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인터뷰 시간입니다. 2014년, 올해는요. 6월 4일에 지방선거가 있고요, 7월 30일에 재보궐 선거가 있습니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죠? 또 10월에도 보궐선거가 있다고 하는데요. 정치 일정이 간단치 않습니다. 변화무쌍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 한해의 정국을 좀 짚어보겠습니다.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철희 : 안녕하십니까?
이혜훈 : 네, 안녕하세요.
이철희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혜훈 : 네, 우리 소장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철희 : 저는 뭐 벽두부터 감기에 걸려가지고... 액땜을 세게 하고 있습니다.
이혜훈 : 아, 그러시군요. 청취자 분들 모두 새해 소망 이루시길 바랍니다.
이철희 : 네. 지난 정기 국회 마지막 날, 이번에도 참 드라마틱하게 끝났는데요. 뭐 신문 보니까 구태가 반복됐다, 이런 얘기들을 하던데 그렇게 봐야 되겠죠?
이혜훈 : 그런 건 뭐 어쩔 수 없죠. 그렇게 보시는 것에 대해서는... 왜냐하면 빌미를 국회가 제공하지 않았습니까? 쪽지논란도 여전했고... 근데 저는 이 쪽지논란이 해마다 이렇게 반복이 되는데 근절이 안 되는 것은 두 가지 모두 다 좀 생각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일단 국회의원이 잘못한 거죠. 나라의 예산을 심의하면서 본인들의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내세워서 하시는 것 자체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죠. 그런데 저는 두 번째는 유권자들께도 좀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게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어떤 이야기가 있냐면, 이 쪽지예산으로 언론에 나는 순간 10선은 보장된다, 이런 말이 있어요.
이철희 : 10선이요?
이혜훈 : 네. 그런데 그런 말이 왜 생기느냐, 잘못된 쪽지 예산을 유권자들이 환영하시고 좋아하시고 그렇게 자기 지역에 쪽지예산 가져오려고 물의를 빚고, 문제를 일으킨 의원을 열렬하게 지지하고 다시 당선시켜주시는 게 문제인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보면 주인이 일을 시킬 때 그 주인이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일을 시키면 좋은데, 나쁜 짓을 하라고 자꾸 권하는 주인이신 거잖아요, 유권자들이. 그러니까 저는 이게 유권자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좀 깊이 생각해주셨으면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철희 : 네, 맞는 말씀이신 것 같고요. 대표적인 여의도의 경제통 정치인이신데, 외촉법, 외국인 투자 촉진법, 이거 두고 마지막 날 논란이 좀 많았잖아요? 이거 어떻게 봐야 합니까?
이혜훈 : 저는 양 진영이 모두 조금씩 사실을 과하게 해석하는 부분이 있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첫째, 이게 되어야 경제 활성화가 된다고 하고, 이게 안 되면 2조 3천 억짜리 투자가 날아가는 것처럼 얘기하는 쪽도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투자를 한다고 얘기하고 있는 모 기업, 예를 들면 S기업이라고 치죠. S와 G아닙니까? S와 G기업, 특히 S 기업은 지금 공장을 짓고 있고 올 초에 공장이 완공되는데 이 법이 통과가 안 되면 공장지어 놓고 뭐하란 말이냐, 굉장히 국회와 국민을 겁박하는 수준으로 나오신 거잖아요? 현행법으로 안 되는 공장은 왜 지으셨으며, 그래서 자기들이 공장을 짓고 있으니까 법을 바꿔라, 라고 말씀하시는 것부터 그런 데에 어떻게 보면 투자 활성화라는 인질이죠, 투자 활성화를 빌미로 한 인질이 돼서 국회가 이런 식으로 법을 처리하는 부분도 저는 굉장히 유감이었습니다. 그리고 첫째 그 공장이 생기면 지금 그분들이 주장하시는 것만큼 어마어마한 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고, 고용이 늘어나느냐, 전문가들 얘기는 그건 아니라는 거거든요. 석유화학 제품을 처리하는 중간 단계의 생산품을 만들어서 중국에 수출하는 거잖아요? 원자재는 일본에서 가져오고. 현재 여기서 생기는 공장은 직원이 50명 정도밖에 고용이 안 된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고용 50명 때문에 이 난리를 쳐야하고, 법까지 바꿔야 하는 건지... 굉장히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게 이제 그렇게 원자재를 가지고 와서 가공만 조금 해서 바로 수출하는 이런 경우는 소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부가가치라고 하는 게 그렇게 크지 않은 산업입니다. 말은 1조원이죠, 투자비는 1조원이지만 재료 사오는데 다 들어가고 나면 사실 여기에 남는 게 거의 없는 그런 사업일 경우에는 우리나라에 떨어지는 것은 거의 없는 거죠. 일본을 거쳐서 중국에 가는데 우리나라를 잠시 스쳤다 가는 건데 우리나라에 남기고 가는 것은 거의 없는, 이런 산업을 가지고 투자 규모만 1조원에 해당한다고 마치 1조원짜리 경제 활성화가 생기는 것처럼 얘기하는 부분도 저는 굉장히 이해하기가 어렵고... 두 번째, 사실 이제 야당이 제기한 문제, 이게 어떻게 보면 재벌이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가져가라, 라는 취지로, 재벌의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못해서 생긴 1997년 IMF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재벌이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않으니까 이렇게 온 나라가 다 국가부도사태로 내몰리는 재앙을 겪는구나, 그런 일 못 생기게 재발방지대책을 만들자, 하고 만든 게 지주회사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그 지주회사에 취지라고 하는 것은 재벌이 없는 돈으로 막 부풀려서 손자회사 만들지 말라는 거거든요? 