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인터뷰입니다. 서울시가 도시계획의 '백년지대계'를 내놓았습니다. 미래 100년의 도시계획의 토대가 될 헌장을 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번 헌장 제정계획은 시대가 변해도 훼손되지 않을 도시계획의 기본 가치를 담는 작업으로, '개발과 정비' 중심에서 벗어나서 사람 중심의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도시계획 헌장. 도시계획의 어떤 원칙을 담게 되는지 박원순 서울시장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송정애 : 안녕하십니까?
박원순 :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송정애 : 일 년 365일이 다 그렇겠지만 봄에는 행사도 많고 바쁘시죠?
박원순 : 네네, 정신이 없습니다.
송정애 : 오늘도 스케줄이 많으신가요?
박원순 : 네, 보통 제가 스케줄이 하루에 열다섯개 정도 되더라고요.
송정애 : 연예인급이시네요. 네, 서울도시계획헌장. 서울의 장기적인 미래상을 위한 밑그림 이 된다고 하는데 어떤 취지에서 계획하신 건지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박원순 : 네, 우리 시민들이 잘 아시지만 예컨대 뉴타운 같은 경우는 주말 서울 전역이 공사판이 되거나 아수라장이 되지 않았습니까? 파이스피 같은 큰 비리사건도 있었고요. 최근에는 용산 국제업무지구가 또한 거의 파산 위기에 처하는 이런 상황이죠. 이런 걸 제가 쭉 보면서 해결해나가면서 보니까 결국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백 년을 내다본 이런 도시계획과 원칙, 방향성이 있어야 되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요새는 건물을 하나 지으면 백 년이 가잖아요? 또 이게 잘 못개발이 되면 되돌아오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이른바 불가역풍이라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놓고 전문가들과 또 시민들과 끊임없는 정책수기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우리가 건물 설계도 하나 없이 설계를, 지금까지 건축을 해온 것이 아닌가 이런 반성을 하게 되었고요. 그래서 어떤 지엽적이고 임기응변적이고 또 수동적인 그런 도시계획을 해서는 안 되겠다.. 인허가만 내줘가지고는 안 되겠다, 조금 먼저 서울 전체를 성찰하고 그런 다음에 우리가 허가도 내주고 해주고, 도시 계획도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거죠.
송정애 : 그러면 이 헌장에는 어떤 가치들이 담기게 되나요?
박원순 : 지금까지 도시계획이라고 하면 토지나 공간에 대해서만 강점을 찍어뒀던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제 앞으로의 도시계획은 복지, 교육, 산업, 문화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을 다 포괄하겠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이번 도시계획헌장, 앞으로 만들어 질것인데요. 이 도시계획헌장에는 도시계획수립에는 시민들이 반드시 참여하도록, 또 역사문화유산이 온전히 보존, 개선되도록.. 또 토지용에는 보행과 녹색교통, 또 대중교통 위주로 이루어지도록 한다. 이런 가치들이 촘촘하게 담길 예정입니다.
송정애 : 네, 그 중에서도 무엇보다도 가장 눈의 띄는 건, 계획에 시민이 직접 참여한다는 건데요. 얼마나 많은 분들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게 되는 건가요?
박원순 : 네, 그렇습니다. 저는 도시계획을 세우는 처음부터 구체적인 개발단계까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이걸 보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할 생각입니다. 예컨데 한강변을 재건축한다고 하면 한강과의 조화라든지, 건축물의 디자인, 주택밀도 또 집주인의 동의율, 또 공공기여의 비율, 접근성.. 이런 것들을 시민들과 합의하고 또 사회적으로 합의할 것이고요. 또 도시개발이라는 것이 사실 그 지역주민들에게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인데요. 동시에 이게 서울 전체가 어떤 얼굴이 변하는 거지 않습니까? 그래서 개발의 이해관계자는 물론이고 지역주민 또 도시 전체 일반 시민 참여까지 해 나갈 생각입니다.
송정애 : 네, 그러면 시민들이 몇 분이나?
박원순 : 저희들이 지금 예컨대 2030 플랜 같은 걸 만들고 있는데요. 이런 데는 수 백명이 참여하고 있고요. 그것은 경우에 따라서 해당 이해관계자 또 지역주민, 일반 시민, 전문가..이렇게 참여를 보장할 생각입니다.
