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 정두언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데에는 김용태·남경필 의원의 지원 발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대부분 의원이 이 발언에 공감을 했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을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김 의원님?
☎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 (이하 김용태) : 네, 안녕하십니까, 김용태입니다.
앵커 : 보니까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에서 찬성 74표, 반대 156표입니다. 여기에 기권, 무효로 있는데요. 새누리당 의원의 절반도 찬성을 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 되는 겁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김용태 : 여야 간에 큰 문제가 있다고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은 사실입니다.
앵커 : 찬성이 74표니까 새누리당 의석수와 단순계산을 해도 그렇습니다. 왜 이렇게 반대표를 많이 던졌을까요?
김용태 : 현행 형사소송법상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입법하자지요. 이런 입법하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두원 의원 건은 일단 처리해 놓고 나중에 고치자, 이런 주장이 있었는데요. 그게 말이 되느냐 하는 게 의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형사소송법에 아까 홍일표 원내대변인께서 말씀하셨겠지만, 정두언 의원께서 불체포 특권을 주장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오히려 내려놓겠다, 자진 출두하겠다, 이미 검찰 소환에도 자진 출두했고요. 법원영장실질심사에도 자진출두해서 받겠다, 그런데 갈 법이 없는 겁니다. 왜냐하면 현행 형사소송법에는 강제구인만 있을 뿐이지 자진출두가 없습니다. 그래서 정두언 의원은 특권을 내려놓고 싶어도 내려놓을 수가 없었던 거죠. 이 점에 대해서 의원들도 딱하게 여겼고 우리가 사전적으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도 없이 체포동의안이 발부되면 그야말로 정두언 의원은 정치적으로 매장당하는 것이고 아마 이런 점들을 의원들이 많이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앵커 : 그런데 이게 결과는 굉장히 이상하게 돼버린 거란 말이에요. 박근혜 비대위 측에서 야심적으로 불 체포특권 포기라든지 여러 가지 특권 내려놓기를 해서 호응을 크게 얻었는데 첫 일부터 어그러진 건데, 당내 조율을 충분히 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 상황이 여의치가 않았던 모양이죠?
김용태 : 제 말씀이 그겁니다. 원내 지도부가 지도력을 발휘해서 정치력을 발휘해서 그 문제를 사전에 막았어야지요. 사실 그간 새누리당이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자고 주장했던 게 몇몇 국회의원들이 그간 보여 왔던 행태 때문에, 즉 불체포특권 뒤에 숨어서 국회 회기 중이라는 이유로 검찰 소환에 불응하거나 법정에 나가지 않은 게 얼마나 많았습니까, 국민들께서는 사실 열 받아 하시는 거죠. 이런 것을 포기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정두언 의원의 경우에는 검찰 소환이 있지 마자 즉각, 다른 것도 아니고 회기 중에도 즉각 소환에 응했고 그 다음에 이번에 법원에 영장실질심사가 있다고 하니까 본인이 당당하게 응하겠다고 했는데 나갈 방법이 없는 겁니다. 사안이 전혀 다른 겁니다. 사안이 다르기 때문에 원내지도부는 우리가 얘기한 불체포 특권 포기와 이건 사안이 다르다는 것을 분명하게 얘기하고 어떻게 풀지에 대해 고민을 했어야 하는데 그냥 밀어붙이겠다, 대선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따라 오라고 해서, 의원들께서 무슨 얘기냐, 정확하게 짚을 것은 짚어야 된다고 얘기했던 거죠.
앵커 : 법적인 문제도 있고, 이런 저런 것을 감안할 때 이건 특권 과시가 아니라는 것을 동의할 텐데, 지도부는 왜 이렇게 정두언의원의 체포를 몰아붙이냐 하는 거죠.