근데 이번에 이 법을 보면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만들 때 막 부풀려서 만들 수 있도록, 외국계 투자만 받아오면 그게 가능해지도록 길을 열어준 거기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바가 일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이제 국회에서 수정가결이 되는 과정을 통해서 상당히 많은 안전장치들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통과가 된 상황인 지금은 그렇게 반대하는 사람들이 마치 재벌의 지배구조가 다 망가진 것처럼.. 호도하시는 것만큼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는 양쪽이 좀 더 너무 정치적인 목적으로 본인들의 주장을 호도하지 말고 냉정하게 국민들 앞에 바로 말씀드렸으면 좋겠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철희 : 네, 명쾌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이제 집권 2년 차 들어갔잖아요?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밝혔습니다만 아무래도 경제활성화 쪽으로 좀 방향을 잡은 거 같죠?
이혜훈 : 뭐 경제 활성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보도된 지는 벌써 반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경제 활성화 중요하죠. 경제 활성화를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라요, 경제 활성화를 우선한다, 라고 자꾸 얘기하는 그 우선에 저는 굉장히 걱정되는 부분이 있는 사람입니다. 경제 활성화를 진정으로 바람직하게 하려면 공정한 경제 정의를 먼저 세우는 것이 되지 않으면 이 경제 활성화가 공염불이 되고, 또 경제 활성화가 된 들, 그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정말 노력하고 정당한 대가를 가져가야 될 분들이 가져가지 못하는, 어떻게 보면 바람직하지 못한 경제 활성화가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 경제 활성화와 함께 반드시 같이 가야하고, 또는 경제 활성화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공정한 경쟁질서의 확립, 경제 정의를 바로 세우는, 소위 경제 민주화라고 알려져 있는 부분들이거든요? 근데 그 얘기를 빼고 경제 활성화가 우선이라고 자꾸 보도를 할 때 걱정되는 부분은 공정한 경제를 세우는 부분을 도외시 할까봐 굉장히 걱정이 됩니다. 제발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철희 : 네. 조금 전에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이 기자들 앞에서 개각은 없다, 이런 입장을 밝혔잖아요? 많은 분들이 개각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있던데, 우선 이혜훈 최고위원님 입장은 어떻습니까?
이혜훈 : 개각이요? 개각일지 아닐지는 인사권을 가진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니까 제가 뭐 감 놔라 대추 놔라 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장관, 또는 부총리를 맡고 계시는 분들이 제 역할을 정확하게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수행하고 계시냐,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는 것이 공감대일 겁니다. 저도 그런 사람 중 한 사람이고요. 그래서 이번에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마 대통령께서 개각이 없다고 하시는 것은 연말연시에 또 많은 관가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술렁이고 해가지고 업무 공백이 생길까봐 이렇게 하시지 않았나, 제가 그냥 짐작만 하는데 그런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챙기는 마음을 이분들이 제발 좀 헤아리셔서 내가 이제 드디어 자리를 보장 받았구나, 내가 철밥통이 되었구나, 하지 마시고 이번 철도파업 과정에서도 많은 상관들이 제 역할을 안 하시는 걸 국민들이 다 보셨잖아요? 제발 좀 나라의 중대한 일이 있을 때, 또 생기기 전에 본인들이 해야 할 본연의 업무를 빠짐없이 챙기고 공백 없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철희 : 만약에, 뭐 개각이 없다고 했으니까 더 할 말은 없습니다만 이번이 아니더라도 앞으로의 인사는 어떤 원칙 하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혜훈 : 저는 그 사람의 정치적인 성향이 뭐냐, 개파가 뭐냐, 어느 라인이냐, 이런 거는 따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것은 따지지 말고 제일 중요한 것은 그 업무를 수행할 능력과 자질을 갖추었느냐, 저는 여기서 능력과 자질은 두 개가 좀 다른 의미라고 보는데요. 첫째 능력은, 업무를 줄줄 꿰고 있고, 전문성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해당 장관이 업무를 처음 해본 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전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고, 그 분야의 일을 해본 적도 없고, 심지어 그 분야에 대해 공부해본 적도 없는 사람을 임명하는 경우가 과거에도 많았습니다. 저는 이런 인사는 안 된다는 입장이고요. 최소한 장관이 되려면 자기 업무에 대해서는 누구 못지않은 전문성이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자질은, 이런 전문성과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공익을 우선하는 확실한 철학과 소신이 있어야 합니다. 공익을 이용해서 자기 사익이나 챙기고, 자기 앞으로 갈 자리에 징검다리로 쓰고... 이런 분들은 저는 곶간 열쇠 뺏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오늘은 다른 날과 다르게 더 딱 부러지게 말씀해주시네요. (웃음) 지방 선거 관련해서요. 새누리당에서 이른바 거물급인사 차출론, 추대론 이런 게 좀 나오잖아요? 우리 이혜훈 최고위원께서도 선거출마를 준비하시는 걸로 지난 인터뷰에서 밝히셨는데 이런 분위기 어떻게 보십니까?
