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외교통상부 송민순 前 장관
열린 인터뷰입니다. 외교통상부에서 통상 가능을 분리하는 문제를 놓고 인수위원회와 외교부가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이번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서 “헌법과 정부조직법의 골간을 흔드는 결과가 초래 된다”고 반발했고요. 그러자 인수위 역시 “부처이기주의”라고 반박하며 위헌 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어제 박근혜 당선인이 산업통상자원부로의 통상 업무 이관 의지를 또 한 번 밝혔습니다. 송민순 前 외교통상부 장관 연결해서 통상교섭권 분리 논란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송정애 : 안녕하십니까?
송민순 : 네, 안녕하십니까?
송정애 : 송 전 장관께서도 통상기능 분리에 대해 “이해가 안 된다”라고 하셨는데요, 통상과 교섭이 결합돼야 하는 이유가 뭡니까?
송민순 : 지금 현대 국제 관계가 정치 안보와 통상을 분리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그렇고 그 다음에 지금 이야기 하는 것은 통상 기능만이 아니라 조약 체결권까지 이렇게 분리를 하게 된다 하니까 이렇게 되니 많은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송정애 : 외교부가 통상 업무를 가져간 게 98년이었는데요, 당시에는 어떤 이유에서 외교 통상부가 되었던 건가요?
송민순 : 그 당시에는 정부 각 부처에서 분야별로 교섭을 하다 보니 혼선이 많이 생기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대외 관계를 효율적으로 못하게 돼서 그래도 각 분야 별로 특별한 이해 관계가 없는 외교부가 중립적인 입장에서 교섭을 하는 것이 좋겠다, 해서 통상 진흥은 산업 자원부에 그대로 두고 통상 교섭 있지 않습니까? 교섭하고 그에 대한 협정을 체결하는 그런 기능은 통상 교섭 본부라는 것을 만들어서 좀 이렇게 조화를 이루도록 하자 이렇게 했죠.
송정애 : 외교통상부가 되면서 이룬 성과도 가시적으로 많았다고 보시는 건가요?
송민순 : 통상 교섭 본부가.. 뭐든지 말씀이죠, 모든 조직이 장점만 가지고 있는 조직은 없습니다. 결국엔 그동안의 실적을 봐야 하는데 지난 15년간 통상 교섭 본부가 전체적으로 우리의 대외 통상 환경을 확대하고 경제에 기여한 바가 이룬 것보다는 얻은 게 더 많다. 물론 하다보면 다소간 시행착오도 있지만은 지금은 그것이 여러 차례 뿌리를 내려서 나무로 비유를 한다면 과실을 맺고 있는 그런 단계가 아닌 가 싶습니다.
송정애 : 말씀을 들어보면 통상교섭이란 업무가 상당히 종합적이라 분리자체가 힘들다 말씀하셨는데 반면에 박 당선인은 통상은 이제 대부분 경제 부처와 관련된 만큼 경제나 무역을 전문으로 하는 곳에서 하는 게 맞다, 다시 말하면 외교부의 전문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그런 얘긴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송민순 : 통상 교섭은 말씀이죠, 첫째는 산업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는 전문성이 필요하겠죠. 그건 경제 부처겠죠. 그 다음으로 교섭을 하는 것은 아무래도 외교부가 교섭의 전문 부섭니다. 그래서 경제에 대한 산업에 대한 이해와 교섭에 대한 전문성, 이것을 결합시켜야 하는데 그게 어느 부처에서 어느 한 쪽을 택하면 다른 한 쪽이 모자라고 그러니까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고민을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제 외교 플러스 통상형 정부가 있고 산업 플러스 통상형 정부가 있는데 그 중간대별로 나온 것들이 미국 같으면 USTR [United States Trade Representative] 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무역대표부. 그리고 이제 EU는 전체적으로 EU 집행 위원회에서 통상 교섭을 합니다. 통상 산업 정책 같은 것은 각국의 경제부처가 하지만요. 그 다음에 중국은 상무성이 있는데 이 상무성은 산업을 하는 곳이 아니라 무역만 하는 곳입니다. 무역 교섭을 하는 곳인데 상무성에서 무역 교섭을 하고 거기에 대한 조약 체결은 외교부로 넘깁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절충 복합형이 있고요. 일본이 제일 좀 복잡한 형태죠. 일본은 외교부와 그 다음에 통산성, 농민성.. 각 부처에서 대표를 해가지고 협상을 하면 세 개의 부처의 대표가 각각 나와서 각각 자기 입장을 밝히는 아주 희한한 형탠데 그런 건 우리가 해선은 안 될 것이지만은 제가 보기에는 우리가 이런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고, 자꾸 바꾸고 있는데 이것 보다는 대통령 당선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생각의 관념을 깨서 오히려 한국의 KTR이랄까, 한국 무역 대표국 이런 것을 해서 부처 간의 갈등이라든지 요새 말하는 칸막이.. 이런 것을 없애는 방향을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고요. 이것은 대외 관계를 다루는 우리 국력 부서와 달라서 대외 관계가 다 다른 나라에서 여러 가지 영향이 있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정해지든 간에 좀 더 신중하게 하고 세부적으로 따져 봐가지고 정하는 것이 제일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송정애 : 그렇다면 외교부의 통상 기능을 그대로 두든지 아니면 미국의 무역 대표부처럼 별도 독립된 조직을 만드는 것이 좋겠다, 그런 의견이신가요?