송정애 : 네, 그런데 그렇게 많은 분들이 각자의 소리를 낸다, 그 소리에는 어떤 의미로든지 이익이랄까요, 어떤 의견들이 담겼을 텐데 그러면 의견충돌로 갈등과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원순 : 저희들이 보통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실 순 있는데요. 사실은 계획단계나 진행단계에서 주민들.. 특히 이해관계자나 지역주민들의 이런 참여 없이 일방적으로 사실 그동안 도시계획이 만들어져왔는데요. 그러다보니까 이게 어마어마한 갈등의 소지가 오히려 되었죠. 아까 말씀 드린것처럼 뉴타운같은 경우 지금 동네마다 찬반양론으로 수많은 갈등이 심각하거든요. 오히려 이렇게 참여하고 합의를 하면요, 그게 시간이 조금 걸릴지 몰라도 훨씬 더 갈등과 낭비가 사전에 예방되는 것이죠. 저희들이 최근에 한강변 공공성 강화와 관련해서 과거보다 조금 변화가 되었거든요? 예컨대 고층을 조금은 저층으로 바꾸고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는데 저희들이 지역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 드리고 아직 확정되기 전에요. 그랬더니 다들 이해하시고 지금은 전부 찬성으로 돌아오셨죠.
송정애 : 네, 그러니까 사전에 기반을 다지는? 그런 오히려 끝까지 보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박원순 : 그렇습니다. 또 지난번에 용산 참사 같은 경우도.. 그러니까 그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이, 특히 이해관계자들이 배제가 되면요. 그건 결국은 반대하고 또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이 늦어지고 혼란이 일어나는 게 되죠.
송정애 : 네, 아마 그런 면에서 뉴타운, 용산개발 같은 사회적 갈등에 대해서 이 헌장이 대안이 될 수 있겠습니다.
박원순 : 네네.
송정애 : 그런데 이제 백 년을 내다보는 도시계획 헌장수립 참 중요한 문제지만, 용산 개발 사업 같은 경우는 당장 떨어진 발등의 불이라서요. 당장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기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어떠세요?
박원순 : 용산국제업무지구라고 보통 말하는.. 그게 워낙 큰 사안이지 않습니까? 단군 이래 최대의 개발 사업이라고 하는데요. 30조 이상이 들어가는.. 그게 우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것도 정말 지역주민들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그대로 일방적으로 발표되고 추진되다보니까 그리고 또 지금 워낙 경제가 침체되다보니까 이게 이제 좌초되게 된 것이죠.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시행사들의 어떤 합의가 있어야 되고요. 특히 코레일이 큰 원칙을 세워야 됩니다. 이게 이제 본래 용산철도시설이 있는데요. 거기에만 한정해서 했다면 문제가 없었는데 그 밖에 주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라든지 단독주택단지라든지 이런 게 다.. 한강변까지 포괄하는 바람에 굉장히 규모도 커지고 또 주민들의 논란에 휩싸이게 된 거죠. 그래서 우선 코레일이 먼저 확실한 결정을 먼저 해야 될 것 같고요. 그 다음에 저희들은 어쨌든 그런 큰 방향에 협조해서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이렇게 할 생각입니다. 물론 주민들의 이익이라고 할까요, 주민들의 손해를 최소화 해야 되겠고요.
송정애 : 그런데 지금 코레일이 사업정상화 방안을 내놓긴 했지만,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좀 반대를 하고 있다고 들었거든요.
박원순 : 그런데 아직 코레일이.. 물론 지난번에도 발표한 것이 있습니다만 아직 저희들과는 협의될 것이 상당히 있다고 저희들은 보고 있고요. 그래서 실무 단위의 수준, 여러 논의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송정애 : 말 나온 김에 은평뉴타운의 이야기도 한 번 여쭤볼게요. 지금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면서, 일단 생기를 찾은 모습입니다만 종합대책으로 내세웠던 보육시설이나 도서관 확충, 대형마트 입점, 교통문제 개선 .. 이런 가시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그래서 주민들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개선 계획은 어떻게 잡고 계십니까?