김용태 : 강박이었고 어리석은 짓이었죠. 왜냐하면 이 일을 대선에서 매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스스로 몰아간 겁니다. 사실 이 일은 그런 일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원내지도부가 그렇게 판을 오히려 키운 셈이에요. 언론의 주목을 받고 이것이 통과가 안 되면 새누리당이 엄청나게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본인 스스로가 계속 얘기를 하면서 일을 키운 거죠. 사실 이런 점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저는 지금이라도 원내지도부가 어제 사퇴를 하셨는데요. 저는 그게 과연 책임있는 행동이었나 싶습니다. 덮어놓고 사퇴한다고 능사가 아니니까요.
앵커 : 대선을 위한 당의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밀어붙였다는 것이 김용태 의원의 생각이신 거죠?
김용태 : 그런 셈이죠, 결과적으로
앵커 : 그런데 검찰 쪽 주장도 있습니다. 높은 형량이 예상돼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어서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도 했던 겁니다.
김용태 : 그런데 그 점에서도 이번 사건, 그러니까 정두언 의원의 피의사실에 유일한 증거가 뭐냐면 솔로몬 저축은행 임석 회장의 진술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진술만 있습니다. 증거가 따로 없습니다. 이 두 사람의 진술이 유일한 증건데, 증거인멸을 하려면 정두언 의원과 세 사람이 모여서 말을 맞춰야 되지 않겠습니까, 문제는 두 사람 다 구속돼 있는데 어떻게 증거인멸을 한다는 말입니까, 그리고 검찰은 구속영장을 당연히 청구할 수 있죠. 당연한 권한이고요. 그런데 이렇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민 어떤 사람이라도 영장실질심사, 즉 피의자의 권리를 구제받기 위해서 검찰의 구속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거거든요. 정두언 의원이 그것을 받겠다고 했는데, 그런데 받을 방법이 없었던 겁니다.
앵커 : 동일한 사안에 대해서는 여야를 떠나서 같은 입장이십니까? 예컨대 박지원 원내대표 같은 경우도 검찰수사 문제가 쟁점으로 돌입할 텐데요?
김용태 : 그래서 검찰이 일을 제대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회기가 끝나면 됩니다. 8월 3일에 이번 국회가 끝나거든요. 그 이후에는 체포동의안 문제나 이런 논의가 전혀 없습니다. 사실 정두언 의원의 경우에도 이미 진술들 다 확보해 놨던 것 아닙니까, 그러면 7월 2일에 국회가 시작됐으니 그 전에 부르든지, 정두언 의원을 7월 3일에 불렀는데요. 그 전에 아예 부르든지 아니면 8월 3일 이후에 불러도 충분했었거든요.
앵커 : 그러면 정두언 의원을 회기 끝나고 불러도 충분했을 텐데 왜 이 시점에서 그렇게 체포동의안을 내고 그랬던 걸까요?
김용태 : 제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짐작컨데 검찰도 내부 스케줄이 있겠지요. 아마 대선을 앞두고 큰 정치적 사건들은 빨리 7월 말 전에 털고 가자는 스케줄이 아니었을까 짐작합니다. 다만 검찰의 스케줄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어마어마한 파장을 몰고 올 일을 왜 검찰이 예상하지 못했을까도 매우 유감입니다.
앵커 : 정두언 의원 본인 발언에 의하면 이상득 전 의원의 구속에 따른 여론 파장의 물타기로 자기를 이용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김용태 : 저는 피의사실에 내용에 대해서 모릅니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것을 제가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을 바로 법원이 판단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법원이 판단해야 하는데 이번 체포동의안은 법원 판단에 앞서서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자고 나선 거죠, 이한구 원내대표 입장에서는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만약에 이게 영장실질심사에서 기각이 됐다고 쳐봅시다, 기각이 되면 정두언 의원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되겠지만, 정치적으로는 이미 끝장이 난 겁니다. 이게 제도를 바꿔야 하는 건데요. 바로 그래서 법을 고쳐야 됩니다. 법원에서 구속이 결정되든지 법원에서 법정형, 구금형이 선고돼서 구속될 처지가 됐을 때 그럴 경우에 국회로 체포동의안이 넘어오면 그때는 우리가 회기 중이라는 말을 들지 말고, 바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해서 구금하라고 얘기를 해야 겠죠.