송민순 : 그런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이 들고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데 차기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있거든요. 조건이니 판단하는 게 있다고 그러니까 그런 걸 반영을 다 하더라도 제가 보기에는 대통령 직속 또는 총리실 소속의 한국 무역 대표부 같은 걸 만들어서 하는 게 지금 여러 가지 추세에 맞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송정애 : 어제 박 당선인 발언 중에 쇠고기 협상이 예로 등장을 했는데요. 비전문 부처 이야기와 연관을 지을 수도 있겠고, “외교부가 국익보다는 상대 국가의 관계에 더 비중을 둔다” 이런 비판으로도 해석이 됐거든요.
송민순 : 그런데 외교부라는 것은 국익을 가장 앞장서서 최전선에서 하는 게 외교입니다. “외교부가 국익보다 외교다” 이런 말은요, 외교고 국방이고 산업이고 모든 것의 최상위 개념이 국가의 이익 아닙니까? 그런데 국가 이익이라는 것과 외교를 평면적으로 놓는 것은 그것은 합당치 못하죠. 외교라는 것은 국가의 이익 밑에 부속된 하나의 기능이죠. 그런 생각으로 해야 하고, 소고기 협상 같은 경우는 협상을 한다고 해서 외교관 출신이 농림부에 파견 되서 일을 하는 외교관이 협상을 한 것이죠. 그 당시에 소고기 협상은 너무나 협상 자체보다도 당시 현 정부에서 미국과의 관계에서 미국이 하는 얘기는 다 들어 주는 것이 좋겠다, 해서 그대로 다 받아준 것 아닙니까? 그것은 협상대로 한 게 아니라 대통령의 생각을 바로 밑에서 다 하려고 한 건데 그것 때문에 했다고 보는 것은 상황판단이.. 저는 동의하기 어렵네요. 그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약속 한 것 아닙니까. 그냥 소고기 미국 하는 대로 해주자 했다가 30개월 이상 전면적으로 다 열자고 하니까 국민 저항이 생겨서 일어났던 파동 아니겠어요? 그것은 협상의 문제보다도 당시 정치적 판단의 문제라 생각이 듭니다.
송정애 : 그러면 외교부의 통상 기능이 분리됐을 때 가장 우려되시는 부분이 어떤 겁니까?
송민순 : 우선 통상 기능이라는 게 통합적인데요. 통상기능이라는 것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통상을 진흥하는 기능하고 우리가 무역진흥이라 부르죠. 그 다음에 거기에 대해서 다른 나라와 교섭을 하는 기능하고 그 교섭의 결과를 하나의 조약으로 만드는 기능. 이 세 가지가 있는데 지금 통상정책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것은 지금 산업자원부에서 하는 것이고 통상교섭을 하고 교섭을 하는 것 가지고 다시 조약으로 체결하는 이런 권한이 문제가 되어있는데 지금 이제 현재 외교부 장관이 이야기해서 논란이 된 위헌논쟁 이런 것은 위헌 논쟁을 불러일으킬, 번질 그런 상황은 아니고요. 통상 교섭이나 조약 체결을 하는 모든 권한은 기본적으로 대통령에게 있는 겁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지난 60년간 정부 수립 이래에 조약 체결에 관한 권한은 외교부가 가지고 있고 이것은 세계 어느 나라도 그렇습니다. 조약체결의 책임은 외교부가 가지고 있고 미국은 국무부가 되겠지만 근데 이번에 여기에서 아마 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조약체결권 중에서도 통상과 관련된 부분은 산업자원부에서 지금의 지경부죠. 그러니까 거기서 하기로 하니까 이게 전 세계가 갖고 있는 그런 하나의 관행과 일종의 질서죠. 이것을 바꾸겠다고 하니까 외교를 하는 쪽에서는 지금 통상이라는 것이 거의 모든 분야에 커버되는 것이 아닙니까? 이렇게 되면 우리 나라의 외교 기능이 사실상 양분이 되는 이런 상황이 되니까 우려를 표현을 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이야기 같습니다.