박원순 : 은평뉴타운의 경우에 저희들이 바로 할 수 있는 것들은 했고요. 예컨대 그런 그 민원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제가 현장에 가보니까.. 그래서 우선 예를 들어서 버스 정류장에 하자를 보완한다든지 이런 것들은 이미 다 했고요. 그 다음에 시간이 걸리는 교통문제라든지 거기에 편의시설이 많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이제 편의시설의 PF 사업도 좀 전에 용산 말씀드린 것처럼 그게 경기가 침체가 되니까요. 시행사가 지금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고요. 원래 서울시 하고 하기로 했던 그런 양점을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어쨌든 공사를 바로 착수하도록 요구를 하고 있는데요. 이것에 대해서는 큰 판단이 하나 있어야 될 것 같고요. 어쨌든 나머지 부분은 저희들이 약속대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송정애 : 정말 이런 전처를 밟지 않게 위해서라도 백 년을 내다보는 도시계획이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인데요. 헌장 이라는게요. 한 사회나 집단이 지향해야 하는 가치지만, 구속력을 가지지는 않습니다. 시장님이 임기를 마친 후에도, 계속해서 이 가치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박원순 :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헌장이라든지 우리가 서울의 도시계획 2030 플랜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계속 만들어가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 과정이 과거처럼 몇 몇 전문가들이라든지 또 우리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서 그야말로 탁상공론하는 거라면 저는 다음에도 시장이 바뀌고 세월이 바뀌면 사라질 수 있지만 이번에 만들어지는 이런 헌장이나 또 다양한 도시계획.. 이런 것들은 시민들이 참여하에 시민들의 동의하에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요. 저는 오히려 법률 못지않게 법률과 같은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 세대에 걸쳐서 강한 사회적 합의로써 오래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송정애 : 그 연결 고리는 시민이 되겠고요.
박원순 : 그렇습니다.
송정애 : 시장님께서 “씨앗을 뿌리는 농부의 심정으로 이번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 포부를 밝히셨는데요. 계획대로라면, 100년 후의 우리 아이들은 어떤 서울에서 살게 될까요?
박원순 : 너무 행복한 도시에 살 것입니다. 지금까지 개발이라든지 성장위주, 또 아파트 일변도로 균형이 깨져있다, 우리 서울시가.. 저는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한꺼번에 바로잡을 수는 없습니다. 어떤 건물은 이미 만들어 졌으면 사실 좀 볼품이 없고 여러 부조화가 있다 하더라도 앞으로 수십년이 가지 않습니까? 그걸 지금 당장은 어쩔 수 없지만 우리가 좋은 도시 계획을 가지고 있으면 이게 나중에 50년 후에, 70년 후에 재건축 될 때는 새로운 도시 계획에 따라서 균형을 맞추게 할 수 있죠. 그러니까 100년 정도는 되는 긴 안목으로 우리가 서울이라는 도시를 하나 하나 정리해 나가야된다. 지금까지는 이런 원칙을 세운 적이 없기 때문에 난개발이나 이런 부조화스러운 건축들이 계속 이루어진 것이죠. 그래서 저는 어떤 이 백 년, 미래도시의 서울 이라고 하는 백 년 기반의 틀을 마련했다. 그것도 그냥 저희 일방적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시민들과 협력적인 거버넌스의 과정으로 만들어가겠다, 이런 것이었고요 또 이렇게 되면 결국은 우리 시민들이 서울의 정체성도 살리고 또 역사와 자연이 되살아나는 그런 서울에서 삶을 누리시게 될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송정애 : 알겠습니다. 끝으로 다른 것 한 가지 더 여쭤보겠습니다. 요즘, 민주통합당 당권 주자들이 시장님께 '러브콜'을 보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어떠세요?
박원순 : 지금 뭐 선거에 나가신 분들이야 당연히 조금이라도 유리하도록 하실려고 누구라도 그렇게 러브콜을 보내지 않겠습니까?
송정애 : 네, 알겠습니다. 대충 내포하는 의미를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박원순 : 네, 고맙습니다.
송정애 : 지금까지 박원순 서울시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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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tbs<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와의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