보면 굉장히 안정적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거든요.
송정애 : 네. 아까 경선룰 변경을 반대하는 이유가 비용이라고 하셨잖아요? 달리 생각하면 비용이 들더라도 민주주의의 질적 향상이나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적 관심을 일으킨다는 취지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면 ‘쇄신’이라는 면에서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유기준 : 글쎄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데 국민세금이 소요된다는 사실을 국민들께서 공감을 하신다면 저도 찬성을 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정확하게 비용이 얼마가 드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한 정당의 대선후보를 오픈프라이머리로 뽑는 경우에는 대략 300억 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하는데요. 그것을 3개 정당으로 한다면 900억 원이 듭니다. 그런 비용이 국민 세금으로 충당되는 것을 아신다면 동의할 국민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공감 아래에서 정당의 쇄신이라든지 정당이 나갈 방향을 정할 수 있는 것인데요. 국민들이 전혀 공감하지 않는데 이것을 억지로 강행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국민들께 누를 끼칠 수 있는 것이죠.
송정애 : 끝으로 이 질문 드리겠습니다. 경선 룰 문제부터 과거사, 종북 논란, 최근에는 파업문제까지요. 박 위원장에 대한 비박 주자와 야권의 비판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제는 박 전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 목소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기준: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을 합니다. 이전에 박 전 위원장님께서 여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로서 출마하시겠습니다만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고 특히 통일, 국방, 외교 정책과 사회의 각종 이슈에 대해서는 국민들께서 굉장히 궁금한 마음을 가지고 계십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상세하게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저도 맞다고 생각하고요. 기회가 되면 박 전 위원장께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송정애: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유기준 : 네. 감사합니다.
송정애 : 지금까지 새누리당 유기준 최고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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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준 tbs<열린아침 송정애>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