송정애 : 일단 일원화를 시켜야 되는 부분에서 우려스럽고 특히 통상조약체결권 같은 경우는 외교부가 가지고 있어야 된다는 말씀이시네요?
송민순 : 전 세계적으로 어느 나라든지 그것은 외교부가 다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가 그것이 통상이든 뭐든 조약 체결권이 이렇게 분산되어 있는 나라는 없습니다. 다만 필요할 경우에는 외교장관이 다른 관련 장관에게 권한 위임을 할 수가 있고요. 예를 들어서 이런 겁니다. 조약체결에 관한 국제법이 정확하게 말하면 조약법에 대한 비엔나 협약입니다. 그 비엔나 협약에 보면 각국의 국가 원수, 그리고 행정수반 외교장관은 항상 조약을 체결할 수 있는 전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장관이 조약을 체결하게 될 때는 위임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예외관계가 일원화 되는 건데요. 이리 되면 외교부 장관은 여러 장관 중에 하나가 되고 잘못하면 우리나라에서는 경우에 따라서는 대외관계를 담당하는 장관이 두 명 이상이 되는 상황이 생길 수가 있죠. 그런 점은 이번에 법 개정을 하는 과정에서 잘 반영을 시켜서 허점이 안 생기도록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송정애 : 앞서서 이제 대통령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는데 박 당선인뿐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도 외교부의 통상업무 분리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거든요. 그러니까 실제 재임 중에도 경제마인드가 부족한 외교부를 여러 차례 질타한 적도 있었고요. 또 외통위를 비롯한 15년 국회경험에서 나온 박 당선인의 판단, 또 현직 대통령의 경험에서 나온 의견 이게 지금 모두 한 방향으로 쏠리고 있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송민순 : 그래서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어느 분야를 하더라도 어느 한 쪽이 완벽하게 갖출 수 없습니다. 아까 말씀 드린 대로 산업전문성에 대한 것은 경제 부처의 직원들이 더 잘 알거고 교섭의 전문성은 외교부가 잘할 텐데 그것을 조화시켜 지금도 통상교섭본부가 경제부처의 출신의 사람들도 같이 일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말씀 드린 것이 당선인께서나 현직 대통령이 지적한 이런 문제들을 다 종합을 하면 대통령이나 총리실 직속의 한국통상교섭부라든지 무역대표부라든지 이렇게 하는 것이 장단점을 다.. 그러니까 장점을 키우고 단점을 보완하는 게 되는데 지금 산업통상부 같은 경우는 사실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곳이고 나머지는 노동이나 금융, 통신, 법률, 문화.. 이런 것들이 다 섞여 있지 않습니까? 제조업중심으로 하는 산업부가 그걸 하면은 아무래도 한쪽에 쏠리게 되어 있고 국제적인 무역 추세가 우리나라가 제조업도 있지만 비 제조업분야로 확대되고 하는데 지금은 예를 든 소고기 협상 잘못되었다 이야기를 하는데 소고기 협상 아까 제가 말씀드렸지만 정치적 협상이 잘 못되었다는 기본이 있지만은 그럼 소고기는 어디 소관입니까? 농림수산부 아닙니까? 산업부는 아니죠. 그렇죠? 바로 그런 점들 때문에 중립적인 대표기구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송정애 : 네 알겠습니다. 어쨌든 지금으로써의 현명한 대안이라면 총리실 산하의 어떤 독립기구.. 이 정도가 되겠네요?
송민순 : 총리실 산하도 되고 미국처럼 대통령 직속의 무역대표부도 되고 또 그것을 완전한 장관급으로써.. 지금도 사실 우리 통상교섭본부장이 대외적으로는 무역 장관으로 되어있습니다. 근데 뭐 어쨌든 직급을 얘기하시니까요.장관급 KTR 그러니까 Korea Trade Representative 라고 하겠죠? 이렇게 하는 것이 장점을 키우는 이런 지혜가 아닐까 싶습니다.
송정애 :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외교통상부 송민순 전 장관이었습니다.
| 
송민순 tbs<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와의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