앵커 : 한 가지만 질문을 더 드리겠습니까, 사실 김용태 의원은 김문수 경기도 지사의 측으로 돼 있다가 최근에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이 됐는데요. 질문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김용태 : 네, 좋습니다.
앵커 :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경선 참여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김용태 : 저는 여전히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게 자기 한 말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하지 않겠습니까, 사실 지사께서 아마 오늘 경선에 참여하는 것으로 선언하실 텐데요. 여전히 제가 보기에 명분과 실익이 없습니다. 지사께서, 제가 들은 바로는, 당에 누가 되는 것은 당인으로서 막아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책임감 때문일 텐데요. 참 못 말릴 사람입니다. 지사께서 못 말릴 책임감 때문에 본인이 저렇게 명분과 실익이 전혀 없는 것에 결정을 하신다는 것에, 그분을 오랫동안 봐왔지만, 한편으로는 신기하고 한편으로는 정말 놀랄 따름입니다.
앵커 : 김문수 대선 캠프의 입 역할을 해 오신 게 김용태 의원인데, 앞으로 김문수 지사가 대선 경선에 참여하신다면 계속 김 지사를 도울 겁니까?
김용태 : 정말 곤혹스럽습니다. 제 스스로 해온 말이 있는데요. 다만 제가 지사님과 오랫동안 같이 지내왔고 그분을 존경해왔던 사람으로서 입장이 곤혹스러운데 일단 발표를 하신 이후에 잘 생각해서 결정할 생각입니다.
앵커 : 같은 질문인데, 다시 한 번 질문을 드릴 게 있습니다. 지금 김문수 지사가 경선에 참여하는 게 실익이 없는데 당을 위해 헌신하는 태도라고 이야기하지만, 이것은 여러 각도로 판단해 볼 수가 있는 거거든요. 과연 실익이 없을까요? 이것은 측근으로서 명백한 득실계산이 필요한 문제일 텐데요?
김용태 : 내부에서 찬반 토론을 할 때 그런 얘기들이 안 나왔겠습니까,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참여를 해야 차차기를 노릴 때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했습니다, 솔직히 얘기를 하면요. 그런데 계속 제가 반대했던 게 차차기를 노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지금 당장 정치인 김문수로서 말 바꾸기에 대한 부담을 어떻게 털고 갈 것이냐, 그리고 정치 개혁으로 오픈 프라이머리를 내걸고 정몽준·이재오 대표와 한 축을 이뤘었는데 혼자만 빠지면 모양이 너무 우스꽝스럽지 않겠느냐 저는 이런 점을 들었는데요. 지사님 본인 스스로가 어떤 수모와 굴욕을 감내하더라도 당에 누가돼서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신 것 같아요. 제가 지켜보면서 안타까운데 그 못 말릴 책임감에 대해 어찌하겠습니까..
앵커 : 경선 불참에 대한 입장 번복이 어쩌면 김문수 지사에게 계속될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워하시는 거군요?
김용태 : 네, 그렇습니다.
앵커 : 알겠습니다. 한 가지만 더 질문 드리겠습니다. 김문수 지사의 경선 참여는 김태호 의원에 대한 견제도 배경에 깔려있다는 배경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용태 : 그런 질문을 저도 받았는데요. 지금 김문수 지사는 김태호 전 지사에 대한 견제로 참여하기에는, 그 실익하나만으로 참여하기에는 너무 큰 부담입니다, 손해고, 정치인의 말 바꾸기에 대한 부담이 얼마나 큽니까, 아마 그것 하나만 갖고 참여했을 리는 없고요. 정말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못 말릴 책임감, 그리고 이분께서 당을 한번도 떠나지 않고, 오로지 당을 위해서 20년 동안 일해 왔던 역사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당에 누를 끼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책임감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앵커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과의 인터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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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새아침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