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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선순환 구조 만들기

기사등록 일시 : 2014-05-02 12:07:09

기자수첩 박두웅

우선 착한 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착한 경제가 뭐냐구요? 착한 가격과 착한 소비입니다.

먼저 착한 가격을 위해서는 가능한 한 지역내 생산자는 유통 중간단계를 최소화하고 ‘시장’이라는 장소에서 소비자를 만나게 해야 합니다. 서산 동부시장 물가와 대형마트 물가를 비교해보면 유통비용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전가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미끼 상품을 빼면 마트보다 재래시장이 싼 이유가 유통비 때문이죠. 또 면 단위 밭으로 가보면 밭뙈기 중간상인들이 농민들의 땀과 수고를 사정없이 얼마나 후려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더 탁한 것은 반복되는 농산물 가격파동으로 인건비조차 건지지 못해 밭을 뒤집어엎게 만듭니다. 요즘 파 파동이 그렇고, 고북 알타리는 반토막 났습니다.

단, 지속적인 착한 가격을 위해서는 가격정보를 소비자에게 착하게(비교가격 포함) 공개되어야 합니다. 또 지역내 공동물류시스템(냉장, 냉동, 포장 등)의 지원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소비자와 만나는 편리한 공간 확보를 위해 재래시장 내에 검증된 지역상품 존이 신뢰성 있게 운영되어야 합니다.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이 지붕개량하기 70년대 새마을운동이어서는 안됩니다. 또 동네마다 상설 로컬농수산물 매장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편익을 제공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착한 소비 실천입니다. 착한 소비라 함은 공정무역이나 마을 주민의 상품, 사회적 기업 제품 등을 구입하는 소비형태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우리가 상품을 구입하는 것 자체가 지역사랑, 소외된 계층을 돕는 ‘간접적 기부’ 형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상품구입은 ‘간접적 기부’라는 공동체의식이 작동되어야 합니다. 그 혜택은 살맛나는 지역경제를 만들고, 지자체의 자립도를 높혀 결국 나에게 다시 돌아옵니다. 착한 소비는 결국 나를 위한 거죠.

이렇듯 착한 가격과 더불어 착한 소비는 선순환 지역경제를 만드는 쌍두마차입니다.

좀 더 살펴보면 우리 서산은 대형마트의 진입에 이어 편의점 수가 매년 24% 급증하고 있습니다. 취재결과에 따르면 서산시 관내 편의점 수는 2009년 39곳에서 2010년 56곳으로, 2011년 75곳, 2012년 92곳으로 4년간 연평균 24.2% 증가했습니다. 이는 전국의 연평균 증가율 12.7%보다 11.5%포인트 높은 것입니다.

지난 2012년 말 기준으로 지역 내 편의점 1곳당 인구수는 1807명(전국평균 2983명)으로, 인구수 대비 편의점 수가 전국평균을 훨씬 뛰어 넘고 있습니다. 또 관내 편의점 1곳당 세대수 역시 710세대로 전국 평균 1173세대와 비교해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대형마트가 과다한 출혈경쟁과 포화상태로 인해 신규 입점이 어려워지자 이를 쪼개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서 동네상권 자체를 뿌리부터 고사시키는 전술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들로 인해 다양한 영역의 우리 이웃인 소상공인들이 대책 없이 하나 둘 폐업오로 몰리고 있습니다.

과소비 풍토도 문제입니다. 중앙로 패션 상가를 보면 고급브랜드 상점이 대로를 장악한 지 오래입니다. 양품점과 중저가 매장들은 됫골목으로 물러난 것도 모자라 하루가 다르게 폐업하고 있습니다. 부춘산 옥녀봉 아침 산책길은 브랜드 아웃도어의 전시장입니다. 에베레스트 등산도 아닌데 말입니다. 과소비 풍토가 시민의식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소비풍토 조성에는 이런 브랜드 매장들의 진출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착한 소비는 과소비를 싫어합니다.

다른 측면을 살펴보면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는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청년실업자들, 아직 일할 의욕이 남아 있는 퇴직자와 한부모 가족들이 사실상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생존영역이 중소영세기업과 자영업입니다. 자치단체도 이들이 지역에서 올린 수입 중 세금을 내고 지역민들을 고용함으로써 지역경제가 선순환 할 수 있도록 일자리정책개발에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도 좋지만 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자치단체는 선순환 지역경제를 위해 중재자, 안내자가 아닌 적극적인 정책입안자, 행정집행자가 돼야 합니다.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진 지역경제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투자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상인연합회와 시민단체도 선순환 지역경제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 일에는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미래의 희망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착한 경제구조, 선순환 지역경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게 지속가능한 지역경제이니까요.

박두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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