이혜훈 : 저는 이게 이제 과연 민주주의 원칙이 뭐냐는 건데요. 수많은 정당, 새누리당을 포함해서 국민의 뜻을 수렴하는 후보를 뽑겠다, 이게 이제 정치개혁의 마치 선진화인 것처럼 다 얘기해오면서 지난 10년 이상을 국민과 당원의 손에 후보를 선정하는 권한을 돌려드린다, 이게 새누리당도 해오고 다른 정당들도 다 해온 정치개혁의 방향이었습니다. 그런데 차출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과 당원의 손에 후보를 뽑는 권한을 드리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일정하게 낙점하겠다는 것이거든요. 이거는 완전히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거고, 여태까지 해온 정치개혁의 선진화, 이런 부분에 역행하는 것이죠. 그리고 당에도 헌법이 있습니다. 나라에 있는 헌법을 지켜야하는 것처럼, 당에 있는 헌법, 당헌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거기에 보면 서울시장을 포함한 광역단체장들은 반드시 경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화두가 원칙 바로세우기, 법대로 하기, 법치,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새누리당부터 지키는 것이 옳은 것이죠.
이철희 : 네. 끝으로 하나만 더 여쭙겠습니다. 얼마 전에 철도파업과 관련해서 보도된 바에 따르면 김무성 의원이 역할을 좀 했다고 나오고요. 지도부는 좀 미온적이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지방선거 이전에 지도부 교체하자는 얘기도 나오던데 이거 뭐 신빙성 있는 얘기입니까?
이혜훈 : 지도부 교체하자는 의견을 말씀하신 분이 한 2주 전에 한 번 말씀하신 것은 있었고요. 그런데 이 얘기가 이제 공감대를 얻고 실행되는 단계까지 추진력을 받으려면 많은 분들이 여기 공감해서 후속발언들이 나와 줘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 분이 단말마의 비명처럼 한 번 하시고는 아무런 메아리가 없는 상황이라 그런 당내의 공감대는 형성되지 않은 것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철희 : 그러면 예정대로 간다고 저희가 이해하면 되는 거겠죠?
이혜훈 : 그런데 뭐 정치라는 게 우리 소장님 너무 잘 아시지만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오늘 알겠습니까? 오늘 이 시점에서의 상황은 그런 것 같은데 오늘 밤도 안녕하지 못하실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이철희 : 법적인 임기는 5월 14일까지입니까?
이혜훈 : 네, 그렇습니다.
이철희 : 그러면 만약에 전당대회 안하면 임시로 지도부를 꾸리는 방안도 가능한 건가요?
이혜훈 : 네, 많은 경우에 정당들이 그런 방법을 써왔고, 저희 새누리당도 이미 뭐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후보 되시기 직전에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계셨는데 이런 경우가 그런 경우에 해당하는 거죠.
이철희 : 네. 지방선거 관련해서 하나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6월 지방선거가 박근혜 정부 중간평가라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십니까?
이혜훈 : 저희도 야당일 때 이런 거 많이 했는데요. 사실 야당이 되면 그렇게 늘 정권 심판론을 갖고 가죠. 그러면 여당은 늘 보면 아, 지방선거라고 하는 것은 정치색을 배제하고, 서민의 삶을 챙기는 행정을 하는 자리니까 이거는 정권 심판론으로 가면 안 된다, 누가 내 삶을 바꿔줄 사람인지, 우리 지역을 잘 살게 해줄 사람인지, 사람보고 뽑자, 늘 이렇게 맞서죠. 항상 그렇습니다.
이철희 : 네. 다시 한 번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말씀 드리겠고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혜훈 : 감사합니다.
이철희 : 네. 지금까지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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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TBS<퇴근길 이철희입니다>와의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